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현대적 변용에 관한 고찰

차례

• Ⅰ. 서론
• Ⅱ. 민화의 사회·문화적 의미
• Ⅲ. 민화의 현대적 변용 사례 분석

1. 민화의 계승 및 현대화를 위한 모색
2. 계승과 개혁의 콜라보레이션
① 미술 장르별 콜라보레이션
② 민화와 생활용품과의 콜라보레이션
3. 미디어 아트로서 변화 시도

• Ⅳ. 민화의 현대적 변용에 대한 비평

1. 계승과 개혁적 표현의 모호성
2. 한국적 의미의 독자성 부각 필요
3. 상업적 소재로의 인식

• Ⅴ. 결론

※이 글은 2014년 11월 29일, 경희대학교 청운관에서 열린 ‘2014 한국민화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을 옮긴 것입니다.

Ⅰ. 서론

한국화의 정체성과 현대화, 세계화에 대한 고민과 연구는 지속적으로 논의되고는 있지만 이렇다 할 대안이나 의견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통이니까 지켜야 한다는 무비판적 사고나 외래 양식에 뒤떨어진다는 외향적 판단에 따른 맹목적 부정은 결코 바람직한 진단이나 노력이 되지 못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민화들은 거의 모두 조선시대 후기에 그려진 것이다. 그러나 민화의 연원은 선사시대 암각화나 고구려 고분벽화와 같은 고분벽화 등에서도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민화의 몇몇 주류를 조선후기 민화에서만 찾는 것은 출발부터 잘못된 시각이 아닐 수 없다.
지금껏 민화에 대한 정의는 여러 학자들에 의해 정리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민화는 정통 회화의 범주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잡화, 속화, 별화 등으로 불리었는데, 이처럼 천대받던 민화에 대한 개념을 처음으로 논한 사람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이다. 야나기가 정의한 민화는 조선 후기의 민화에 대한 생각이 크다고 하겠다. 이를테면 “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을 위해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 유통되는 그림”이란 의미에서 ‘민화’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¹⁾ 그러나 그가 말한 민화는 일본에서 여행자들에게 길거리에서 팔던 싸구려 기념인 오오쓰에(大津繪)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즉 민화를 정통 회화로 보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런 그림은 우리나라의 경우 떠돌이 화가들이 그린 혁필화(革筆畵)도 있는데, 이 그림도 민화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던 그림으로 현대화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긴 하다.
이 외에도 조자용은 서민은 물론 도화서 화원을 비롯해 다양한 계층과 신분의 사람들의 그림이라 하였고, 김호연은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표현된 겨레 그림으로 정의했다. 이우환은 평민, 서민의 습관화된 대중적 사회인 그림이라 했고, 김철순은 벽사진경(辟邪進慶)의 염원, 신앙과 생활 주변을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마음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나타낸 전통사회의 산물이라 했다.²⁾
이러한 민화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까지 파급되고 계승의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본다. 국민이 이끄는 민주사회에서 민간의 생각 대중의 미의식이 그 나라의 문화를 이끌 수 있는 저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민화가 현대에 어떻게 전승되고 있는지, 또 어떻게 변용되어 새로운 독자성을 부여받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민화의 현대적 변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선행 논문은 9건 정도가 되지만 대부분 자신의 작품 경향을 중심으로 한 개별적 연구 결과물이다.
이에 본 연구자는 민화의 사회 문화적 가치를 살펴보고, 민화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변용되고 있는지 사례 분석과 함께 민화의 현대적 변용에 대한 의미를 비평적 시각으로 논의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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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윤열수 저 《민화Ⅰ》 p.8. 예경. 2000. 서울
2) 윤열수 저 《민화Ⅰ》 p.9. 예경. 2000. 서울

