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쿱의 차 이야기 ㉔ 차茶를 오래된 미래라 부르는 까닭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소비 패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소비 흐름에서 건강과 면역 그리고 안전이라는 키워드가 두드러진다.
면역 건강과 관련 소비 품목으로 새로운 상품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전통을 계승한 상품들도 다시 주목받기도 한다. 차 역시 이 가운데 하나이다.

글 서해진 (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 사진 티쿱스토어


전통의 계승과 혁신이라는 실천적 고민은 차문화 영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전통적인 차보다는 자본과 시장 논리에 따라 변형 발전된 블렌딩 계열의 차가 많고, 한국에서는 대용차도 흔하다. 여기에 전통차가 다시 유행하면서 차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도 일어난다. 그러나 본질은 어떤 차를 왜, 그리고 어떻게 마시고 즐길 것인가 하는, 나에게 필요한 소비라는 측면에 있다. 그럼에도 오리지널 차에 대한 생각이 아직은 편의적인 듯하다. 녹차와 홍차, 우롱차와 보이차 등 개별 차마다 특징이 있고 마셔야 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차는 어떤 것인지 생각하기보다 그냥 마시고 즐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편의주의 소비 스타일이 똑똑한 소비로 바뀌고 있다.
우리 주변에 차 상품이 많아졌고 온라인 등을 통해 매우 쉽게 차를 구할 수 있다. 비싸고 가짜가 많다는 보이차나 무이암차 등 역시 많은 기업에 의해 정식 통관되면서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더불어 커피보다 저렴한 가격에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전통차들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하는 소비자의 선택과 이용의 문제가 남는다. 요컨대 소비자의 소비문화에 달린 셈이다. 현대사회에 전통적인 것을 가져와 내 삶에 어떻게 조화롭게 이용할 것인가? 이를 위해 차를 마셨던 이유를 중심으로 다시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위) 국제차박람회 현장 / (아래) 블렌딩 계열의 전문 차 매장, 홍콩의 TEA WG

차, 오래된 미래

차를 ‘오래된 미래’라고 말한다. 오래되었으니 그만큼의 경험이 축적됐다는 것이고 미래가 된다는 것은 우리 몸과 관련해 대안이 된다는 것이다. 차가 우리에게 등장했던 시점은 멀고도 멀다. 이것이 인류에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차나무 재배와 이를 가공 재배하는 기술, 그리고 차로 만들어 즐기는 생활이 오래도록 쌓였기 때문이다.
차문화의 시원으로 전하는 문헌상의 기록은 2,500년 좌우간이 된다. 차의 시원은 인물로는 신농씨, 서적으로는 《신농본초神農本草》라는 중국 최초의 약서藥書가 있다. 전하는 이야기로 《신농본초神農本草》가 등장한 시기는 대략 진한秦漢 시기 무렵이다. 기록에 의하면 신농씨는 여러 풀을 먹어보며 그 성질을 밝혀 사람에게 이로움과 해로움의 정도를 밝혀갔다. 그러다 그는 72가지 종류의 독에 걸리게 된다. 이때 자신의 몸을 해독하는 데 차를 사용하게 된다. 신농씨가 여러 가지 풀을 먹는 과정에서 독에 걸린 것은 바로 ‘섞어 먹는’ 데서 비롯됐다. 이것저것 성질이 다른 것을 섞어 먹거나 정체가 불분명한 것을 섞어 먹으면 사람은 독에 빠진다는 것이다. 신농씨는 그렇게 중독된 상태를 차로 풀었다. 곧 차의 코드는 해독제인 셈. 그렇게 독을 푸는 물건으로 차가 등장했다.
2천 년이 지난 옛이야기를 현재 차 소비문화에 다시 가져오는 이유는 신농씨의 고민이 오늘날 우리에게 다시 제기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해서다. 우리의 밥상, 빠르게 달려가는 생활패턴 속에서 주문하는 음식문화를 돌아보면 아득해질 때가 많다. 우리 시대 음식 풍경은 우리를 신농씨가 고민하던 세계로 돌아가게 한다. 어쩌면 이 질문은 우리 몸에 들어오는 음식물과 식사패턴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우리 몸에도 질문할 수 있다. 내 몸을 유지하는 음식물과 공기와 물이 변해가고 있다면 우리 몸도 변하고 있는 건 아닐까? 몸이 변해가니 우리 생활도 변해가고, 우리 몸도 그렇게 다시 변해가는 건 아닐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긴 싸움이 우리 생활문화 전황을 잘 보여준다. 현대사회 현대인은 몸의 입출운동과 관련해 다시 불확실한 시대로 빠졌다는 것이다. 과거 신농씨가 고민하던 고민을 다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이다. 내 몸과 나를 둘러싼 사회와 자연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나를 정화시켜 줄 수 있는 매개물로 ‘차’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코로나19 터널 속에서 차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기호품이 아니라 생활 속의 필수품으로 차를 이야기하는 이유이다.

서해진 | 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

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 한국문화정품관 갤러리 대표,
중국 이싱한중도자문화교류센터 대표 등을 맡고,
차 관련 사업과 활동으로 생활 속 차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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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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