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기운을 받아보자 – 까치 호랑이 초본

도1 까치 호랑이 초본, 조선 후기, 69×80㎝, 지본수묵, 개인 소장
(도판 출처:국립민속박물관, 《한국 호랑이 민예》, 대원사, 1988, p.55)



이번 시간에 소개할 초본은 까치 호랑이 초본이다.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까치 호랑이 그림을 보면서 호랑이의 기운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이다정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까치 호랑이 초본을 살펴보자

이번 시간에 소개할 까치 호랑이 초본은 한지에 그려진 작품으로 그림에 먹 얼룩이 군데군데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도1). 호랑이와 까치, 소나무가 한 화면에 그려져 있으며, 소나무 줄기에 비늘이 묘사되어 있는 반면, 소나무 가지는 둥글둥글하게 묘사되어 있다.
까치 호랑이 초본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까치 호랑이를 그릴 때 쓰는 초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까치 호랑이 초본을 그릴 때, 초본을 세밀하게 그리는 경우가 얼마나 있었는지를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경우 그저 호랑이 윤곽선 정도만 그려놓고, 초본을 그림 그릴 종이에 옮겨놓을 때 좀 더 세밀하게 그리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까치 호랑이 중 하나인 호암미술관 소장 작품을 그릴 때 잘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왼쪽부터) 도2 호작도虎鵲圖, 조선 후기, 지본채색, 92.5×63㎝, 가나문화재단 소장
도3 까치 호랑이, 1880년대, 지본채색, 103.5×61㎝, 가나문화재단 소장
도4 솔, 범, 까치 그림, 조선 말기, 90×58㎝, 파리 국립기메동양박물관 소장

까치 호랑이의 변주곡

까치 호랑이는 이제 사람들에게 유명한 그림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주변을 살펴보면 임인년을 맞이하여 까치 호랑이 그림을 활용한 광고들을 정말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미지만 익숙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당당하게 까치 호랑이 그림을 비롯해 민화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까치 호랑이 그림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편 까치 호랑이 초본의 존재는 1988년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지금까지도 까치 호랑이 초본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까치 호랑이 초본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 까치 호랑이 초본을 바탕으로 그려진 작품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부터 이 초본과 유사한 형태의 까치 호랑이 그림들을 살펴보자.
세 그림은 모두 까치 호랑이 그림이다(도2), (도3), (도4). 이 세 그림과 까치 호랑이 초본을 비교해서 살펴보면 호랑이의 자세와 구도가 유사한 것을 볼 수 있다. 도3과 도4는 까치 호랑이 초본과 좌우가 반전된 형태인데, 이는 한지의 특성상 좌우 반전으로 그리기 쉬웠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유사한 것은 자세와 구도만이 아니다. 호랑이의 귀를 살펴보면 마치 귀가 4개인 것처럼 그려져 있다. 모든 그림 속 까치들이 한쪽 다리를 들고 있는데, 이 또한 눈여겨볼 만한 특징이다. 따라서 세 그림 모두 까치 호랑이 초본과는 어느 정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세 그림 모두 까치 호랑이 초본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보기에는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다. 결정적으로 필자가 실제로 초본 유물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의견을 개진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비슷한 형태의 그림이 많이 남아있을 정도로 이 까치 호랑이 도상이 인기가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검은 호랑이의 해이다. 검은 호랑이가 실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모두 마음속에 검은 호랑이를 비롯해 저마다의 색깔을 지닌 호랑이 한 마리씩 품고 있음을 기억하고, 그 호랑이의 기운을 힘입어 올 한해도 무탈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다정 |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백석대학교 기독교박물관 학예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원,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이다.
월간민화 창간호부터 민화 초본에 대한 칼럼을 기고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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