Ⅱ. 민화의 사회·문화적 의미

민화를 역사적으로 볼 때 단순히 조선조 후기에 나타난 국지적이고 경향적인 어떤 미술 현상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엄밀히 말해서 민화는 선사시대의 모든 원시 미술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고, 특히 우리들의 경우에 있어서 민화가 갖은 소재나 주제들은 청동기나 석기 시대의 암각화에 이어지며 보다 많은 공통점들이 삼국 시대의 고분벽화나 그 유물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민화는 조선 후기에 그려진 서민 화가들의 그림을 일컫는다. 일부 도화서 화원이 그린 그림들도 있지만, 조선시대 민화는 화제(畵題), 화법(畵法), 화풍(畵風) 등 모든 면에서 독자적인 면모를 보이며 한국적인 그림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조선시대 민화는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와 관련이 깊다. 18세기는 영조, 정조 두 임금의 치세(治世)로 전반적인 경제력 성장에 따라 하층 평민 가운데 경제적 부를 축적하는 새로운 계층이 증가하면서 사회가 안정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예컨대 “하층민의 신분적 향상이 나타났는데, 18세기 초인 숙종 말년에 전 국민의 9 내지 10%에 불과했던 양반이 18세기 말인 정조 연간에는 20%까지 상승하고, 19세기 중엽인 철종 무렵에는 60%까지 는다.”³⁾ 라고 한 것처럼 수가 늘어난 양반들은 자신도 양반임을 생활문화에서 보여줄 필요를 당연히 느꼈을 것이고, 그것이 치레 그림의 일반적 유포를 가져오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어느 나라든 예술에 있어서 일반 서민들이 우러러 볼 수밖에 없게 권위를 나타내면서도 화려하고 품위를 갖춘 예술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선의 예술에서도 위엄과 품위를 나타내고 있는데, 궁중, 양반가의 예술로서 도화서에서 정규수업을 받은 화가나 그에 버금가는 화가들에 의해 제작되었다. 따라서 이와는 반대로 민중의 생활 문화로서, 사대부가의 예술에서 벗어나 독자적 자기양식을 창조한 그림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민화인 셈이다.
민화가 대부분 실용화 또는 생활화로 불리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은 특히 일상의 생활공간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위로는 왕실에서부터 아래로는 서민 아낙네의 규방에 이르기까지 공간에 위치하였으며, 그리고 절, 서당, 혼례식, 법사에 이르기까지 생활공간을 장식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왔다.
조선시대가 학문과 예술을 숭상한 유교사회였던 것도 이유가 되었지만, 무엇보다 생활양식과 방의 구조가 그림을 필요로 했다고 할 수 있다.⁴⁾
이러한 민화는 19세기로 내려올수록 그 본래의 내용과 무관해지면서 자신들의 정서에 맞닿는 자유분방한 형식미를 창출하고 있다. 조선시대가 낳은 놀라운 미술의 걸작, 즉 민화는 꾸밈없이 살아온 서민의 그림이다. 이런 그림을 구입하고 좋아한 사람은 사대부 양반이 아님은 분명하다.
민화는 떠돌이 화가나 지방의 그림쟁이들이 서민들과 함께 한 그림으로써, 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을 위해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 유통되고, 민간으로 확산되어 갔던 장식 그림으로 일반 서민들의 의식과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문자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싸게 팔았다고 본다.⁵⁾
가격이 고저를 막론하고 서민들에게까지 장식적인 그림이 유통되고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회의 경제력이나 국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민화가 정규 수업이나 교육을 받지 않는 화가들의 그림이라 할지라도 그림이 갖는 의미나 정서가 당시 민중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기 때문에 관심과 흥미를 끌어 모았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민화가 갖는 사회 문화적 가치는 민중의 미적 가치와 궤를 같이 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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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정주 저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 pp.130-135 참조. 다산초당. 2011. 서울
4) 이우환 저 《이조의 민화-구조로서의 민화》 p.22. 열화당 미술선서9. 1997. 서울
5) 유미선 <조선조 민화의 현대적 변용 연구 : 본인 작품을 중심으로> pp.8-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1. 서울

