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초대석 – 김강미, 남정은 작가

과거의 틀 깨고 , 새로운 꿈을 향해


동덕여자대학교 미래전략융합대학원

제1회 민화학과 석사과정 졸업청구전 여는 김강미, 남정은 작가

2020년 국내 최초로 독립된 민화학과가 개설돼 화제를 모았던 동덕여자대학교.
오는 6월 민화학과 제1기생인 김강미, 남정은 작가가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석사과정 졸업청구전을 개최한다.
화창한 5월, 이들을 만나기 위해 시원한 분수가 솟아오르는 동덕여대 캠퍼스를 방문했다.

진행·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창작에 대한 갈증 해소해준
체계적 커리큘럼

문지혜
반갑습니다. 오늘 김강미, 남정은 작가님을 모신 이유는 오는 6월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여는 두 분의 전시 이야기를 듣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해당 전시가 동덕여자대학교 특수대학원인 미래전략융합대학원 내에 개설된 국내 최초의 민화학과 졸업청구전인 만큼 제도권 내 민화교육을 경험한 졸업생으로서의 소감, 경험담도 함께 듣기 위해서입니다. 대학원을 다니시게 된 계기, 제1회 졸업생으로서 전시를 여시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남정은
저는 학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2012년부터 취미 삼아 민화를 그리다가 2014년 금송 이영덕 선생님을 사사하며 본격적으로 전통민화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모사 작업도 즐거웠지만, 가슴 한 켠에는 저만의 민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죠. 때마침 지인으로부터 모교인 동덕여대 대학원에 민화학과가 개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대학원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시야가 넓어졌다는 걸 느껴요. 이승철 교수님의 수묵 수업과 한지 작업, 서용 교수님의 벽화 수업, 김민 교수님의 불화 수업 등 각계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앞으로 제가 가야할 방향을 찾을 수 있었거든요.

김강미
저 역시 창작업에 대한 목마름으로 대학원을 다니게 되었어요. 학부에서는 동양화를 전공했고, 2016년 홍익대학교 부설 미술평생교육원 민화 과정을 다니며 민화에 입문했어요. 당시 수업을 지도해주시던 송창수 교수님께서 민화학과가 신설된 대학원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셔서 학교에 지원하게 되었지요.
혼자서 작업할 때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김상철 교수님의 민화창작 세미나를 비롯해 다양한 이론, 실기수업을 듣다보니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요. 작품이 더욱 풍성해져가는 느낌이랄까요. 예전에는 민화를 그릴 때 종이 한 장, 붓 하나로 끝냈는데 이제는 주변의 사소한 것들조차 새로운 재료로 보이더군요. 물론, 지금 결과가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다음에는 이렇게 해보면 되지 않을까?’하는 아이디어가 샘솟아요.

문지혜
두 분 모두 학교에서 얻은 것이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만큼 학과 커리큘럼이나 졸업 요건 또한 꽤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시는 동안 힘들거나 아쉬운 점은 없으셨는지요?

남정은
무엇이든 생각하기 나름이겠죠. 저는 굉장히 즐겁게 공부했습니다. 애초 대학원을 입학할 때의 각오도 ‘후회 없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 배우자’였으니까요. 유별난 열정 덕분인지 졸업전도 제일 빨리 열게 됐고요(웃음). 특히 이곳 교수님들께서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끄집어낸다는 마음으로 수업하세요. 몰랐던 재료나 기법들을 하나씩 배워나갈 때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요. 과제가 많고 적고를 떠나 수업 내용을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봐요.

김강미
방금 남정은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교수님부터 열의가 넘치시다보니 학생들도 덩달아 열심히 작업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요청하는 내용을 모아 방학 때 특강을 만들어주실 정도니까요. 레이져커팅, 누드크로키, 천연염색, 한지프린트 등 작품에 적용하기 좋은 기법들을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하죠. 이러한 내용을 개인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면 별도의 비용도 발생하고 번거로웠을 거예요. 학교에서 제공하는 시설과 재료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편하게 작업했습니다.


