옛 사람들은 도교 사상에 입각해 그림 속 사슴을 신선의 반려이자 선계의 정령으로 여겨 선록仙鹿이라는 추상적 개념의 동물을 만들어냈다. 민화에 등장하는 사슴은 십장생도에서 다른 장생물과 어우러지기도 하고, 사슴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묘사되기도 했다. 생태계에 실존하는 동물일지라도 장수의 상징으로서 존재하게 된 것이다. 서민들의 … 더보기

옛 민화 화가들은 거북과 자라를 구분하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거북을 하나의 추상적인 이미지로 여겼기 때문이다. 서기瑞氣를 뿜는 신령한 동물로 그려 넣거나, 〈효제문자도〉에서 ‘禮’자의 한 획으로 대신하거나, 옥새의 귀뉴에 장식해 국가 수호의 주물로 만들었다. 민화에서 거북이 갖고 있는 신화적 의미를 … 더보기

학은 신분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옛 사람들이 즐겨 그린 소재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 문인들은 학 그림을 선비의 기풍을 지닌 고독한 은자로, 서민들은 신선과 함께하는 불로장생의 상징물로 감상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학이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와 욕망을 끌어냈다는 사실이 … 더보기

봉황은 유교정치의 이상과 길상사상 그리고 동양적 상상력의 산물이다. 궁중에서는 장식 공간과 음악, 춤에 차용되어 왕실의 고귀함과 신성함을 상징했으며, 민간으로 옮겨가서는 수복강녕, 부귀, 화목의 상징으로써 현실적 행복과 윤택한 삶을 기원하는 의미로 번안되었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동양의 유교, 조선시대 왕실과 민간의 삶 등에 … 더보기

사람들은 호랑이에 대해 특별한 외경심을 품었다. 민화 속에서 호랑이는 벽사의 주재자로 그려지기도 했고, 은혜를 갚는 존재로 의인화되었으며, 영웅이나 선비정신의 상징이기도 했다. 허균 소장과 함께 호랑이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나아가 옛 그림을 바르게 읽는 법도 고찰해보도록 하자.(편집자주)호랑이는 초현실적 동물인 용과 달리 … 더보기

이번 호부터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필자인 한국민예미술연구소 허균 소장은 그동안 민화를 비롯한 우리 전통 예술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연구해온 미술사학자다.글을 통해 민화 속 동물들에 깃든 상징적 의미부터 옛 사람들의 생활철학과 미의식까지 살펴보도록 하자. (편집자주)우리 조상들은 오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