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쿱의 차 이야기 ⑪ 아름다운 섬 타이완의 차 문화

차의 역사가 시작된 중국을 제치고 세계적인 차 문화를 꽃피운 타이완. 오랜 기간 외세의 지배를 받았지만, 다양한 생활문화를 바탕으로 개성을 발전시킨 타이완의 차 문화에 대해 살펴본다.


타이완은 국내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 가운데 하나이다. 타이완의 따뜻한 기후와 산수山水라는 자연 자원은 물론이고, 그들이 계승하고 있는 많은 역사적 자원들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 가운데 타이완의 차茶 역시 그들의 음식과 더불어 관광객의 오감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다.
타이완이 역사적인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무렵 유럽에서 타이완을 앞다투어 찾아오면서라고 한다. 16세기 말 타이완에 도착한 포르투갈인들이 초원으로 덮인 타이완 섬을 포모사(Formosa), 즉 ‘아름다운 섬’이라 불렀다. 그러면서 훗날 타이완의 차를 포모사-티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타이완의 차가 체계를 갖춘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타이완에 차원茶園이 본격적으로 조성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0여년 전이다. 그 이전에는 야생종 형태의 차가 있었고, 마실 수 있는 차의 종류는 많지 않았다. 타이완과 지리적으로 가까웠던 중국의 푸젠성이나 저장성에서 차를 가져오는 것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타이완에 차 산업의 기초가 형성된 것은 청나라 중기 무렵. 푸젠성과 샤먼 지구에서 타이완으로 이주해온 이민들이 무이산의 차나무와 재배 기술을 가지고 이주하면서 본격화됐다. 타이완 차농茶農들은 재배종 차나무를 본격적으로 재배했고, 동시에 차를 만드는 방법에서도 일정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타이완의 포종차包種茶와 동방미인東方美人 등은 중국과 다른 향미香味로 인기를 끌었다. 가령, 청향靑香과 달콤한 감칠맛 그리고 견실하게 생긴 찻잎의 외관 등에서 무척 매력적이었다.
현재 타이완에서 생산하고 있는 차 종류는 녹차를 비롯해 홍차와 오룡차, 그리고 포종차 등이 있다. 청나라 후기 무렵, 타이완에서 차 산업은 전체 생산과 수출에서 최대 품목이 됐다. 타이완 북부 경제의 발전을 촉진하는 동력으로서 훗날 타이완 문화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명차名茶

타이완 차의 독특함은 그들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음식문화에서 비롯됐다. 차의 기원과 지역적 분화 발전은 대개 지역의 기후와 음식이라는 상황과 밀접했다. 타이완의 위도와 고산高山 지구의 발달은 타이완 차 산업의 일차적인 조건이 됐고, 여기에 타이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문화가 결합되어 차 문화의 발전적인 변화를 앞당겼다.
현재 타이완은 자체 원주민이 있지만 인구의 85%는 중국 대륙에서 이주해온 이주민들의 후손이다. 타이완은 1624년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고, 1662년에는 명나라 유민들의 지배를 받기 시작했다. 다시 청나라의 직접 지배가 이어졌고, 청일전쟁 이후에는 51년 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2차 대전 이후 공산당에 쫓긴 국민당 정부가 통치했지만, 지금은 독립파인 민진당과 국민당이 서로 비슷한 세를 이루며 자본주의체제로 타이완이 운영되고 있다.
여러 국가와 민족에 의해 오랜 세월 지배를 받은 타이완 저변에는 오히려 문화의 다양성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타이완을 여행하다 보면 가게 간판에 영문보다는 한자를 쓰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은 이주해온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문화가 타이완에 유입되어도 자신들의 전통적인 사유 체계를 기반으로 외래문화를 흡수해 발전시키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다양한 문화와 어울릴 수 있는 타이완 차의 특징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고 본다.
타이완에서는 타이완 민중은 물론이고, 유럽인, 일본인, 중국인에게도 어울리는 종류의 차가 유행했다. 중국이 사회주의 집체생활로 시장에서 멀어질 때 타이완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어울리는 차 산업과 문화를 더욱 발전시켰으며, 녹차나 홍차도 개성 있는 모습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오룡차의 고향은 중국 푸젠성이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타이완의 오룡차가 더 알려지게 됐다
바쁜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 어울리는 타이완식 차 문화는 큰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버블티로 알려진 ‘쩐주나이차[珍珠奶茶]’이다. 여기에 차 기업이나 차예관의 경영이 현대적으로 진행되면서 차 전문 체인점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금은 이러한 차 체인점들이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타이완 차는 다양한 문화를 융화시키고 현대 생활과 호흡하는 차 종류를 개발했기 유명해질 수 있었다. 타이완의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차와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해도 좋을 것이다.


글 서해진(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 사진 티쿱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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