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쿱의 차 이야기 ⑤ 찻잎으로 차를 만드는 방법

한때는 귀족음료였던 차가 민차民茶, 즉 서민음료로 자리잡고 있다.
오리지널 차가 대중적으로 복원되는 상황에서 차 문화와 상식도 함께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오래 전부터 우리의 몸에서 이롭게 작용해온 차를 잘 마시기 위한 상식인 제차법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찻잎으로 차를 만드는 제차법製茶法에는 크게 두 갈래가 있습니다. 찻잎의 수분과 엽록소를 산화酸化시키는 방법과 미생물을 통해 찻잎 성분을 숙성·발효시키는 방법입니다. 제차 과정을 기준으로 차를 분류할 때 산화발효차와 미생물발효차로 구분합니다.
산화발효와 미생물발효라는 전통적인 분류법은 다시 분화·발전하게 됩니다. 산화발효차는 산화 정도에 따라 약弱, 중中, 강强 등으로 구분하면서 녹차 이외에 우롱차와 홍차 등이 등장하게 되죠. 미생물발효차도 발효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생겨납니다. 이러한 차의 구분은 우리의 김치에 비유하면 이해가 빠릅니다. 날것의 채소를 장기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도록 염장鹽藏해서 발효시킨 김치에는 푹 익은 것도 있고, 겉절이처럼 살짝 절여 곧바로 먹는 것도 있습니다. 전자를 흑차黑茶라 하고, 그 가운데 중국 윈난雲南 지역의 흑차를 ‘보이차’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즉석에서 만들어 마시기 위한 차는 산화발효차를 말하는데, 발생 기원은 바로 녹차綠茶입니다.

찻잎을 따고 말리는 제차 과정

제차制茶 과정은 어떤 차를 만들 것인지 목표를 세우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목표하는 차의 성질에 따라 맞는 원료와 제차 방법이 따로 있기 때문이죠. 첫 단계는 찻잎을 따는 채엽采葉에서 시작합니다. 원료인 찻잎은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한국에서는 찻잎의 여리고 굳은 정도에 따라 세작細雀, 중작中雀, 대작大雀 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윈난 지역에서는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좀 더 섬세하게 찻잎을 구분하기도 하죠.
채엽 이후 찻잎의 수분과 엽록소를 제거하는 본격적인 단계가 이어집니다. 차나무의 찻잎은 70%의 수분과 엽록소를 포함한 고형물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엽록소를 제거하고, 수분을 조절해 부패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엽한 찻잎이 부패되는 속도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열을 이용해서 제거 공정이 진행되는데, 말리는 ‘시들이기’와 덖어서 엽록소를 없애는 살청殺靑이 있습니다. 물론 수분과 엽록소를 제거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홍차의 경우에는 살청 과정이 생략되기도 합니다.
수분과 엽록소가 어느 정도 제거된 찻잎은 일정한 형태를 갖추고 숙성과 발효가 진행될 수 있도록 비비기(유념揉捻) 작업을 거칩니다. 그런 후에 완성품으로서의 차가 되기 위해 발효된 찻잎을 건조시키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연 건조나 홍배(烘焙, 향과 맛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완성된 찻잎에 불울 쪼이는 과정)를 통해서 말이죠.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열을 받은 찻잎을 안정화시키는 단계입니다. 마지막으로 포장된 차 제품을 창고에 보관하고 유통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이렇듯 찻잎이 차가 되는 것은 일정한 제차 과정을 거쳐야 하는 과학적인 일입니다. 여러 단계를 거친 차만이 사람의 몸 안에서 소화·해독·중화의 작용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린 찻잎을 딸 것인가, 아니면 굳은 찻잎을 딸 것인가. 찻잎의 성분 자체를 산화시킬 것인가, 아니면 미생물로 숙성시킬 것인가. 결국 어떤 차를 어떻게 즐길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차를 마신 문화가 지금까지 차를 발전시킨 동력입니다.


글 서해진(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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