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민화협회 제3회 해외 회원전 <민화, 바람의 외출>

지난 11월 충북민화협회가 호주에서 회원전을 개최했다.
수많은 외국인과 교민들이 한국 전통의 멋과 색에 열광하는 모습, 호주 원주민 문화를 토대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와 이야기를 나눈 시간 등 매순간이 민화처럼 따스하고 소중했다. 그때를 추억하며 간단히 글을 적어보았다.


충북민화협회(회장 정필연)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1월 27일까지 호주 퍼스 프리멘탈 키도고 아트 하우스(Perth Freemental Kidogo Art House, 이하 키도고 갤러리)에서 개최한 세 번째 해외 회원전 <민화, 바람의 외출>은 말 그대로 바람의 외출이었다. 호수 서쪽 바닷가에 위치한 키도고 갤러리 주변에는 저녁이면 강한 서풍이 불어와 여기가 정말 호주인가 생각될 정도였다. 이번 회원전은 충북민화협회 회원인 테이샤(Taysia)가 고향인 호주쪽 갤러리를 수소문해 성사시킨 전시이다.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하는 테이샤는 우리 문화를 너무 좋아해 나의 화실에서 3년째 민화를 배우고 있다. 테이샤는 지금 첫돌을 막 지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호주로 돌아갈 예정인데 호주에서 민화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을 하리라 호기롭게 말하곤 한다. 연말마다 고향을 다녀오는 테이샤에게 ‘언젠가 호주에서 협회 회원들과 함께 전시할 장소를 알아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녀가 알아 본 갤러리 몇 군데 중 키도고 갤러리가 최종 낙점돼 충북민화협회 회원전 전시를 열게 됐다. 전시에는 10명의 회원들이 참여했으며 28점의 민화소품들을 선보였다. 마침 해외전이 개최되기 약 한 달여전에 테이샤가 한국에서 결혼식을 치렀고, 호주에서도 결혼식을 가질 계획이 있었기에 키도고 갤러리에서 웨딩파티겸 회원전 개막식을 열었다.
조안나(Joanna) 관장은 “키도고 갤러리 개관 이래 한국인들의 전시가 처음”이라고 했다. 관광지가 인접한 갤러리의 특성상 호주 현지인은 물론 교민, 관람객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았고 민화부채체험 프로그램의 반응도 좋았다. 특히 현지인들은 민화가 지닌 풍성한 색감에 대해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충북민화협회는 전시 기간 동안 출품작의 절반 가까이를 판매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국경은 달라도 전통을 사랑하는 마음은 하나

전시 5일째 되는 날, 한국에서 호주로 출발하기 전에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고 약속했던 루이스 토페(Louise Thorpe) 작가의 집을 방문했다. 루이스 작가는 호주 원주민의 토착문화를 베이스로 한 그림을 그리는데, 우리 민화작가와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루이스 작가의 집은 프리멘탈에서 1시간 정도 운전해야 다다를 수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했는데 공간 곳곳마다 그녀만의 예술적인 취향이 깃들어 있었다.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결혼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우리와 같은 민화작가들처럼 전업작가로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니 동서양 어느 나라나 작가들만의 고뇌, 그들만의 영역 안에서 예술적인 몸부림은 비슷한 듯 했다. 그러나 넓은 땅덩어리 속에서 생겨난 그들의 풍부한 감성은 좁은 땅에서 부대끼며 예술적인 삶을 꾸려나가는 우리들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고, 어떤 상황이든 자연스럽고 낙천적인 성향은 마냥 부럽기만 했다. 그녀는 호주 원주민의 토착문화에 대해 “시공을 초월한 채 면면히 흐르고 있는 옛 숨결과 사상을 진심으로 존중한다. 원주민들의 문화를 아끼고 지켜주며 더 나아가서는 호주만이 가질 수 있는 문화로 자리매김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이는 한국 민화작가들이 민화에 대해 가지는 생각과 같은 맥락이었다. 호주에서 작업을 하는 작가로서 한국의 민화가 호주에 어떻게 적응하고 현지인들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민화는 호주 문화와는 전혀 색다른 문화의 그림으로서 무한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호주에서 보낸 열흘의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과 민화로 마음을 나눌 수 있어 뜻깊다. 몇 년 후 호주로 돌아갈 테이샤, 민화작가로서 활동하게 될 그녀의 인생 2막이 그때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지면을 빌어 8박 10일을 함께한 충북민화협회 회원들과 팀을 이끄느라 수고한 정필연 충북민화협회 회장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글 박미향 작가 사진 정필연 충북민화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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