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학 관장의 고판화 특강 ⑤ 국민을 교화하기 위해 만든 유교삽화

유교 국가였던 조선 시대에는 글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유교 윤리를 가르치고자 삽화가 첨부된 행실도류 판본을 궁중에서 대대적으로 간행했다. 세종 때부터 간행된 행실도류 판본들은 고종 때까지 발간되었으며 대한제국 광무 및 일제강점기에도 성적도가 만들어졌다. 중국에서도 북송시대부터 청시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교서적들이 만들어져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국내외의 다양한 유교삽화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이념으로 국가를 통치했기 때문에 국민을 계도하기 위하여 행실도류 판본을 궁중에서 간행했다. 행실도 판본은 세종 때 효자, 충신, 열녀의 이야기를 묶은 《삼강행실도》 간행을 필두로 중종 때는 《삼강행실도》에서 빠진 장유와 봉우를 묶어 《이륜행실도》와 《속삼강행실도》가 만들어졌으며, 광해군 때는 《동국신속삼강행실도》가 간행되었다. 정조에 이르러서는 조선시대 최고의 삽화본으로 꼽히는 《오륜행실도》가 만들어졌으며, 이러한 행실도류 간행은 고종 때까지 계속해서 발간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한제국 광무 때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공자의 일대기를 삽화로 만든 《성적도》가 만들어졌다. 중국에서도 북송시대인 1063년에 요순시대의 열녀들을 모은 《고열녀전》이 제작되었으며, 명 만력 26년(1606)에도 《고열녀전》이 만들어져 유교이념을 전파하였으며, 공자의 전기삽화인 《성적도》가 명 가정 27년(1548)에 제작되는 등 청 시대까지 다양한 유교서적이 만들어져 많은 유교삽화가 남아 있다.

1.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

삼강행실도는 3권 1책으로 1434년(세종 16)에 발행되었다. 진주의 김화金禾라는 사람이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자, 세종은 효행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책을 펴내 백성들에게 읽히고자 이 책의 간행을 명했다. 직제학直提學 설순偰循 등이 우리나라와 중국의 서적에서 군신·부자·부부에 모범이 될 만한 충신·효자·열녀 각 35명씩 105명을 뽑아 그 행적을 그림과 함께 기록·간행했다.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효자 4명, 충신 6명, 열녀 6명을 실었다. 각각에 그림을 붙이고 한문으로 행적을 기록한 뒤, 원문을 칠언절구로 정리하고 그중에 몇 편은 사언일구四言一句의 찬贊을 붙이기도 했다. 《삼강행실도》의 삽화에는 당시 유명한 화가인 안견安堅·최경崔涇·안귀생安貴生 등이 참여한 것으로 보이며, 여기 수록된 그림들은 조선시대 유교판화의 주류를 형성하는 삼강오륜 계통의 판화들에 큰 영향을 끼쳤다. 《삼강행실도》는 1481년(성종 12) 한글로 언해되어 간행되었고, 이어 1511년(중종 6)과 1516년, 1554년(명종 9), 1606년(선조 39), 1729년(영조 5), 1882년(고종 20)에 이르기까지 여러 번 중간되었다. 판화사·국어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며 조선 전기의 풍속을 살필 수 있는 자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고판화박물관에는 조선 중기에 발간된 효자편 1권 1책(도1)과 삼강행실도의 마지막 본인 고종 1882년 죽수교간본 3권 1책(도2)이 소장되어 있다.