Ⅲ. 민화의 현대적 변용 사례 분석

현대로 올수록 우리나라에서 민화에 대한 관심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 글로벌화되는 시대에 한국적인 정체성을 모색하는 인식이 증대됨에 따라 조선 후기에 발전되었던 진경산수화나 풍속화, 민화 등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회적 요구에 걸맞게 민화의 차용과 변용 등이 현대에 많이 대두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민화의 현대적 변용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 사례들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1. 민화의 계승 및 현대화를 위한 모색
먼저 민화가 어떻게 계승되고 있으며, 현대화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현대는 예술작품의 독창적인 개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 시대에서 다른 시대로 移入되는 흐름에서도 기본적인 언어는 오랜 세월동안 변하지 않고 환경에 상응하면서 상황에 따라 주체적 미의식을 체험하며 변화하고 있다. 흔히 현대 작가 중에는 민화를 재현하는 예술 활동을 통해 우리 민족의 본질적인 미의식과 정신문화를 계승하고자 한다.
민화의 보편적인 특징을 말한다면, 첫째, 소박하고 파격적이며 익살스러운 것, 둘째, 독특한 공간구성 방법, 셋째, 복합적이고 반복적인 표현, 넷째, 강렬한 색상대비로 표현한 색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계승하는 작가나 작품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윤열수 가회민화박물관장은 “최근 민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경향신문. 2014.04.17.) 이에 ‘가회민화박물관’에서는 ‘제1회 대갈문화축제’(2014.9.23.~9.28.)⁶⁾에서 ‘현대민화공모전’을 개최하여 현대민화 수상자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 축제에서 수상작 작품을 살펴보면 <도판 1>〜<도판 4>의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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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한국미술협회 현대민화 활성위원회에서는 ‘2014 현대민화 일상으로의 접근전’을 개최하는 등 민화의 전통 계승은 물론 현대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첫 민화 전문잡지인 월간 <민화>가 2014년에 4월호로 창간됐다. 이 월간지는 평생 민화를 연구, 수집하면서 민화의 고유한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서온 윤열수 가회민화박물관 관장에 의해서 시작된 것이다. ⁷⁾이와 같이 민화의 계승과 현대화를 위해 학회나 기관 등에서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민화의 계승에 심혈을 기울이는 큰 이유는 조선 후기에 크게 주목받은 민화가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그림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력이 국가의 경쟁력이 된 현대사회에서 국민들의 정서는 날로 피폐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민화는 예부터 서민들의 꿈과 희망, 애환을 솔직하게 화면에 표현한 데다 작가들의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해학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이러한 국민 정서를 완화시키는 완충제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거쳐 1960-70년대의 근대화 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었으며, 대부분 ‘떠돌이 환쟁이들의 그림’ 등으로 폄훼하면서 학계에서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화가 가진 독특한 전통색감, 문양,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인 건강과 장수, 부부 금실, 출세와 같은 상징적 의미들을 선호하며 비주류이긴 하지만 현대에도 꾸준히 응용되면서 맥이 이어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엔 민화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학계의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연구자에 따라서는 민화를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가시적으로 표현된 진정한 의미의 민족화로 보고, 일본인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가 ‘오오쓰에[大津繪]’라는 일본의 민속적 회화에 붙였던 명칭에서 비롯된 민화를 ‘겨레그림’으로 바꿔 부르자는 의견도 있다.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그리는 대표적인 현대 작가로는 박생광, 김기창, 전혁림, 이왈종, 엄옥경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김환기, 장욱진 등 많은 작가들이 민화 소재를 작품에 활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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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승과 개혁의 콜라보레이션
민화는 외형상으로나 내면상으로나 충분히 독자적인 예술성을 내포하고 있는 장르이다. 특히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화는 1970년대 이후 보고 즐기는 관점에서 벗어나 장욱진, 김기창, 박생광 등 국내의 몇몇 화가들에 의해 그들의 작품 세계에 도입되고 수용됨으로써 점차 현대 미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이게 되었다.
오늘날 한국 미술은 서구 미술의 무비판적 수용으로 미술의 장르가 무너지고 한국화는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양 미술가들이 가질 수 없는 고유의 독창성과 미술적 힘은 바로 우리가 수 천 년 동안 발견하여 다져온 전통을 현대적으로 발현시킬 때 생겨난다. 이러한 인식 아래에서 우리 전통회화의 감성과 정신을 바탕으로 한 한국화의 시도가 필요한 것이다.⁹⁾
최근에는 기존의 전통미술 계승 방법이 융·복합적 사고 인식 변화로 콜라보레이션으로서 통합 내지는 융합적인 새로운 장르를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맞추어 민화의 계승과 개혁도 다양한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만들어 새로운 작품이 시도되고, 때로는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는 관념적이고 이상적인 민화의 계승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면서 민화의 전통성을 계승, 유지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① 미술 장르별 콜라보레이션
다음의 작품들은 민화가 캘리그라피와 콜라보레이션을 이루어서 텍스타일디자인화 되어 생활 디자인으로 직접 사용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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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은 민화의 소재인 새를 이용하여 ‘그리움’이란 글로 표현한 텍스타일프로덕트디자인이다. 단조로운 색상을 이용하여 그리움이란 글자의 색에 변화를 주어 공간에서의 어울림을 표현한 것이다. <도판 13> ‘어울림’은 민화의 다양한 소재와 캘리그라피를 조합하여 새로운 어울림을 표현한 것이다.⁹⁾
다음은 민화 소재를 이용하여 장신구를 개발한 예이다.

