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é Internationale des Arts)
– 낯선 곳에서 민화에 한 뼘 더 가까워지기

조자용기념사업회(회장 김종규)와 가회민화박물관(관장 윤열수)이 주최하는 대갈문화축제의 현대민화공모전 대상 수상자에게는 프랑스 연수의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공모전을 통해 배출된 작가의 역량 강화를 위해 레지던스를 진행한지 5년차이지만 그에 대한 알려진 이야기가 별로 없다. 제5회 현대민화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아 올해 연수를 다녀온 이정희 작가가 후기를 월간<민화>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1965년 펠릭스 브루노에 의해 설립된 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é Internationale des Arts), 일명 시테(Cité)는 파리에 체류한 외국인 작가들의 숙소이자 작업 공간이다. 미술을 중심으로 음악, 무용, 건축,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매년 50여개 국가에서 모여 그곳에서 함께 생활하며 그 수가 1,000명 이상이라고 한다. 작가들 대부분은 각국 유수의 공모전이나 국가 추천 작가로서 입주한다. 나 역시 제5회 대갈문화축제 현대민화공모전 대상 수상자로서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파리 시테 입주작가 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시테 내 한국 공간으로는 가나아트센터와 홍익대학교의 아틀리에가 있는데,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가나 아틀리에의 레지던스 작가로 입주하여 다양한 경험과 성과를 얻었다.

파리 시테, 창작을 위한 최적의 환경

프랑스로 떠나기 전에 연수기간 동안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달라진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눈만 뜨면 미술관으로 달려가는 게 하루의 중요한 일과였다. 파리는 루브르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센터 같은 세계 3대 대형 미술관부터 기메박물관, 케브랑리박물관, 아랍세계연구소 등 비서양권 미술관과 유명화가의 미술관, 작은 갤러리까지 발길 닿는 대로 있어 전 세계의 미술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가장 핫한 기획전도 다양하게 열리고 있어 급변하는 예술 트렌드 한가운데서 민화를 어디쯤 세우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시테에 모인 다른 장르의 작가들과 의견을 나누는 것도 새로운 자극이 됐다. 입주 작가들은 아틀리에 개인전시나 시테 내 전시실을 임대하여 전시를 할 수 있는데, 나는 라는 제목으로 민화 전시를 열었다. 민화에 대해 낮선 이들을 위해 재현과 창작 작품을 동시에 선보였고, 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어·불어 안내서, 월간<민화>도 비치해두었다. 뿐만 아니라 체험행사와 설문조사, 파티, 민화 선물이벤트 등을 진행해서 더 많은 피드백을 얻으려 노력했다. 다행히 전시 내내 많은 작가들이 방문해서 작업을 응원해주었다.
레지던스를 통해 예술적 시각을 넓히며 자신의 힘으로 도전한 시간은 작가로서 좀 더 단단해지는 기회였고, 민화의 방향성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하고 온 소중하고 감사한 경험이었다. 시테에서는 입주 작가들이 파리를 재방문할 경우 길게는 2개월까지 시테에 체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파리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싶은 작가들에게 더없이 좋은 이곳에서 다시 나만의 색깔을 담은 민화를 발표해보고 싶다. 앞으로 세계의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파리에서 민화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예술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글 · 사진 이정희 (민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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