2.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

1책 목판본으로 1518년(중종 13)에 조신曺伸이 유교윤리 가운데 장유長幼·붕우朋友의 이륜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책이다. 이는 김안국金安國이 경연經筵에서 중종에게 ‘《삼강행실도》라는 책은 이미 반포되어 있으나 장유長幼와 붕우朋友의 이륜에 관한 것이 없다’고 건의해 만들어졌다. 조신은 편찬책임자로서 모범될 만한 것을 뽑고, 형제도兄弟圖에는 종족宗族을, 붕우도朋友圖에는 사생師生을 붙였다. 수록인물은 모두 중국인으로 48명인데, 형제 25명, 종족 7명, 붕우 11명, 사생 5명이다. 내용은 형제간의 우애, 종족·집안 간의 화의和義, 친구·사제 간의 의리를 다루었다. 고판화박물관에는 1730년 경상도 감영에서 관찰사 박문수가 발행한 영영판 1책(도3)이 소장되어 있다.

3. 속삼강행실도續三綱行實圖

《속삼강행실도》는 1514년(중종 19)에 처음 간행되었으며 1581년 《삼강행실도》와 함께 중간되었다. 이후 여러 차례 재간행되었으나 편찬 시기와 장소를 알 수 없다. 중종은 즉위 후 《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를 꾸준히 간행하는 등 삼강오륜의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두었다. 중종은 기존의 행실도에 실리지 않은 사람들을 추가로 실어 《속삼강행실도》를 편찬할 것을 명했다. 《속삼강행실도》는 효자 36명, 충신 5명, 열녀 26명으로 총 67명의 사례를 수록했다. 이 중 조선 사람은 효자 33명, 충신 2명, 열녀 18명으로 이전의 《삼강행실도》에 비해 조선인의 비율이 대폭 증가했다. 그 이유는 백성들에게 행실도에 나오는 인물들을 훨씬 현실적으로 바라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책의 서문에서 “지금 신편에 수록된 것은 모두가 이목이 미치는 바이다. 장차 이 편을 보는 사람은 홀연히 평소에 보고 들은 사람이 책 속에 있는 것을 보고 반드시 ‘저 사람도 이렇게 했는데 나라고 못하겠는가?’라고 감격, 선망하여 스스로 그치지 못할 것이다.”라고 한 바에서 알 수 있다. 게다가 그동안 정려(旌閭, 동네에 정문을 세워 충신·효자·열녀들을 표창하던 일) 등의 포상으로 충신, 효자, 열녀에 대한 모범사례가 축적되어 《속삼강행실도》에 굳이 중국인의 사례를 넣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실제로 실록에 따르면 《속삼강행실도》에 실린 인물 중 절반가량은 정려 받은 사실이 확인되며 《동국여지승람》의 해당 지방에 거의 대부분 실려 있다. 고판화박물관에는 1727년 경기도 감영에서 발행한 기영판 1책(도4)이 소장되어 있다.

4. 동국신속삼강행실도東國新續三綱行實圖

1617년(광해군 9) 왕명에 의하여 홍문관부제학 이성李惺 등이 편찬한 책으로, 18권 18책. 목판본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 1615년에 그 편찬이 완성되었으나, 간행에 막대한 경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각 도의 경제력에 비례하여 전라도 6책, 경상도 4책, 공홍도(公洪道, 충청도) 4책, 황해도 3책, 평안도 1책씩 분담하여 1617년에 그 간행이 완성되었다. 이 책은 조선 초기에 간행된 《삼강행실도》, 《속삼강행실도》의 속편이다. 임진왜란 이후에 정표旌表를 받은 충신·효자·열녀 등을 중심으로 하여 상·중·하 3편으로 편찬된 《신속삼강행실도新續三綱行實圖》를 토대로 하고, 《여지승람》 등의 고전 및 각 지방의 보고자료 중에서 취사선택하여 1,000여 사람의 간략한 전기傳記를 만든 뒤에 선대의 예에 따라서 각 한 사람마다 1장의 도화圖畫를 붙이고 한문 다음에 국문언해를 붙였다. 원집 17권과 속 부 1권으로 되어 있는데, 권1~8은 효자, 권9는 충신, 권10~17은 열녀에 대하여 다루고 있으며, 속 부는 《삼강행실도》, 《속삼강행실도》에 실려 있는 동방인 72인을 취사하여 부록으로 싣고 있다. 이 책의 편찬은 특히 임진왜란을 통해 고취된 민족정신의 토대 위에서 출발된 것으로 임진왜란 이래의 효자·충신·열녀 등의 사실을 수록, 반포하여 민심을 격려하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제목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그 소재나 내용이 동국, 즉 우리나라에 국한되면서 그 권질卷帙이 방대하다는 특징을 가질 뿐 아니라, 계급과 성별의 차별 없이 천인계급의 인물이라 하더라도 행실이 뛰어난 자는 모두 망라하였다는 의의를 가지고 있다. 고판화박물관에는 1617년에 제작된 동국신속상감랭실도 낙질 8장(도5)이 소장되어 있다.