아래와 같은 장신구디자인을 한 이유는 민화가 가지는 벽사와 길상적 의미로서 장식성과 장신구의 기능과 역할에서 유사한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즉, 장신구는 궁중의식이나 집안에 경사가 있을 때 착용하는 몸치장의 외현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벽사, 주술적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양반계층에서는 자손에게 대물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당시대의 사상이나 생활양식, 풍토를 반영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이처럼 장신구는 민화의 같은 의미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의 의미를 든다면 인간의 본연적인 욕구의 충족이다.¹⁰⁾ 매슬로의 욕구단계설(Maslow’s hierarchy of needs)에 의하면 인간은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애정/소속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 욕구 등 총 5가지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중 자아실현 욕구 안에는 심미적 욕구가 포함되어 있다. 심미적 욕구는 인간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도배의 기능으로서 민화를 사용하는 것이나 몸치장의 수단으로서 장신구의 기능을 들 수 있다.¹¹⁾
민화와 장신구의 상징적 의미로서 벽사, 주술적 의미나 장식성, 시대반영, 생활양식 등 다각적인 연계성을 고려한 작품 제작은 전통과 개혁의 콜라보레이션을 잘 이룬 예라고 볼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전통민화와 팝아트를 결합하여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들이 있다. 대표적인 한국작가를 소개하자면, 김지혜, 서은애, 김중근, 엄옥경, 홍지연 등이 있다.

김지혜는 전통적인 책가도 형식에 현대적 개념을 접목시킨 작업을 주로 많이 했다. 그녀의 그림에는 두루마리 화장지, 쇼핑백, 머리빗, 칫솔 등 자신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들이 망라돼 있다. 그런 점에서 김지혜의 책가도 그림은 자신의 일상에 대한 기록물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그림은 시대 변화의 추이를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본래 책가도는 선비들이 자신의 사랑방에 걸거나, 향학열을 고취시킬 목적으로 아들에게 선물로 주었던 그림이다. 그래서 책가도에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 학문과 벼슬을 나타내는 문방구, 평온무사를 뜻하는 구리 그릇 등을 주로 그려 넣었다. 그런데 김지혜는 남성적 공간을 대변하는 종래의 책가도를 여성적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¹²⁾
서은애의 경우는 효제도(孝悌圖)로부터 근원하는 문자도를 현대한국화의 장에서 변용하는 장치로서 그래픽 디자인적 요소를 적극 도입할 뿐만 아니라 고전시대의 복장을 한 작가 자신의 얼굴을 트레드마크처럼 삽입한다. 이것은 민화가 담고 있는 본유의 해학성을 딱딱한 교화용 그림 안에 유연하게 얹힌 격이 된다.
김근중은 한국화의 재료적 한계를 뛰어넘어 캔버스에 아크릴화로 ‘현대적 모란도’를 그리고 있다. 민화는 예부터 새해가 되면 우리는 염원을 기원하는 부적처럼 호랑이, 모란, 복 주머니, 돼지 등을 그린 그림이다. 이 가운데서 모란은 화중지왕(花中之王)이라 하여 꽃 중의 왕으로 불리며 부귀를 뜻한다. 흥미로운 것은 김근중의 모란도에는 말풍선을 넣은 점이다. 마치 모란꽃들이 서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 만화적인 요소도 있고, 영어와 같은 텍스트나 캐릭터 인형들을 장식적 기호처럼 화면에 삽입하면서 현대적 변용을 시도한다. 이러한 작풍은 전통의 창조적 계승에 해당되는 시도로 평가된다.¹³⁾
홍지연 또한 민화를 근간으로 한 변용 작업을 많이 하는 작가이다. 이전에는 간혹 조화(彫花)같은 것으로 만든 설치 작품을 하였는데, 최근에는 십이지(十二支)를 민화의 방식으로 그려낸 작품이나 민화를 근간으로 뭔가 변형을 가하는 작품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홍지연의 민화를 근간으로 하는 작업은 일종의 사회적 각인과 관계한다. 홍지연의 민화 비틀기 작업은 표현에 대한 욕구보다는 문화적 의미관계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채용 방식으로 보이기도 하고, 사회적 의미를 내포한 듯한 주제 의식이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특히 민화가 가진 확고한 구확과 구획의 구분을 훨씬 과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¹⁴⁾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작가들은 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콜라보레이션하여 민화를 소재로 활용하거나 민화를 중심으로 현대화를 위한 변용을 시도하고 있다.

