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화창작회 제12회 회원전 – 마음에 간직하고픈 대작의 향기

국내 최초로 민화의 창작을 시도한 한국민화창작회가 열두 번째 정기전을 열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재현 일색이었던 민화계 풍토에서 일찌감치 ‘창작’의 화두를 꺼낸 회원들은 근 20년간 남다른 작품관을 보여주었고,
많은 제자를 양성하며 민화계를 이끌어가는 거물급 작가들로 자리매김했다.


창작민화의 산실인 한국민화창작회(회장 고정애)가 오는 12월 25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의 인사아트센터 3층에서 <제12회 한국민화창작회展-민화 전통의 향 창작에 담다!>를 개최한다. 한국민화창작회는 민화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채색과 시대성이 담긴 작품을 창작하여 한국 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1년에 출범했다. 회원들은 소속 기관과 화실을 막론하고 창작력을 과시하는 민화계 원로작가와 중견작가들로 이루어졌으며, 2001년 공주문화원 초대전, 2003년 창립전 이후 격년제로 회원전을 치르다가 4년 전부터는 매년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고정애 회장은 장르적 변화만 꾀하던 과거 창작민화의 경향과 달리, 회원들 대부분 전통 안료와 기법으로 창의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말했다.
“저희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때부터 민화계에서 가장 먼저 창작을 시도한 만큼, 늘 변화의 흐름을 섬세하게 느끼려고 합니다. 회원전 개최 주기를 바꾸고, 꾸준히 월례 모임과 워크숍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전통민화의 현대성을 몸소 체험한 작가들이 시류에 맞는 방향을 제시해야 창작민화의 개념도 바로 설 수 있다고 봅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회원전에는 29명의 작가가 참여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작품관이 반영된 창작민화 40여 점을 선보인다. 참여작가로는 강리교, 고정애, 권매화, 김정숙, 노영식, 민봉기, 박수학, 박순자, 박현우, 송태희, 오영순, 오정란, 이경미, 이문성, 이복자, 이정동, 이정은, 이현자, 이형기, 정경자, 정복석, 정승희, 정영애, 조명희, 조영옥, 조은희, 차혜영, 홍대희, 황은자 작가가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통해 이들의 개성 넘치는 필선과 생동감 있는 색조, 대담한 상상력, 삶의 단면을 포착한 친근함, 도상으로 풀어낸 인간의 원초적 꿈 등 창작민화의 진면모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민화의 멋, 현대에도 공감할 수 있도록

‘창작민화’라는 용어도 생소한 시절, 수도권을 중심으로 궁중장식화와 민화를 전승해온 1세대 전업 작가들 몇몇이 창작에 대한 시대 흐름을 읽었다. 그리고 그들이 모여 시작한 단체가 이제는 세대를 아우르며 현대 민화의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지금의 창작민화 붐은 한국민화창작회가 심어놓은 씨앗이 가꾸어진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회장직을 6년이나 연임한 이형기 작가는 창작을 무분별하게 시도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한국민화창작회 발기인인 박수학 선생님은 창작민화의 지향점이 선조들이 일구어 놓은 멋을 새로운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민화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그린다면 독특한 작품은 될지언정 창작민화는 될 수 없죠.”
이어 1970년대에 활약한 나정태 화백의 제자인 노용식 작가는 “전통의 맥을 살리면서 창작을 하는 작업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변화가 없는 민화를 전시할 수도 없죠. 눈을 떠 잠드는 순간까지 그리고 또 그렸기 때문에 이번 전시가 민화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작년에 처음 전시에 참여했다는 이정은 작가는 가장 오래된 창작민화 단체에서 창작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새롭고 값진 경험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저마다 동시대 작가로서의 민화를 탐구해온 한국민화창작회. 그들의 단호함이 창작을 고민하는 모든 작가의 길잡이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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