5.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

이 책은 1797년(正祖 21)에 이병모李秉模 등이 정조의 명에 의하여 《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를 합하고 5권 4책의 분량으로 증보, 수정, 편찬한 책이다. 정조 때 발간된 책은 활자본이었으나, 소실된 후 철종의 명으로 1859년(철종 10)에 교서감校書監에서 중간하였는데 목판본으로 발행되었다. 부자父子·군신君臣·부부夫婦·장유長幼·붕우朋友 등 오륜에 모범이 된 150인의 행적을 기록하고, 김홍도金弘道와 그 제자들이 삽화를 그려 넣어 조선 시대 최고의 판화 책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오륜행실도》에 등장하는 한글은 오륜체라고 명명할 정도로 아름다운 서체를 자랑하고 있다. 고판화박물관은 목판본 4권 4책과 활자본 2권 2책을 소장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오륜행실도》 판목 원판(도6) 4장으로 만들어진 일본식 화로(도7)도 소장하고 있다. 이 유물들은 조선시대 최고의 인쇄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6. 고열녀전古列女傳

중국에서는 유교의 이념을 설파하기 위해 전한前漢시대의 유향劉向이 요순시대의 열녀들의 전기인 《고열녀전古列女傳》을 저술했으며, 동진의 거장 고개지가 그렸다는 삽화가 들어있는 《고열녀전》이 북송시대 1063년에 간행되었다. 명 만력 26년(1606)에 제작된 《고열녀전》은 명시대 중국의 유명한 판화산지인 휘주徽州의 유명한 각공인 황호黃鎬의 정밀한 판각한 삽화가 실려 있어, 북송시대의 고졸한 열녀전에 비해, 화면 구성이 매우 드라마틱하다. 고판화박물관에는 명 만력년간에 제작된 《고열녀전》 1권(도8)과 일본에서 복각된 《유향열녀전》(도9) 다수가 소장되어 있다.

7. 공부자성적도孔夫子聖蹟圖

유교 관련 전기서적으로는 공자의 모습을 그린 《성적도聖蹟圖》가 중국 명 시대부터 청시대 후기까지 많이 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종이 발행되었으며, 그중에서 1904년에 발행된 《공부자성적도》(도10)가 가장 큰 규모의 형태로 발간되었다. 공재헌이 1901년 중국에 갔을 때 공소겸의 집에 소장되어 있는 여성부가 그린 명 만력 판 성적도(판화108폭)를 우리나라에 가져와 1905년 복각한 것이다. 1924년 서울에서 발행한 《공부자성적도》(도11)는 조선시대 판화의 소박한 전형을 보여주는 한국화 된 판화로 주목되고 있으며, 1917년에 발행된 《속수성적도후학록續修聖蹟圖後學錄》에 실려있는 《모악산 산수도》(도12)는 한국 산수도 삽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작품이다. 고판화박물관의 소장품은 1905년과 1924년판 등 5종의 성적도류 판본을 소장하고 있으며, 중국 청 동치 13년(1874)에 간행된 《성적도》(도13)와 일본에서 1805년에 발행된 성적도인 《공자사적도해孔子事跡圖解》(도14)도 소장되어 있다.

글·자료 한선학(명주사 고판화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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