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등기구古燈器具 ㉒ 백자서등 白磁書燈

<청화백자 탑형서등靑華白磁 塔型書燈>, 조선시대, 25.5×11㎝, 고은당 소장
탑 모양으로 제작된 서등은 조선시대에 사용하던 청화백자 서등 가운데 최고로 평가할 수 있다. 도자기의 제작법만 보아도 웬만한 장인솜씨가 아니면 제작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청화로 글씨가 시유된 아주 귀한 작품이다. 이 서등은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 중 하나다.



선비들이 글공부를 할 때 책상에 두고 사용하던 서등.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백자가 보편화되면서 한층 세련되고 아름다운 백자 서등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석유가 수입되는 시점과 맞물려 서등 또한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글 정하근 (고은당 대표) 사진 이주용 기자


서등이란 삼국시대 이래 선비가 글공부를 할 때 사용하던 등으로 책상 위를 밝히는 등(등잔)을 일컫는다. 삼국시대에는 토기로 만들어서 사용했고 조선에 백자 도자기가 유입되어 사용되기 전 고려시대 까지는 토기나 청자, 옹기 또는 나무로 제작하여 상 위에 얹혀 놓고 사용하였다.
물론 고려시대에도 백자로 기물을 제작하여 사용하긴 하였지만 백자로 만들어진 등잔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다만 고려시대에 사용하던 고려 백자 기물들이 아주 귀하게 전해진다.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백자가 보편화되면서 한층 세련되고 아름다운 백자 서등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궁중에서부터 고급 청화백자로 제작된 서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궁중에서는 궁 좌등 내부에 이를 사용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이후 사대부, 그리고 선비들이 백자서등을 사용했다.
초기에는 청화 안료가 귀하고 고가여서 이를 아무나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청화백자로 제작된 서등은 궁에서만 사용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백자서등에는 석유를 넣는데, 1876년 고종13년 석유가 수입되면서 이러한 석유서등이 많이 제작되기 시작한다. 석유 냄새가 지독하여 뚜껑과 몸통을 따로 제작한 뒤 뚜껑에는 한지를 꼬아 만든 심지를 넣어 냄새를 차단하였다. 석유가 수입되기 이전에도 백자에 일반기름을 부어 등으로 사용했다.


<백자서등白磁書燈>, 조선시대, 6×11×12(h)㎝, 고은당 소장 2p
일반적으로 서등은 구한말 석유가 수입되면서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이 백자서등은 조선 중기에 석유가 수입되기 이전에 사용되던 것이다. 궁이나 사대부가에서 각종기름(참기름, 들기름, 동백기름)등 고급 기름을 넣어 사용했다.



(좌) <백자 죽절문 서등 白磁 竹節文 書燈>, 조선시대, 31×16㎝, 고은당 소장
이 백자서등은 색깔이 너무 희다 못해 하얀 백자에 푸른색이 감돌고 있는 것이 마치 중국 북송시대의 영청 백자를 보는 듯 하다. 형태는 죽절식으로 아름답게 제작되었으며 하단에는 반 위로 진사가 시유되었으나 그 부분이 연하여 잘 보이진 않는다. 백자에 진사가 시유되었다는 점, 그 기법이 고난도라는 점에서 고급 제품으로 분류된다. 상단의 뚜껑이 6각으로 제작된 것은 50년 넘게 등잔을 수집하며 처음 보는 것이다.
(우) <백자 죽절문 서등 白磁 竹節文 書燈>, 조선시대, 12.5×25.5㎝, 고은당 소장
백자 서등으로 죽절식으로 제작되었다. 아주 아름답고 귀한 등이다.



(좌) <백자 죽절문 서등 白磁 竹節文 書燈>, 조선시대, 12.5×25.5㎝, 고은당 소장
이 탑등 또한 조선시대의 서등으로 작품이 아주 수려하고 귀한 등이다.
(우) <청화백자 산수문 서등 靑華白磁 山水文 書燈>, 조선시대, 12.5×24㎝, 고은당 소장
대나무 문양이 그려진 조선시대의 서등이다.


이번 호를 끝으로 2019년 5월부터 시작해온 <한국의 고등기구> 연재를 마칩니다.
컬렉션 가운데 유수의 작품만을 엄선, 소중한 우리 등燈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신
정하근 고은당 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컨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주)


정하근 | 고은당 대표

대학교 1학년 때부터 50여년간 고미술품 및 등잔을 수집했다.
수집한 국내외 전통 등기류만 수천여점에 달한다.
블로그(blog.naver.com/eunam-collection)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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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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