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쿱의 차 이야기 ② 반사飯事와 짝이었던 차사茶事

중국에는 자극적인 향신료와 기름을 사용한 음식이 많다. 하지만 그런 음식을 즐겨 먹는 중국인들이 병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차 문화 때문이라고 한다. 약 5,000년 전부터 사람의 몸에서 기력 회복과 해독 작용을 담당하며 식사를 도왔던 차茶. 밥보다 차가 보약일지도 모른다. ‘아침 차 한 잔에 온종일 힘이 넘치고, 점심 차 한 잔에 일이 가뿐하며, 저녁 차 한 잔에 기운이 나서 고통이 사라진다’는 중국 속담처럼 차의 효능을 즐겨본다. (편집자 주)


음식과 짝으로 마신 차

만약 차茶의 본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면 차의 격格은 무엇으로 말할 수 있을까요? 차는 사람이 음미해야 품위가 드러납니다. 실재하는 사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이유가 더해져야 우리가 부르는 ‘차’가 됩니다. 즉 차를 마시는 이유가 차의 격을 만드는 것이죠. 중국 당나라 시대 차의 성인이라 일컬어지는 육우(陸羽, 733~804)는 차라는 글자를 처음 사용하며 《다경茶經》에 세계 최초로 차에 대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후 차 문화는 인간의 생활양식에서 하나의 영역을 차지했습니다. 식사문화처럼 독자적인 의례와 역사를 가지게 됐죠. 그래서 항다반사恒茶飯事라는 말이 있습니다. 찻물에 밥을 말아 먹듯이 아주 손쉽고 늘 있는 일을 뜻합니다. 승려들이 항상 차를 밥 먹듯 마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7세기 무렵 중국에서 불교와 함께 중국에서 유입된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조선의 불교 억압정책으로 쇠퇴했다고 보기도 합니다.
오래 전 소화와 해독을 위해 약을 대신해 밥과 함께 사용한 것은 차였습니다. 차는 약용에서 일상적인 음용으로 발전해왔죠. 밥 먹는 일과 관계된 반사飯事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었다면, 차사茶事는 그런 반사와 짝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음식은 우리 몸에 영양뿐 아니라 독毒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영양은 최대화하고 독은 최소화하기 위한 음식법이 개발돼왔습니다. 밥 먹듯 마신 차를 이용해서 말이죠.

찻잎이 오장육부를 돕다

동양 최초의 의약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차의 효능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신농씨가 백초百草의 맛을 보다가 72가지 독에 걸리게 되자 해독하기 위해 차를 마셨다고 하죠. 신농씨는 대략 5,500년 전에 활동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정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그는 우리 주변에 있는 초목들의 성질과 효능을 밝혀냈습니다. 《신농본초경》에 따르면 우리 몸에 해로운 것이 생기고 탈이 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섞어 먹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대개의 동물들은 자기에게 맞는 대상들만을 먹이로 취하는데, 인간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섞어 먹기 때문이죠. 그래서 음식과 함께 소화제 겸 해독제로 차를 즐겨왔습니다.
차의 격을 다시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내 몸에서 소화와 해독·중화를 하기 위한 생활음료라고 말이죠. 차는 몸 속 신진대사 및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 형태의 물질이 우리 몸에서 소화 과정을 거쳐 남아야 할 것은 남고 나갈 것은 나갈 때, 이 과정을 도와주는 음료가 차입니다. 차를 마시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차의 작용은 차나무의 찻잎에 달려있습니다. 차나무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시기적으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차나무는 학명 Camellia sinensis으로 미루어보아 동백나무(학명 Camellia japonica L.)가 변이되어 발생했다고 추측합니다. 차나무는 중국의 서남아시아를 기원으로 두고 긴 시간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윈난雲南과 꾸이저우貴州 등 서남쪽에서 자랐죠. 윈난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재배종 차나무의 수령이 3,200년이라고 하니, 야생 차나무가 버텨온 세월과 찻잎을 이용한 인간의 역사는 그보다 훨씬 길었으리라 봅니다. 이제 장구한 차 문화의 세계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글 서해진(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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