② 민화와 생활용품과의 콜라보레이션
지금까지는 작가들이 민화를 자신의 작품 세계에 어떻게 콜라보레이션하여 변용하였는가를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민화의 콜라보레이션은 일상 생활용품으로 활용하기 위한 변용으로도 많이 시도되고 있다.
민화가 현대적 변용으로 가장 많이 콜라보레이션되는 것은 아마도 생활용품이나 기념품 등 예술적 의미보다는 실용적, 상업적 목적으로 변용되는 경우라고 생각된다.
그 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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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28> 출처 : 블로그(blog.naver.com)
<도판29> 출처 : 블로그(blog.naver.com)
<도판30> 출처 : 조선민화박물관(www.minhwa.co.kr/menu3)
<도판31> 출처 : 조선민화박물관(www.minhwa.co.kr/menu3)
<도판32> 출처 : 조선민화박물관(www.minhwa.co.kr/menu3)
<도판33> 출처 : 옥션(itempage3.auction.co.kr)
<도판34> 출처 : 옥션(itempage3.auction.co.kr)

<도판 26>〜<도판 34>까지를 보더라도 민화는 기념품 또는 생활용품으로 콜라보레이션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민화 소재의 활용은 변용되었다기보다는 옛 것의 차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나, 재료적인 측면이나 의도적인 측면에서 변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간혹 생활 도자는 취미 활동으로 주부나 학생들도 제작하여 자신이 만든 용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작가나 공장에서 제작된 물품을 구입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상업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은 대부분 상업적인 의도를 보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미술을 알리는 홍보적 가치는 있을 수 있겠으나, 작품으로서 가지는 예술적 가치는 다시 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품적인 콜라보레이션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에게 삶을 향유할 수 있고, 옛 것에 대한 자부심과 미를 향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충분한 미적 가치는 있다고 본다.

3. 미디어 아트로서 변화 시도
우리의 전통 회화의 재료는 주로 종이와 먹, 채색재료 등이며, 기법적으로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2차원적 표현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현대미술에서는 재료나 기법적인 면에서 전통적인 표현 기법을 탈피하여 3차원적인 방법이나 인터렉티브한 공학적, 과학적인 융복합적 기법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민화의 현대적 변용 중 하나는 주제 표현의 변용과 함께 표현 기법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이다.
특히 미디어나 뉴미디어를 활용한 영상미술 등 시각문화로서 예술성을 표현한 민화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 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민화를 뉴미디어로 표현한 대표적 작가로는 이이남, 류재하 등이 대표적이다. 이이남은 민화뿐만 아니라 금강전도나 인왕제색도 등과 같은 진경산수화를 미디어아트로도 재현하는 등 전통 회화의 현대화 변용을 꾀한 작가로 유명하다. 첨단 미디어 아트에 8점의 고전 작품을 삽입하여 살아 움직이는 그림을 선보인 이이남의 <디지털 8폭 병풍 1>은 사람들에게 민화의 변용에 대한 신선한 감흥을 주었다.

▲<도판36> 류재하, ‘십장생’, 혼합매체(영상 movie 15 min) 2001년 작

그리고 <도판 36>의 류재하 작품은 2007년도에 민화 영상을 테마로 한 현대미술 미디어 설치작품을 재구성한 민화특별기획전시에 출품된 작품이다.¹⁵⁾ 이 전시회는 <민화, ‘그 확장’>이라는 주제로 전통에서 현대로의 확장으로 선보인 미디어아트들이 많이 전시되었는데, 이러한 미디어아트로서 표현 기법은 글로벌한 문화시대에 세계인들의 시선도 사로잡을 수 있는 기법적 변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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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대갈은 일생동안 민화 연구에 매진하고 민화를 사랑했던 조자용 선생의 호이기도 하다.
7) 도재기 선임기자. 가장 한국적인 그림 ‘민화’ 제대로 알리는 매체될 것. 《경향신문》 2014.04.17. (news.khan.co.kr/kh_news)
8) 유미선 <조선조 민화의 현대적 변용 연구 : 본인 작품을 중심으로> p.17.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1. 서울
9) 오창희 <민화의 캘리그라피적 요소를 활용한 텍스타일 프로덕트 디자인 개발 연구> p.45. p.47. p.53 참조. 영남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3. 대구
10) 최이슬 <민화의 픽셀 이미지를 응용한 장신구 디자인 연구> pp.21-2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업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2. 서울
11) 이정연 <민화이미지를 응용한 장신구 조형 연구> p.2.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6. 서울
12)김현지 <현대 민화의 연구> 《월간미술》 (kin.naver.com/qna)
13) 주진 <김근중의 ‘Natural Being(꽃세상)’> 《아시아투데이》 2011년 12월 14일자. (www.asiatoday.co.kr)
14) 민화의 재탄생, 홍지연 작가 (blog.naver.com)
15) 주은숙 <민화특별전시 2부 ‘민화, 그 확장’>《영천뉴스, 별빛촌닷컴》2007년 11월 8일자 (www.yc24.kr/news)

