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쿱의 차 이야기 ⑧ 무이산 무이암차의 세계Ⅰ

반발효차이면서 청차의 한 종류인 ‘우롱차’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우롱차에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폴리페놀, 카테킨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우롱차로 유명한 대만은 우롱차의 기원을 주장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사실 우롱차는 중국 푸젠성에서 생산되는 무이산 무이암차가 원조이다.
우롱차의 기원을 찾아 무이구곡을 품은 무이산으로 떠나보자.


대만을 찾는 여행객들이 늘면서 그곳을 대표하는 우롱차烏龍茶는 한국 차茶 소비자에게도 제법 익숙한 차가 되었다. 우롱차에는 잠자리 머리처럼 돌돌 말아진 차도 있고, 황제가 입던 홍포를 하사해 차나무 이름이 대홍포라고 불리는 차도 있다. 또 동방의 미인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았던 ‘동방미인’이라는 차도 우롱차이다. 그러나 우롱차가 어떤 차인지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우롱차를 우롱차답게 즐기기 위해선 우롱차가 어떻게 하나의 차류茶類로 독립하게 되었는지, 우롱차만의 성질과 특색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롱차의 기원, 무이산

5천여 년으로 추정되는 차의 역사에 비해 우롱차의 역사는 500여 년에 불과하다. 더욱이 우롱차의 기원에 대해서도 전설 같은 이야기만 전해질 뿐 확실한 기록이 없다. 그럼에도 분명하게 알려진 사실은 우롱차의 기원을 중국 푸젠성福建省 무이산武夷山으로 본다는 것이다.
‘우롱차’라는 명칭은 찻잎의 생긴 모양이 까만 용과 같다고 해서 우롱烏龍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고, 처음 우롱차를 만든 청년의 이름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다. 중국 차계茶界에서 우롱차는 하나의 별칭으로 여기고, 차 분류학에서는 청차靑茶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차 만드는 방법을 기준으로 육대차류六大茶類를 분류하는데, 녹차, 황차, 백차, 홍차, 청차, 흑차 등 여섯 가지가 있다.
우롱차는 녹차와 홍차 중간에 해당하는 중간 정도의 산화酸化발효 과정을 거친다. 즉 자연과 인공의 열을 이용해 찻잎이 지닌 수분, 엽록소를 중간 정도만 산화시킨 차이다. 녹차가 약弱발효차, 홍차가 강强발효차, 우롱차가 반半발효차이다. 제차방법의 구분이긴 하지만 차를 마시는 입장에서 보면 세 가지 차는 그 성질이 서로 다른 셈이다.

도교, 유교, 불교가 어우러진 무이구곡

우롱차처럼 홍차도 무이산에서 시작했다. 무이산은 어떤 곳이기에 우롱차와 홍차가 기원이 되고, 송대를 거쳐 청대까지 황실에 차를 공납하는 기지가 있었을까?
무이산은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붉은빛을 띠는 바위산 모양의 단하지모丹霞地貌에, 9.5㎞에 달하는 구곡계곡九曲溪谷을 중심으로 36개 봉우리에 99개의 이름 있는 바위들이 일체를 이루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하늘의 별자리가 내려온 것과 같았고, 도가를 비롯해 유가와 불가 등 많은 수행 터가 무이산에 자리 잡았다. 이러한 사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남송시기 주자朱子는 50년 가까이 무이산에 머물며 성리학을 정리하기도 했다.
무이산에서 우롱차와 홍차가 등장하기 전까지, 일반적인 차의 흐름은 약간의 살청殺靑을 통한 녹차류가 주류였다.
잎차 형태의 산차散茶도 유행했지만, 형태상으로는 덩이를 짓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다가 명나라 초기 덩이를 짓지 말라는 주원장朱元璋의 칙령이 계기가 되어 무이산에서 오랫동안 실험이 이어졌다. 긴 시간을 거쳐 산차로 마실 수 있는 여러 차가 생겨났고, 명말청초明末淸初 무렵 새로운 차류로 우롱차와 홍차가 등장해 청나라 중기 무렵에 상업적으로 성행했다.

우롱차를 대표하는 무이암차

무이산은 단일 지역을 기준으로 제일 많은 종류의 차가 생산되는 곳으로, 아직도 풍화 침식이 진행 중이다. 주변 반암半岩지구에서도 차나무 생장에 가장 적합하다는 난석爛石 형태를 자주 볼 수 있다. 관목종도 표토에서 암반층까지 뿌리를 내릴 수 있어 무이산 차를 ‘암운岩韻’이 깃든 ‘무이암차武夷岩茶’라 부르게 됐다.
과거 무이암차는 유명도와 비교하면 생산량이 적었기 때문에, 청나라 중기 무렵 무이암차를 대용할 목표로 자스민과 다른 지역 우롱차를 블렌딩한 자스민차가 등장하기도 했다. 다행히 중간발효 제차방법이 여러 지역으로 퍼져 지금은 광동과 윈난, 타이완에서 지역적 특색을 갖춘 우롱차가 생산·보급되고 있다. 우롱차를 대표하는 무이암차는 암골화향巖骨花香의 운치를 지닌다. 바위 맛과 꽃향기가 어떠한지는 찻자리에서 나누기로 하자.


글 서해진(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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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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