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기의 역사를 한 눈에 – 경기도자박물관

경기도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내에 위치한 경기도자박물관은 조선시대 왕실의 도자기를 생산했던 관요 가마터의 고장으로서 도자기의 과거를 연구하고 전시한다. 이를 통해 한국 도자기의 전통을 되짚는 것은 물론, 동시에 다양한 부대시설과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국내 도자기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힘쓰고 있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도자재단은 2001년 경기세계도자엑스포를 개최하면서 경기도자박물관을 설립했다. 그 당시 한국도자재단은 경기도 광주와 더불어 여주, 이천에서 행사를 분산 개최했는데 관련 컨텐츠가 이 세 곳에 밀집돼 한 곳에서만 엑스포를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덕분에 세 지역을 통틀어 대규모의 도자투어코스가 생겨났다. 현재 한국도자재단은 이천 지역에서는 현대도자기 문화의 중심지역으로서 현대 도자예술을 보여주는 ‘이천 세라피아’를, 여주에서는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식기구 제품이나 관련 재료상 등이 밀집한 도자기 복합쇼핑공간 ‘여주도자세상’을, 마지막으로 광주에서는 조선시대 왕실의 도자기를 생산했던 관요가 발견된 유적지로서 역사의 명맥을 계승하는 ‘경기도자박물관’과 ‘곤지암도자공원’을 운영함으로써 한국 도자기문화 혁신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도자기 장인의 숨결이 깃든 광주

그렇다면 경기도자박물관이 위치한 광주는 어째서 국내 대표 도자기 유적지가 된 것일까?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중앙관청 사옹원司饔院은 왕실 내 음식을 도맡았으며 주방에서 필요한 그릇도 관리했는데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영백자가마인 분원分院을 운영했다. 분원이 광주에 위치한 이유는 무갑산, 태화산 등 수목이 무성한 산지가 있어 땔감의 조달이 유리한데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위치해 강원도와 충청도 등 지방의 물자가 한데 모이는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도 광주시 전역에는 분원 가마터가 320여개 분포했는데 이처럼 가마터의 개수가 많은 이유는 근방의 땔나무를 베어 10년 동안 도자기를 구워내고 나면 주변에서 나무를 구하기 어려워져 근처로 가마터를 옮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잦은 이동은 업무에 비효율적이어서, 조선 후기에 들어서며 분원을 한강변에 정착시키고 뗏목과 상선으로부터 땔감과 세금을 걷는 방식으로 1883년까지 130여년간 운영했고 그 장소가 현재의 ‘분원리’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경기도자박물관의 첫 명칭은 2001년 ‘조선관요박물관’이었지만, 보다 직관적이면서 대중의 이해가 쉽도록 2009년 ‘경기도자박물관’으로 바꿨다.

규모도 컨텐츠도 풍성해

이슬람 사원을 연상케하는 돔 형식의 경기도자박물관은 서울 예술의 전당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김석철 건축가가 디자인했다. 다소 이국적인 느낌의 박물관 외관은 도자기를 생산하는 긴 가마의 형상을 모티프로 건물 양옆의 외벽 어깨가 둥글며, 2층 가운데의 올록볼록한 난간은 고려청자의 곡선을 표현한 것이다. 박물관 꼭대기에는 피뢰침이 붙어있는데 고려시대 정병(고려시대 불전佛殿에 바치는 맑은 정수를 담는 병)모양으로 이처럼 건물 곳곳에는 한국 도자기의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다. 박물관 내부의 경우 전시실 규모만 약 500평으로 한국도자재단이 소유하는 명품 도자유물과 파편자료 총 8,000여점을 보관 및 전시한다.
경기도자박물관을 에워싼 곤지암도자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다. 부지 규모가 20만 평에 달하며 근방 골짜기 전체가 조각공원으로 꾸며져 경기도자엑스포 행사 때 유명 작가들이 출품한 작품, 2005년 스페인 까딸루냐 주와 경기도가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한 작품들을 전시 및 영구 보관한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 수는 박물관 입장권 구매횟수를 기준으로 매년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매 홀수년도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행사가 있을 땐 그 수가 두 배 이상을 웃돌기도 한다.

한국도자기의 과거부터 미래까지

경기도자박물관의 2층 상설전시관은 소장품을 관람객들에게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손꼽힌다. 현재 <도자기로 보는 우리역사> 전시회를 진행 중인데 고려청자부터 조선의 분청, 백자로의 변천과정이 시대 별로 정리돼 한국 도자기의 발전과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층의 경우 입구에 들어서면 왼편에 ‘도자문화실’이 위치해 도자기의 개념, 역사, 제작과정 등 전시를 관람하기에 앞서 도자기의 개념과 개괄적인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교육 겸 오리엔테이션 공간이, 맞은편에는 현재 기획전 <관요발굴성과전>을 선보이는 기획전시실이 있다. 이 전시에서는 경기도자박물관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사적 제314호 광주조선백자요지를 조사하여 수습한 유물을 통해 경기도 광주도자기의 역사와 우수성을 조명했다.
경기도자박물관의 부대시설로 박물관 가까이에 위치한 ‘전통공예원’도 주목할 만한 곳이다. 다른 박물관에서는 찾기 어려운 시설인데, 매년 국내 도자기 부문의 작가 5명을 선발해 입주시킴으로써 작가들이 공방 운영, 연구 등 미래지향적인 작업을 하도록 돕는 일종의 레지던시(Residency) 프로그램이다. 관람객에겐 한국도자기의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직접 보거나 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흥미로운공간이다.
또한 별관으로 조성된 ‘Clay Play 체험교실’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관람객이 박물관에서 보고 배운 것을 직접 만들며 도자기를 체험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도자박물관이 될 것

경기도자박물관의 비전에 대해 장기훈 관장은 “독일의 마이센 도자기 박물관처럼 세계적인 도자기 전문 박물관이 되고자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하더라도 경기도 광주는 해외 인지도 면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 이를 위해 경기도자박물관은 꾸준한 학술연구는 물론, 해외 교류 사업, 미래 한국도자문화를 책임질 작가와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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