Ⅳ. 민화의 현대적 변용에 대한 비평

살펴본 바와 같이 현대 우리나라에서 민화가 갖는 위치와 의미는 점점 확장되고 있다. 또한 민화를 대하는 일반인들의 애정과 관심도 점차 증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문화재로서도 그 가치가 증명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현상과 시대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민화가 현대 사회에서 제대로 예술적 가치와 미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계승과 개혁적 표현의 모호성
전통이란 긴 세월을 통하여 한 사회를 성격 지우는 감정과 행동의 방식이다. 전통문화의 원형을 추출해내고 그것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의 창조는 고정된 틀을 벗고, 시대의 변천에 따라 자기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기의 것을 ‘살아 있는 형식’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전통의 내부에서 그것의 생명을 자극하는 전통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새로운 것의 만듦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¹⁶⁾
그런데 민화에 대한 관심이 미메시스로서 재현과 모방 등의 계승이냐, 아니면 차용과 변용으로서 새로운 독자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대화냐 라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현대 회화에 있어서 민화의 현대적 수용 의미는 주로 해학성, 무계획성, 추상성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¹⁷⁾그러나 대부분 연구자의 작품과 관련시켜 연구했기 때문에 주관적인 해답을 내린 경우도 적지 않다.
다음의 사례들은 민화를 계승하는 사례이지만 개혁적이거나 계승을 위한 독자적인 방식이라고 볼지 의문이 되는 내용들이다.
예컨대 사람들의 흥미나 볼거리를 위주로 하는 도구적 요소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최근 많은 축제에서는 민화 밑그림 자료, 민화 따라 그리기 등이 검색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떠돌이 화가의 생활적 도구로 사용되던 문자도는 이제 상업적인 생활 방편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이런 사례들은 민화의 계승이나 개혁적인 현대화의 범주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는 전문가들의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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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드라마나 방송의 배경 등에 활용되어 민화의 위상을 높이는 예도 많아졌다. 어떤 방법이 되었던 민화를 좋아해주고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점은 전통 미술문화로써 발전적이고 희망적인 일이다. 그러나 유행적인 향유 목적에 맞추는 듯한 임시적인 문화현상으로서 그 소재의 진면목이나 의미를 구현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
다음은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MBC 방송국의 드라마 ‘마마’¹⁸⁾의 스토리를 이끄는 데 큰 몫을 차지했던 민화들이다.

