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주목받는 새해 전시 컬렉션 BEST 3


Special Exhibition 전시특집 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의 가야 특별전 <가야본성-칼과 현>이 작년 12월 3일부터 올해 3월 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1991년 <신비한 고대왕국 가야> 전시 이후 28년 만에 열린 대규모 전시에서는 가야의 유물을 통해 520여 년간 각국의 개별성을 존중하면서 통합보다 공존을 도모해온 가야사를 새롭게 인식해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작년 12월 3일부터 올해 3월 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가야 특별전 <가야본성-칼과 현>을 개최한다. 고대 한반도 남부에서 가락국(금관가야), 아라국(아라가야), 가라국(대가야), 고자국(소가야), 비사별국(비화가야), 다라국 등으로 나뉘어져 삼국과 520여 년을 함께 한 가야는 562년에 신라에 병합됐다. 이번 특별전은 지금까지 발굴한 유적과 유물, 호남동부지역의 가야 등 진전된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 가야사의 역사적 의의를 새롭게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국립김해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등 총 31개 기관이 출품한 가야 문화재 2,600여 점을 한 자리에 모았으며, 어떻게 수백 년간 공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풀어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전시의 부제인 ‘칼과 현’은 가야의 제철 기술과 화합하는 존재 방식을 상징하며 전시 구성의 중심이 된다. 또 우륵의 인생을 다룬 김훈의 소설 《현의 노래》에서 발췌한 문구들이 전시장 곳곳에서 이해를 돕는다.

철의 나라, 저마다 다른 소리로 함께하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는 신화와 설화의 형태로 전승되는 수로首露의 가야 건국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1부 ‘공존’에서는 가야는 다양한 양식의 토기와 독특한 상형토기를 만들고, 이웃한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어우러지며 독자적인 대외관계를 유지한 가야의 존재 방식을 소개한다. 최근 창원 현동과 함안 말이산 무덤에서 출토된 각종 상형토기를 비롯해 중국, 북방유목민, 왜, 삼국 등과 교류하였음을 보여주는 각종 유물이 전시된다. 2부 ‘화합’에서는 호남 동부의 남원, 순천 지역의 세력을 규합한 가야가 가야금 12곡을 지어 화합을 도모했음을 조명했다. 고령 지산동 32호분 <금동관>(보물 제2018호) 등 금동장식품과 순장 무덤의 재현으로 대가야의 위상을 보여준다. 3부 ‘힘’에서는 철의 나라 가야를 보여주는 <말 탄 무사모양 뿔잔>(국보 제275호)과 철갑옷, 말갑옷, 각종 무구류를 전시하고 제철 기술을 소개한다. 4부 ‘번영’에서는 변한 시기부터 동북아시아에 국제적인 교역망을 건설한 가야의 모습을 김해 대성동 고분 등에서 출토된 각종 교역품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최근 동해 추암동에서 출토된 가야 토기와 가야금 음악을 통해 멸망 후 강원 동해 지역까지 옮겨가 살아야 했던 가야인의 디아스포라(Diaspora)를 이야기한다.
특히 함안 말이산 45호분에서 출토된 <사슴모양 뿔잔>, 합천 옥천 M3호분에서 출토된 용과 봉황을 장식한 <고리자루 큰칼>, 12지와 신선세계에 대한 동경을 담은 글이 새겨진 <사신 격자무늬 거울>의 동물 표현은 원시 시대부터 이어진 자연 신앙의 한 형태로 민화에까지 상징화되어 나타난다.
이번 특별전은 부산시립박물관(2020년 4월 1일~5월 31일),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2020년 7월 6일~9월 6일), 일본 규슈국립박물관(2020년 10월 12일~12월 6일) 순으로 순회하여 가야사 복원을 통해 한일관계 증진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가야본성-칼과 현>
2019년 12월 3일(화) ~ 2020년 3월 1일(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Special Exhibition 전시특집 Ⅱ

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박물관이 재개관 기념전 <제왕의 사람들: 한국과 중국의 관료 복식>을 개최했다. 전시에서는 조선과 청대 관료들의 초상화부터 복식, 흉배들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복식을 통해 들여다본 당대의 사회문화적 환경, 그리고 미감에 대하여.

