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쿱의 차 이야기 ⑥ 몸의 기운을 살려주는 차의 다섯 가지 성질

한의학에서는 ‘맛보다 기운을 중요하게 여기면 약이고, 기운보다 맛을 중요하게 여기면 식품’이라는 말이 있다. 음양오행陰陽五行에 근본을 두고 성질에 따라 약과 음식을 구분한 것이다. 약용에서 일상적인 음용으로 발전해온 차도 다섯 가지 성질로 이해할 수 있다. (편집자 주)


지금까지 차나무의 기원과 차의 어원, 그리고 찻잎으로 차茶를 만드는 제차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제차 과정을 기준으로 차를 녹차류와 흑차류로 나누었는데요. 발효식품인 김치에 비유해 겉절이와 김장김치로 이해했었죠. 전자는 찻잎이 지닌 성분을 가급적 유지하려는 차이고, 후자는 찻잎이 지닌 성분을 미생물로 숙성·분해시켜 섭취하려는 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녹차류는 수분과 엽록소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제거하는지에 따라 다시 약발효차인 녹차류와 완전발효차인 홍차, 중간발효차인 우롱차로 구분합니다. 이렇게 구분하기 시작한 시기가 대략 명말청초 무렵이니, 우롱차와 홍차의 역사는 500여년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청나라 중기에는 차가 상업적으로 성행하여 보이차가 황실에 공납되는 등 다양한 종류의 차문화를 꽃피우게 됩니다. 이제 자신에게 맞는 차를 즐기기 위해 차의 시원始原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

오행의 기운에 따라 차를 우리다

차가 우리 몸에서 하는 작용은 크게 다섯 갈래로 나뉩니다. 이 기준은 동양학에서 말하는 오행五行 원리를 바탕으로 한 분류이기도 하죠. 오늘날 오행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허무맹랑하고 비합리적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죠. 우주 삼라만상을 다섯가지 성질로 분류할 수 있고, 오행의 기운이 순환하여 인간과 자연사물이 상호작용한다는 이치는 동양의 오래된 지혜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옛사람들은 다섯 가지 성질을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라는 사물로 상징했습니다. 또한 오행에는 각각의 색깔이 있으며, 이 색깔 역시 일정한 운동성을 의미했죠. 오행 가운데 ‘목木’이라는 사물, 즉 나무는 상하운동성을 지닙니다. 우리 몸에서 상하 움직임이 활발한 녹차의 작용이 여기에 속합니다. 녹차는 이러한 성질에 맞게 작은 잎을 원료로 쓰고, 수분과 엽록소도 10% 정도만 제거하는 제차 과정을 거칩니다.
불은 위로 올라가는 성질을 대표합니다. ‘화火’라는 사물은 올림의 작용을 상징하는데, 우리 몸속에서 기운을 위로 올리는 것이 완전발효차인 홍차紅茶입니다. 현재 시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가 홍차인 것도 바쁜 현대인들이 필요한 각성효과를 내기 때문이죠. 카페인 성분으로 홍차의 각성 효과를 이해하는 것은 전체가 아닌 부분만 보는 접근법입니다. 다양한 성분이 모여 이루는 성질로 차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대지는 우리의 어머니라는 문학적인 표현도 있는데요. 동양에서 흙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풀어주는 기운을 상징합니다. ‘토土’라는 사물은 상징하는 풀림의 작용을 상징하고, 여기에 어울리는 차가 중간발효차인 우롱차입니다. 이런 차를 황차黃茶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금金’이라는 사물은 응축의 작용을 상징하여, 여기에 속하는 차를 백차白茶라고 합니다. ‘희다’는 의미가 담긴 백두산白頭山은 만년설산이라기보다 그 일대에서 힘이 집중된 산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겠죠. 마지막으로 ‘수水’라는 사물은 내림의 작용을 상징합니다. 옛날에 천지현황天地玄黃이라하여 하늘을 검다고 표현했죠. 보이차 같은 미생물발효차인 흑차黑茶가 이 성질에 해당됩니다.

내 몸에 맞는 차를 즐기다

차를 오행이라는 원리로 접근하는 것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아편전쟁 이후 유럽이 차 산업을 주도하고 근대에는 차 생산 대국인 중국이 공산화되어 이론적인 부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오리지널 차도 누구나 흔하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죠.
이런 현상은 차의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사람의 몸과 어울리는 체계를 갖추고 발전해온 차의 문화적 측면도 복원해야할 때입니다. 생활 속에서 몸의 기운과 맞는 차를 즐기는 것, 바로 ‘품격 있는 건강론’의 시작입니다.


글 서해진(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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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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