‘마마’ 드라마 벽면을 장식한 <기명절지도>는 각종 그릇류나 절지, 화훼류를 모아 그린 것으로 대개 여러 소재들이 상징하는 수복강녕을 기원하려는 의도로 제작되었다. 19세기 이후 크게 유행했으며, 기물들이 길상적인 의미를 가진 것들이어서 미적인 측면에서도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그림으로 인기를 얻었던 소재이다.
그리고 <도판 30>의 <파초도>는 옛 선비들이 당쟁에 무고하게 연루되어 사라지는 젊은 선비들을 안타깝게 여겨 스승이 후학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그려주는 그림으로 모란은 부귀를 바위는 장수를 뜻하여 “학업에 정진한 후 어떤 역경에도 기사회생하여 부귀를 누리다 천수를 다하라.”라는 뜻을 지닌 그림이다. 파초는 당나라 회소(懷素)란 학자가 종이 살 돈이 없어 파초를 심어 잎을 따서 그 위에 시를 적었다하여 선비의 고결한 정신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파초의 다른 의미는 땅을 개척할 때 불을 질러 모든 식물을 다 죽여도 파초만 새싹을 틔운다하여 ‘기사회생’의 의미도 된다.
이처럼 드라마의 스토리와 엮어서 민화를 활용한 것은 매우 흥미로우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민화를 다시 인식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민화의 변용이나 차용이 민화의 계승이나 개혁으로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는 제고해봐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2. 한국적 의미의 독자성 부각 필요
그동안 민화를 비롯한 이른바 한국적인 미감에 대한 연구와 활용이 오로지 소재적인 측면으로 흘러 단순한 재현이나 모방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오히려 그것이 지니는 본래의 가치마저 훼손되고 있음을 익히 보아 온 터다.¹⁹⁾ 전래적인 사물, 혹은 이미 그 상징과 의미가 극명하게 구체화된 사물의 차용과 변용에 있어서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그 가치와 미의식일 것이다.
민화의 자유로운 구도, 추상성, 독자적인 상징성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과거와 현대의 미감을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조형성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전통을 올바르게 해석하면 할수록 현재 혹은 미래를 여는 미적 안목은 높아질 것이다.
민화는 소재 사용에 따라 불리는 이름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소재에 따른 상징적인 의미도 매우 다양하다. 예컨대 십장생도만 보더라도 소재들의 생태적 특성을 장수길상 이미지가 내재될 수 있도록 화제를 정하고, 그 화제를 통하여 주로 인간 현세에서의 수복, 강녕, 평화를 염원할 수 있는 소재들을 서로 어울리게 배치하여 도상하였다. 이러한 의미로서의 화제나 도상은 십장생도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미술, 공예품 등에도 그림과 무늬들로 나타난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길상적 의미를 지닌 민화는 삼국시대의 고구려 고분 벽화에 표현된 것부터 조선시대 후기에 이르기까지 민화에 내재되어 있는 상징성과 예술성 그리고 장식적 특성을 지니며 양반, 서민 신분에 상관없이 생활 곳곳에 자리잡아왔다.²⁰⁾
특히 샤머니즘적 토속신앙과 유교, 불교, 도교의 사상적 영향은 다양한 민화의 도상을 초래하였다. 그 가운데서도 일관한 사상적 흐름은 현세복락주의라는 맥이었다. 수복과 벽사사상을 나타내주는 민화는 장수와 관계되는 동물, 식물, 그 밖의 자연물들을 정령숭배 사상으로 표현함으로써 인간의 장수와 다산무병, 부부금실, 부귀, 출세 등을 가져다준다고 믿게 된 것이다. 이처럼 민화는 현세 사람들의 어떠한 삶의 고달픔이나 슬픔을 잊게 하고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는 길상적 의미를 많이 내포되고 있다.
민화의 우리 대중에게 큰 관심과 한국적 위상을 갖는 것은 이처럼 소재가 지니는 길상적, 상징적 의미가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본댜. 그렇다면, 전통적인 민화 소재의 변용 외에도 더 다양한 소재적 변용도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며, 표현적인 측면도 시대적 조류에 무조건적 탑승보다는 재료, 기법적인 측면의 변용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3. 상업적 소재로의 인식
민화가 서민들의 일상과 미의식을 반영한 대중성이라는 특징을 가장 잘 활용한 예가 상업적 소재로 변용한 예이다. 서울의 미술 문화가 1번지로 꼽을 수 있는 인사동은 물론이려니와 각 지역의 지자체 행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상품 소재를 꼽자면 바로 민화이다.
제11회 평택환경축제에는 민화체험, 솟대만들기, 리폼아트체험, 양말인형만들기, 헌 옷 판매 및 기증 등 환경 문화체험 공간이 마련되었고(2014.10.6.)²¹⁾ 청원생명축제에서도 나무공작, 전통민화체험, 전통놀이, 전통의상, 탁본, 네일아트, 페이스페인팅, 보물찾기 등이 운영되었고(2012.10.6.)²²⁾, 2014년도 진주유등축제에서는 진주남강 다보탑, 석가탑, 고구려 고분벽화, 민화잉어도 등 한국의 미를 상징하는 유등을 만들어 전시했다. 이 외에도 민화 전시회나 민화체험을 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민화는 축제에 꼭 필요한 장르가 되었다. 특히 강진 청자촌에는 2014년에 한국민화박물관이 건립되는 등 영월은 조선민화박물관과 함께 민화축제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그에 따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²³⁾
그리고 소상공인들은 한국문화를 브랜드화하기 위하여 직지를 비롯해 민화, 훈민정음 등 한국을 그대로 담은 디자인 상품들을 200여 종 이상 개발해내고 있다.
일러스트 동화작가 박수지와 의류 브랜드 꼬마크가 재탄생시킨 십장생을 모티브로 한 ‘의류브랜드 캐릭터’도 대표적인 예이다.²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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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소재로 각광을 받는 것은 좋으나, 작품의 순수성이나 미적 가치를 소홀히 하는 흐름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민화의 활용은 어떤 곳이나 상황에서 많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언급한 바와 같이 대상이나 상황에 맞춘 소재에 한국적인 독자성이나 상징적 의미 등을 전달하기보다는 캐릭터로서 신선함, 디자인으로서 선호도 등에 초점을 맞춘 듯한 인식을 가지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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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유미선 <조선조 민화의 현대적 변용 연구 : 본인 작품을 중심으로> p.16.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1. 서울
17) 심정원 <민화의 현대적 변용 연구> pp.48-62 참조.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1. 서울
18) 김상협 연출, 유윤경 극본, 국내드라마, 총 24부작, 2014.08.02.~2014.10.19. 종영
19) 박용숙 <회화로서의 민화>《한국의 美⑧ 민화》 p.210. 계간미술사. 1978. 서울
20) 심영옥 <십장생도에 내재된長壽吉祥의 상징적 이미지 연구> 《동양예술》제8호. pp.122-123. 한국동양예술학회. 2004. 서울
21) 《평택뉴스》 2014년 10월 6일자
22) 청원생명축제 (bio.cheongju.go.kr)
23) MBN|입력2010.06.23. 09:58 (media.daum.net)
24) 박인혁 <십장생에 새로운 이야기를 입히다>《월간 민화》 ㈜지디비주얼. 2014.7.1

