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미의 진수와 만나는 공간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

용인의 너른 벌판,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는 놀이동산에서 조금 눈을 돌려보면 호암미술관이 있다. 포장된 길을 돌아 주차장에 들어서면 화려한 꼬리의 공작새가 한가로이 노닐며 관람객을 맞이한다. 호젓한 분위기의 자연 속에 조화되어 한국의 미를 만날 수 있는 호암미술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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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의 산 교육장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호를 따서 1982년 4월 22일에 설립한 사립박물관이다. 이병철 회장이 30여 년에 걸쳐 수집한 1200여 점의 한국미술품 위주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개관됐다. 호암미술관의 소장품은 도자기와 공예품, 회화 중심이며, 그중에는 보물로 지정된 것도 다수 있다. 창립자가 직접 밝혔던 설립 취지는 “호암미술관이 우리 국민에게 문화 창조의 꿈을 주고, 민족문화의 산 교육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 호암미술관은 이런 정신을 항상 기억하며, 어린이와 어른, 초심자와 전문가를 아우르는 모든 관람객들이 우리나라의 전통미술을 통해 창조적 가치를 발견하고, 역사와 미술사를 꿰뚫어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호암미술관 2층의 일반전시실은 크게 목가구/목공예, 고서화, 불교미술/도자/서예전적으로 나뉜다. 목가구/목공예 전시실에서는 연상, 삼층 책장, 원앙 이층장, 죽제 필통 등 나무로 만든 가구와 공예품이 있다. 고서화 전시실에서는 까치호랑이, 화조영모화를 비롯하여 산수, 인물, 책거리, 문자도 등으로 민화의 발달과정을 담아냈다. 불교미술/도자/서예/전적 전시실에는 선재동자가 구법 여행을 하던 중 관음보살을 만나는 장면을 그린 수월관음도, 금동여래좌상과 같은 불상과 같은 불교미술품들과 함께 향로와 백자 등의 실용품과 옛 글씨 등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정원의 멋 느낄 수 있는 ‘희원’

호암미술관이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되는 요소 중 하나는 전통정원 희원이다. 희원은 호암 이병철의 서거 10주기였던 1997년 개원한 후, 호암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자연과 석상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에는 자취를 감춰버린 한국 전통정원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희원에는 전통정원 조형미의 근원인 ‘차경의 원리’가 적용됐다. ‘차경’은 단어 그대로 경치를 빌린다는 뜻이다. 최대한 인공적인 미를 배제하고, 자연을 가지려하지 않고 풍경 그대로에 녹아있는 것을 말한다. 차경의 원리를 철저히 적용시킨 희원은 옛 지형을 복원하고 정원과 건물이 자연 속에 위화감 없이 내려앉아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경관을 자랑한다. 한반도 곳곳에 서식하는 할미꽃, 초롱꽃, 원추리, 석산, 백리향, 노루오줌, 벌개미취, 모란, 히어리, 능소화 같은 꽃과 풀들, 매화나무, 배롱나무, 모과나무, 왕벚나무 같은 나무들이 모여 있어 더욱 한국적이다. 특히 매년 4월 중순경에는 벚꽃이 만개하는데, 왕벚꽃, 능수벚꽃 등이 봄의 기운을 내뿜는다.
주정은 희원의 넓은 마당에 있는 메인 정원이다. 가운데 네모난 연못이 있고, 작은 폭포와 대석단, 호암정 등이 조성돼 있다. 동쪽으로 소나무가 우거져있고, 서쪽으로는 소원이 연결됐다. 북쪽에는 미술관 본관이, 남쪽으로는 다시 산과 호수가 있어 사방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주정의 구성요소가 된다. 주정에 있는 석조당초문광배, 삼층 석탑, 석등, 귀부 등은 유물인 동시에 자연과 하나가 되는 조경요소로 희원의 빼어난 경치에 일조한다.

<동자 순수와 행복의 얼굴>전

호암미술관의 기획전은 연 1~2회 정도 공들여 준비해 길게는 1년 정도 전시된다. 현재 전시 중인 기획전은 <동자, 순수와 행복의 얼굴>전으로, 다양한 한국 미술 속의 희망과 염원의 메시지를 지닌 동자들의 모습과 내재된 의미에 대해 조망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대부분의 작품에는 동자, 즉 어린이들 이미지가 들어있으며, 전시 테마는 동자들에게 볼 수 있는 세 가지 모습인 ‘순수한 덕성’, ‘예배와 공양’, ‘행복의 염원’으로 나누었다.
‘순수한 덕성’에서는 동자의 순진무구한 덕성을 담은 작품들이 소개된다. 선비와 예술가들이 오랫동안 좋아했던 면모를 회화와 도자기 등에 담긴 동자의 모습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순수한 덕성을 대표하는 유물은 보물 783호 동자견려도다. 16세기 후반, 양송당 김시의 작품으로 떠나지 않으려고 버티는 나귀를 있는 힘껏 잡아당기는 동자의 순수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예배와 공양’은 오랜 기간 국교였던 불교에서 예배와 공양의 대상이 되었던 탄생불과 동자상 등 불교미술의 동자들을 작품과 함께 소개한다. 탄생불은 석가모니가 탄생하는 순간을 표현한 작품으로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금동탄생불입상 등의 유물들을 볼 수 있다.
‘행복의 염원’은 동자가 예로부터 부부의 화합, 가정의 행복, 다산, 출세 등을 기원하는 민화나 민속품에 자주 등장했다는 것에 착안해 민중들의 소박한 바람들이 담긴 유물을 모았다. 이는 불교나 도가적인 상징성에 민속 및 무속적 신앙이 결부된 것이며, 대표적으로 백동자도와 곽분양행락도가 있다. 또한 청자대첩, 양합, 주전자 등의 도자기에도 새겨졌다.
옛 작품 속에서 볼 수 있는 어린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담은 이번 <동자, 순수와 행복의 얼굴>전은 올해 3월 1일까지 호암미술관 1층에서 만날 수 있다.

  • 위치 :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애버랜드로 562번길 38
  • 관람시간 : 오전 10시 ~오후 6시 (매표마감 : 오후 5시)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연휴 기간
  • 관람요금 : 일반 4천 원(20명 이상 단체 3천 원) / 청소년 3천 원(20명 이상 단체 2천 원)
  • 문의 : 031-320-1801~2

 

글 : 박인혁 기자
사진 :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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