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다산의 상징 화묘도

화묘도
화묘도

이발소그림의 소재는 매우 다양하다.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동물과 식물 모두 등장한다. 인물은 고전소설 속 주인공 성춘향부터 예수님과 같은 종교적 인물 심지어 명화나 영화 속 인물까지도 등장한다. 동물은 호랑이부터 용, 돼지, 까치, 참새까지 식물은 모란부터 매화, 국화, 석류까지 매우 다양하다.
민화의 소재로 즐겨 사용한 모란은 중국에서 들어온 꽃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예로부터 꽃 중의 꽃으로 인식됐다. 서양에서 손꼽히는 꽃이 ‘장미’라면, 동양에서는 ‘모란’이라 할 정도로 자태도 만만치 않고 색도 다양하다. 모란만을 화면 가득 그리기도 하지만 이를 중심으로 갖가지 식물과 동물을 섞어 표현하기도 한다.
이 이발소그림에서도 영민하게 보이는 토끼 두 마리와 모란과 비슷한 우리나라꽃 무궁화 네 송이를 한쪽에 등장시키고 있다. 나라 사랑을 상징하는 분홍색 무궁화와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토끼 두 마리가 다정하게 함께 어울려있는 이 그림은 명실공히 옛 민화의 의미와 활용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기복성과 장식성, 그리고 시대성이 잘 담겨 있는 것이다.
민화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풍속도를 기본으로 산수도, 어해도, 초충도, 화조도를 비롯해 문자도나 책거리같이 색의 대비가 뚜렷하고 자로 잰듯하게 그려진 것들이 있듯이 이발소그림도 마찬가지다. 지난 호에 소개한 무릉도원 같은 잔잔한 감동의 풍경화가 있는 반면에 이렇게 흑, 적, 황의 강한 색 대비와 부드러운 선묘가 만들어낸, 꽃과 토끼가 어우러진 색다른 화묘도도 있다. 시대에 적응하며 다양하게 발전해 나간 새로운 근대 민화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글 : 박암종 (근현대디자인 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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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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