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쿱의 차 이야기 ⑨ 무이산 무이암차의 세계Ⅱ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차茶를 마시고 있지만, 차의 작용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차의 작용을 알기 위한 첫 단계는 시음이다. 차를 시음할 때는 건조된 찻잎 상태, 탕색과 향, 맛, 운치로 품평한다. 무이암차는 암골화향巖骨花香의 운치를 지녔다고 평가받는데, 그 운치는 몸 안에서 작용하는 기운이 좌우했다. 무이산 무이암차에서 시작된 우롱차의 두 번째 이야기.


청나라 황제 건륭이 순행巡幸을 자주 다닌 탓에 황제가 도성에 없는 시간이 잦았다. 이를 걱정하던 어느 신하가 그에게 우려를 표시하며 “나라에는 하루라도 지도자가 없으면 아니 된다.[國不可一日無君啊]”라고 말했다. 이에 건륭은 동문서답한다. “지도자는 하루라도 차가 없으면 아니 된다.[君不可一日無茶啊]” 건륭은 무척 차를 즐겼고 중요하게 여겼다. 수백여 수의 차시茶詩를 남기기도 했는데, 이 가운데 무이산과 관련된 <건양명사建陽茗事>도 있다.

“때는 봄날 아름다운 차가 무성하게 자라는 건양建陽, 무이 계곡에 푸른 차향이 떠오르네. 바구니 끼고 아름다운 물가에서 찻잎을 따는데, 천둥 치고 비 오기 전 차사는 더욱 바빠지네.[佳茗春深盛建阳 武夷溪谷挹清香 携筐采摘沿芳渚 雷后雨前事益忙]”

무이산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우롱차(Oolongcha) 혹은 오룡차烏龍茶 종류는 현대에 건강과 미용차로 알려져 있다. 소화가 잘되고 혈액순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타이완이나 일본에서도 그런 이유로 인기가 높다. 물론 우롱차를 마시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차를 마시는 근본적인 이유는 차가 몸 안에서 하는 쓰임새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면 무이암차를 비롯한 우롱차는 내 몸 안에서 어떤 작용을 기본으로 할까? 우롱차를 대표하는 상품 브랜드라면 ‘대홍포大紅包’라는 무이암차이다.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과거를 보러 가던 어느 서생이 무이산 근처를 지나다가 복통을 앓고 쓰러졌다. 그때 혜원사라는 절의 스님이 무이산 찻잎으로 만든 차를 서생에게 주어 서생의 복통은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서생이 앓은 병이 고창병蠱脹病이었다고 하는데, 당시 무이산 일대는 아열대 기후로 음식이 쉽게 부패하고 전염병도 잦은 지역이었다. 그런 곳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전시킨 생활의 지혜가 차茶라는 음료였다.

바위에서 자란 차나무, 풀림의 차가 되다

무이산에서 자라는 차나무 종류는 400여 종에 이른다. 이렇게 된 것은 독특한 토양과 기후 조건 덕분에 무이산이 송나라 시기부터 청나라 때까지 차를 황실에 공납했던 기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무이산은 토층土層이 얇아 양층壤層에 차나무의 뿌리가 바로 닿는다. 차나무는 토양의 조건에 무척 민감하여, 같은 차나무 종류도 어디에서 자라는 가에 따라 상품의 품격을 구분한다. 우롱차 품종 가운데 하나인 육계肉桂의 경우, 우란갱牛欄坑, 마두암馬頭巖, 무이산 주변 반암지구半岩地區 등 무이산 안에서도 각 산지에 따라 다르다.

이렇게 다양한 우롱차를 아우르는 특징은 풀림의 작용이다. 풀림은 오행으로 보면 ‘토土’에 해당한다. 흙은 모든 것을 받아들여 풀어주고 자라나게 하는데, 우롱차는 인체에서도 같은 작용을 한다. 즉, 우롱차를 즐겨 마시는 이유는 우리 몸을 풀어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동양의 인체론에서 가슴은 머리와 배를 연결하는 중간에 해당하며, 배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몸이 쓸 수 있는 에너지로 전환해 머리와 손발로 전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가슴의 상태는 언제나 소통되고 있다는 느낌이 유지되어야 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 때, 무이암차 한 잔을 권하고 싶다.


글 서해진(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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