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등기구古燈器具 ⑤ 촛대燭臺Ⅱ

새초롬한 초롱꽃이 매달린 조선시대 백동촛대는 당시의 뛰어난 기술력과 사용자의 높은 안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삼국시대 및 고려시대 촛대에 대한 역사를 알아본데 이어 이번 시간에는 조선시대 촛대의 형태와 문양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조선시대의 촛대는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전기 작품은 대개 고려시대의 광명대(光明臺, 상부가 편평한 원반형을 이루어 등촉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구성된 촛대)를 본 딴 죽절식이며 후기에는 거기서 변형된 촛대가 많다. 이러한 죽절식 촛대는 궁중이나 민간의 의식용으로 널리 사용되었고 반드시 쌍으로 사용되었는데 작은 것은 20㎝에서 큰 것은 2m이상에 이르렀다. 촛대는 점차 발전하여 조선시대 중기부터는 방풍선과 더불어 불을 끄거나 심지를 자르기 위한 핀셋형의 불집게가 나타난다. 촛대 재료로는 청동, 철, 유, 백동, 목재, 옥석, 도자기 등이 사용되었으며 사용계층의 신분과 용도에 따라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조선시대 등촉기구에 즐겨 사용된 문양은 나비, 박쥐, 화조, 사군자, 용, 태극, 만자, 희자 등으로 이러한 문양들은 현재에도 우리 주변의 가구나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생활화됐다.

초롱꽃이 피어난 백동촛대 한 쌍

지면에서 소개하는 한 쌍의 백동촛대에서도 다양한 문양을 발견할 수 있다. 동그란 방풍선의 아래 위에는 박쥐 문양이 각 한 쌍씩 양각됐다. 옛사람들은 박쥐의 다른 이름인 편복蝙蝠의 ‘복蝠’이 길상적 의미의 ‘복福’과 발음이 같아서 박쥐를 복의 상징으로 여겼으며 수壽, 부富, 강녕康寧, 수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과 같은 오복五福을 가져온다고 믿어 가구, 의복 등에 박쥐 문양을 넣음으로써 복을 염원했다.
촛대 위쪽에는 초롱꽃 모양의 그을음받이가 매달려 있는데, 초의 그을음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예술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선조들의 뛰어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그을음받이가 달린 방풍선 받침대의 곡선도 훌륭하다. 곡선의 끝부분에는 줄기에서 방금 솟아난 듯 작은 꽃봉오리를 빚어내 단아한 아름다움을 표현해냈다.
촛대와 방풍선을 잇는 연결판에는 칠보문양의 하나인 전보錢寶 문양이 투각돼 있다. 외곽선은 둥글고 안쪽은 네모의 구멍이 있는 엽전 모양의 전보문은 복을 상징한다. 문양의 이름은 예나 지금이나 ‘돈(전錢)’은 부귀의 의미가 있으며 ‘보배 보寶’는 중국 발음으로 복과 음이 같다는 점에서 유래됐다. 전보 문양인 둥근 원 안의 네모 형태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각 부위마다 다양한 문양이 깃든 촛대 윗부분과 비교해 편평한 하대와 위로 죽 뻗은 촛대기둥은 비교적 단조롭지만 과하지 않은 그 멋이 절제된 미학을 선보인다. 사용자의 훌륭한 안목을 짐작할 수 있을만큼 조형적으로 빼어난 촛대이다.

조선시대 중기부터 눈에 띄게 발달해

이처럼 조선시대 중기에는 사대부 집안이나 상류층이 사용하는 등기구 부문에서 다른 공예품과는 차별되는 특이하고 아름답고 멋있는 촛대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특히 촛대 방풍선의 등장이 특이점으로 방풍선은 바람으로부터 불이 꺼지지 않도록 불을 보호하고, 불빛의 분산을 막아주며, 반사작용의 원리로 불빛이 더 밝게 빛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방풍선은 대개 원, 나비, 박쥐, 쌍원 등의 형태로 되어있으며 방풍선에는 운학문, 점성문, 화문, 석류문, 박쥐문, 만자 등의 문양이 양각되었고 특히 철제 촛대 중에는 이러한 문양을 은상감한 것이 많다. 방풍선은 그 모양이 다양하여 장식적으로도 상당히 아름답다. 방풍선이 있는 촛대의 경우 내실이나 사랑방 등의 실내조명용으로 사용되었다.
일반 서민들은 자가 제작한 다양한 형태의 목제 촛대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형태가 각양각색으로 매우 서민적이고 소박하며 단조로운 경향을 띠며 현재까지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다음 시간에는 촛대의 재료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참고자료
<한국전력 : 한국의 고등기 (안겸)>
김삼대자, <이조시대 등촉기구에 관한 고찰 (이화여대 석사논문)>
임영주, 《한국전통문양 제1권 기하학적 문양과 추상문양》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닷컴>


글 정하근(고은당 대표)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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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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