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박물관(관장 정영양)은 건물 리모델링 기간이었던 1년 반 만의 재개관을 기념해 조선시대는 물론 청대 관료의 것까지 양국의 사대부들이 착용했던 복식 및 흉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 <제왕의 사람들: 한국과 중국의 관료 복식>을 개최했다. 한국 유물은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소장품, 중국 유물은 정영양자수박물관 소장품으로 조선시대 제복의 경우 흥선대원군의 형이자 고종의 큰아버지였던 흥완군(興完君, 1815-1848)의 의복이 90%이며 중국 청대의 망포, 예식용 갑옷, 초상화까지 총 60여점이 공개됐다. 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박물관 정혜란 학예사는 전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조선과 청대 관료들이 입었던 복식은 지배계층의 정치, 사회, 문화적 풍조를 드러냅니다. 유학 경전을 통해 정치에 출사했던 관료들은 정치사회적으로 중추적인 지배계층이었죠. 능력과 덕을 갖춘 관리의 권위와 위상을 그 시대의 복식과 초상화에서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정교히 수놓인 흉배이다. 정영양 정영양자수박물관 관장 또한 ‘흉배를 비롯한 관복의 자수 문양은 관료제도의 구조를 압축시켜 담아낸 고도의 상징물이며 당대 최고의 예술작품’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조선후기 초상화풍을 충실히 반영한 <박승현 초상>을 보면 녹색포 관복 위에 그의 관직을 나타내는 단학 흉배가 부착돼 있는데 이 흉배가 한 면으로 이뤄진 것에 반해 청대 <문관 초상화>를 살펴보면 청색 조포 위에 앞면이 반으로 갈라진 흉배가 붙어있다. 청나라 궁정의 일상 의복은 앞부분을 단추로 여미는 괘掛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청이 또 하나 조선과 다른 점은 <7품문관 부부 초상화>에서 알 수 있듯 중국에서는 여성도 남편의 직위를 나타내는 흉배를 착용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같은 듯 다른 두 나라의 흉배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흉배는 중국 원(몽골) 왕조(1271-1368) 때 몽골족과 북아시아 부족들이 겉옷에 부착했던 장식에서 비롯돼 명 왕조가 몽골족을 물리치고 지배권의 의복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흉배를 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만주족이 명나라를 정복한 뒤 청 왕조를 세울 때 모든 관료들에게 만주 스타일의 복식을 요구하면서도 흉배를 사용하는 관습은 이어갔다. 청나라의 흉배에서도 명나라에서 즐겨 사용하던 돌, 바다, 하늘의 조합을 자주 사용했으며 청 후기에는 도교, 불교와 연관된 길상문양도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조선 왕조가 세워지고 유교를 국교로 정하고 난 뒤 궁정 관료들의 제안으로 명나라의 흉배 시스템을 받아들였는데 단종(재위 1452-1455)때 공식적으로 흉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조선 왕실에서 사용되던 흉배들의 대다수가 중국으로부터 외교 선물로 들어와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도 이와 많이 비슷했으나 <단호문 흉배>와 같이 17세기 말부터 밑바탕의 그림이 민화풍이라든지 <호표문흉배>처럼 줄무늬가 있는 호랑이 대신 표범의 검은 점박이 문양과 호랑이의 모습이 혼재된 효표를 묘사하는 등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기 시작했다. 양국 모두 문관은 새, 무관은 네 발 달린 짐승이 수놓인 흉배를 부착했으며 직위에 따라 동물의 종류가 다르다.
‘섬세하게 표현된 자수문양들에 내포된 의미를 하나하나 읽어내다 보면 그들이 관료 제도를 이상적인 사회의 본보기로 수용했다는 사실과 중국과 이웃나라 간 국제정세의 역학 관계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는 정영양 관장의 말처럼 흉배와 관복의 자수 문양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무엇보다 권력의 증표이자 당대 최고의 미학이 집약된 자수문양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바가 비단 과거에 한정된 것이 아닌,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제시하는 문화콘텐츠라는 점에서 이번 전시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제왕의 사람들 : 한국과 중국의 관료 복식>
2019년 10월 24일(목) ~ 2020년 6월 30일(화)
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박물관

Special Exhibition 전시특집 Ⅲ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이 작년 12월 21일부터 올해 3월 15일까지 서울서예박물관에서 가나아트 이호재 회장 기증작품 두 번째 특별전 <조선·근대 서화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600년 긴 세월을 아우르는 대가의 서화 작품을 통해 글씨와 그림이 담고 있는 한국의 예술성과 서화사의 흐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이 작년 12월 21일부터 올해 3월 15일까지 서울서예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가나아트 이호재 회장 기증 <조선·근대 서화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1년 가나아트 이호재 회장이 예술의전당에 기증한 서화작품 가운데 대가의 걸작을 엄선하여 선보이는 상설전시로, 2017년 고려 금석문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기증 특별전 이후 조선 시대와 근대 서화 작품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조선을 대표하는 최고의 글씨와 함께 근대 대표 서화가의 작품 29건 36점이 전시된다. 예술의전당 유인택 사장은 “예술의전당은 한국 미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서예의 가치와 중요성에 이호재 회장과 뜻을 같이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고자 무료로 전시를 개최한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이황부터 김충현까지, 고금古今 서화의 진수

“한국의 현대미술은 역사적으로 서예 전통에 큰 신세를 졌다. 언젠가는 서예에 대해 제대로 보답을 해야 한다.” 한국현대미술 시장의 대부 가나아트 이호재 회장의 말이다. 전통이 없으면 현대도 없다는 것이 이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토대로 일본 출장길이나 경매시장에서 수집한 소품 중 일부를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 무상으로 기증했으며, 기증품은 일제강점기에 채탁採拓된 한국의 고·중세 금석문 탁본 유물, 조선·근대 서화 등 총 74건 128점이다. 그는 미술인을 포함해 일반 대중들에게도 우리 서예의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일깨우고자 기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미술의 근간으로 여겨지는 서예는 ‘서화동원書畫同源’, ‘서화일체書畫一體’라는 말처럼 그림과 밀접한 관계라 할 수 있다. 글씨와 그림이 서로 어우러지고 융합하는 흐름은 조선과 근대를 거치며 한국 미술의 전통을 이루고 있다.
전시에서는 조선 중기 이후부터 근대에 이르는 한국 최고 서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퇴계 이황, 추사 김정희, 자하 신위, 교산 허균, 석봉 한호, 미수 허목 등 조선 대학자들의 글씨는 외형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글이 품고 있는 의미가 더 빛을 발한다. 글에는 그들의 학문과 인품이 같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조선의 서예는 대학자들의 학문과 사상, 교유관계 등을 확인하는 예술작품이자 위대한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근대 서화의 개창자라 할 수 있는 심전 안중식, 한국 서화역사를 집대성한 위창 오세창, 근현대 서예의 최고봉인 일중 김충현, 서예를 현대미술로 승화한 고암 이응노 등 한국 서화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 서화의 흐름을 찬찬히 살펴보고, 서화의 맥을 이어받은 근대 서화가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서書’와 ‘화畵’가 어우러진 우리의 전통을 되짚어보고, 나아가 재해석된 한국 미술의 계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조선·근대 서화전>
2019년 12월 21일(토) ~ 2020년 3월 15일(일)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3층 상설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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