실기실에는 작가별 자리가 배정돼 있다. 자신의 문자도 작품 앞에 선 남정은 작가


3년여 간의 실험 응축한 졸업전

문지혜
학생 못지않게 교수님들의 열정도 굉장하군요. 이런 분위기라면 정말 열심히 작업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지난 5학기 동안의 수업을 토대로 준비하신, 이번 전시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려요.

김강미
제 전시의 주요 소재는 ‘책거리’와 ‘분청’이에요. 둘 모두 당대의 흐름과 자유로운 조형미를 가지고 있지요.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은 바탕재예요. 수제한지를 격자모양으로 잘라 붙인 후지(厚紙, 수제 9합 합지)를 만들어 사용했어요. 종이 위에 선을 그려 곱게 채색하고 화려하게 표구하는 방식의 기존 매뉴얼을 벗어나 민화처럼 자유스런 맛을 내고 싶었어요. 바탕재 자체가 가진 미감도 조명하고 싶었고요. 아교와 먹을 활용한 찍기 기법, 한지부조 작업, 원단으로 만든 발 형식의 설치 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남정은
저는 그동안 화조도 위주의 전통민화를 주로 그려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문자도 창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과거 한자들은 글자이기 이전에 그림이었다고 하지요. ‘壽’, ‘福’ 등 민화에 자주 쓰이는 문자들을 회화적으로 표현하여 상형문자의 본질을 탐구하고 글자가 지닌 아름다움을 드러내보고자 했습니다. 수묵 기법을 활용하여 금박, 은니, 수묵 등 다양한 안료와 여백 간 조화를 모색하고, 색한지의 안료 농도를 조절하여 색이 변색하는 과정을 나타냄으로써 시간의 흔적을 표현해보려 했어요.

문지혜
말씀만 들어도 그동안 얼마나 고민하시며 준비하셨을지 알 것 같아요.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 혹은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강미
민화는 ‘복을 염원하는 그림’이자 ‘가슴 따듯해지는 그림’이잖아요. 작업을 하는 내내 그림을 보시는 모든 분들을 포함해 저 스스로의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일지 고민했어요. 주변에 흔히 있는 풍경, 실생활에서 찾아낸 이 소재들이 힐링의 시간을 선사해드리길 바랍니다.

남정은
문자는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전시에서는 ‘그림’으로 봐주셨으면 해요. 작품을 감상하실 때 ‘저게 무슨 글자지?’라고 생각하시기보다 화폭 안에서 다른 소재들과 어우러지는 하나의 형상으로 바라보신다면 보다 즐겁게 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책가도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강미 작가



문지혜
마지막으로, 혹시 제가 미처 여쭙지 못해 말씀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남정은
‘현대 민화의 중심은 동덕여대!’라는 말을 꼭 남기고 싶어요(웃음). 성심을 다해 지도해주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씀 전합니다. 멈춰있는 시간이라 불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원우들과 열심히 달려왔는데요, 어려운 시기에도 이만큼 노력했구나 싶어 굉장히 뿌듯합니다.

김강미
예전에는 막연히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것들을 실제 결과물로 표현해낼 수 있게 되니 작업에 더욱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탄탄한 실기, 이론 수업을 토대로 현대 민화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더욱 명확히 가늠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3년여간 동고동락한 교수님, 원우분들께 감사합니다. 얼마나 든든하고, 즐거웠는지 몰라요.

문지혜
두 분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대학원 진학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많은 분들께 오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는 6월 개최하실 졸업청구전 마무리 잘 하시고, 뜻깊은 전시 잘 치르시길 바랍니다. 이만 대화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덕여자대학교 미래전략융합대학원 제1회 민화학과 석사과정 졸업청구전
6월 15일(수)~6월 21일(화)
동덕아트갤러리 A, B홀(남정은), C홀(김강미)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