Ⅴ. 결론

우리의 전통회화가 다양하게 변모해 가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올바른 개념을 정립하고 발전해 나가려면, 현대의 시각과 사고에 적합한 시대적 미의식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민화 혹은 전통 회화에 담긴 감정들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면, 내용과 형식에 대한 분석이 밑받침이 되어야 하며, 그것이 현대적 방법으로 지속되고 변용될 수 있는가가 실천적 대안으로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전통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무조건적, 무비판적 사고나 외래 양식보다 뒤떨어진다는 외향적 판단에 따른 맹목적인 부정은 모두 한국화의 이해를 진단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민화는 실용 장식이라는 특징과 건전한 삶, 희망적인 삶을 가지게 하는 등 감정적 순화와 심리적 위안을 주는 예술로서 미적 가치를 가진 아주 독자적인 회화 장르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루하거나 어렵지 않고 우리의 삶 속에서 곁에 두고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라는 매력을 갖고 있듯이 민화가 지닌 최대의 장점이 계승되고 개혁되면서 대중과 함께 하는 그림으로 현대화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참고문헌

– 장희권, 『글로컬리즘과 독일문화논쟁』, 산지니, 2013.
– 조은정, 「전후 한국현대미술의 이념적 동인」, 『한국근현대미술사학』 제25권, 2013.
– 앤소니 기든스 지음, 권기돈 옮김, 『현대성과 자아정체성』, 새물결, 1997.
– 정병모, 『미술은 아름다운 생명체다』, 다할미디어, 2001.
– 허균, 『전통미술의 소재와 상징』, 교보문고, 1999.
– 윤열수, 『민화이야기』, 디자인하우스, 1995. 참조.
– 조은정, 「가치(價値)의 해체를 위한다양한 전술들」, OCI미술관 이미정 개인전 카탈로그 서문, 2013.
– 주형일, 「직관적 앎의 기호학적 적용의 문제: 외국인을 위한 한국 홍보포스터의 도상해석학적 해석」, 『인문연구』 55호,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08.

단행본 및 연구논문

– 박용숙 <회화로서의 민화>《한국의 美⑧ 민화》 계간미술사. 1978. 서울
– 박인혁 기자<십장생에 새로운 이야기를 입히다>《월간 민화》 ㈜지디비주얼. 2014.7.1
– 심영옥 <십장생도에 내재된長壽吉祥의 상징적 이미지 연구> 《동양예술》제8호. 한국동양예술학회. 2004. 서울
– 심정원 <민화의 현대적 변용 연구>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1. 서울
– 오창희 <민화의 캘리그라피적 요소를 활용한 텍스타일 프로덕트 디자인 개발 연구> 영남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3. 대구
– 유미선 <조선조 민화의 현대적 변용 연구 : 본인 작품을 중심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1. 서울
– 윤열수 저 《민화Ⅰ》 예경. 2000. 서울
– 이우환 저 《이조의 민화-구조로서의 민화》 열화당 미술선서9. 1997. 서울
– 이정연 <민화이미지를 응용한 장신구 조형 연구>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6. 서울
– 최이슬 <민화의 픽셀 이미지를 응용한 장신구 디자인 연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업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2. 서울
– 한정주 저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 다산초당. 2011. 서울

참고사이트

– 김현지 <현대 민화의 연구> 《월간미술》
kin.naver.com
– 도재기 선임기자. 가장 한국적인 그림 ‘민화’ 제대로 알리는 매체될 것. 《경향신문》 2014.04.17.
news.khan.co.kr
– 민화의 재탄생, 홍지연 작가
blog.naver.com
– 주은숙 <민화특별전시 2부 ‘민화, 그 확장’>《영천뉴스, 별빛촌닷컴》2007년 11월 8일자
www.yc24.kr
– 주진 <김근중의 ‘Natural Being(꽃세상)’> 《아시아투데이》 2011년 12월 14일자.
www.asiatoday.co.kr
– 청원생명축제
bio.cheongju.go.kr
– 《평택뉴스》 2014년 10월 6일자
– MBN|입력2010.06.23. 09:58
media.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