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등기구古燈器具 ⑭ 화형등잔대 花形燈盞臺

등잔받침 위에 올려진 등잔의 모습이 마치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난 듯하다.
괴목 밑둥치를 그대로 활용해 아름다운 등잔대를 만든 선조들의 감각과 실력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글 정하근 (고은당 대표) 사진 이주용 기자


이번에 소개하는 등잔대는 높은 품격이 돋보인다. 등잔대 대부분 인위적으로 조형성을 가미하여 제작된데 반해 이 등잔대는 자연 그대로의 원목이 사용됐다. 조선시대 사대부집안에서 장인에게 의뢰하여 제작한 것으로 아녀자들이 사용한 등잔대로 추정된다.
필자는 이 등잔대를 보고 있노라면 천년도 더 된 고목나무를 옮겨다 놓고 보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괴목 밑둥치를 원형 그대로 활용해 등판을 만들었으며 밑 부분에 약간의 홈을 파내어 불 기구를 담을 수 있도록 했다. 간주(기둥) 역시 고목의 원형을 그대로 살렸다. 등잔받침에 올려진 등잔의 모습은 마치 한 송이 백합꽃이 피어있는 듯하다. 일상 실용품 속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으면서도 실용미를 가미한 우리 선인들의 지혜와 예술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도1 부분

사대부들이 즐겨 사용한 목재 등잔대

등잔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조선말까지 이 땅에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일반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었던 조명기구이다. 등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일반인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깨진 그릇이나 술잔 등 일상생활 용구 중 쓰지 못하는 그릇을 등잔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등잔을 별도로 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등잔기름으로 사용할 식물성 기름이나 동물성 기름 등도 생활 주변에서 쉽게 구하여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든 잔형 등잔의 경우 바닥에 놓고 사용하기에 높이가 너무 낮아 불편한 점도 많았었을 것이다. 이후 사람들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로 등잔대를 만들어 등잔대 위에 등잔을 올려놓고 사용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 형태나 재료 등이 발전하여 조선후기에는 더욱 다양한 등잔대가 등장했다. 초기에는 옛날 고사목을 자연 그대로 사용하거나 나무 바탕에 여러 문양을 아름답게 조각하여 사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완성된 모든 등잔대에는 선조들의 손때가 묻어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등잔대는 등판(불판), 간주(기둥), 등잔받침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등판은 성냥이나 부시 등을 보관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도 있으며 재떨이로 제작된 경우도 있다.
목재 등잔대는 귀족이나 사대부 집안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상류계층의 기호에 맞춰 장인의 솜씨로 정교하고 화려하게 제작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서민들이 이용하던 등잔대는 장식성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정교하거나 세련되진 않았지만 때로는 장인의 작품 못지않은 것도 있다.

정하근 | 고은당 대표

대학교 1학년 때부터 50여년간 고미술품 및 등잔을 수집했다.
수집한 국내외 전통 등기류만 수천여점에 달한다.
블로그(blog.naver.com/eunam-collection)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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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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