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전통민화그리기반 – 민화로 전하는 행복의 기운

충남대학교 전통민화그리기반
민화로 전하는 행복의 기운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전통민화그리기반은 개설된 지 10년이 훌쩍 지난 오랜 역사를 지닌 민화강좌다. 신한금 강사의 지도아래 30명의 수강생들이 매주 목요일 마다 모여 민화를 그리는 행복함을 마음껏 느끼고 있다. 봄철 활짝 핀 꽃처럼 화사함으로 가득한 그 현장을 찾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관록의 민화강좌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은 평생학습사회를 구현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이루고자 1998년 개설되었다. 생활교육과정, 전문자격과정, 특별교육과정, 학점은행제과정, 위탁교육과정, 온라인교육과정 등의 분야에서 연간 총 400여 개의 강좌를 운영하며 지역주민의 삶과 생애주기 교육의 어울림을 주도하는 중이다. 강좌는 연간 약 만 명의 인원이 수강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 속에 진행되고 있는데, 그 인기의 중심에는 전통민화그리기반도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처음 전통민화그리기반이 개설된 것은 벌써 10년도 훌쩍 지난 일이다. 당시만 해도 대전 지역의 대학 평생교육원에 민화를 가르치는 수업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만큼 수업은 타 평생교육원의 수업들에 비해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현재 전통민화그리기반 수업은 초·중급반과 고급반 두 개 반으로 나뉘어 열린다.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초·중급반 수업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고급반 수업이 진행된다. 개설 초기부터 지도를 맡았던 박효영 강사의 뒤를 이어 2009년부터는 신한금 강사가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각 반의 수강생은 15명으로 모두 합쳐 총 30명. 30대부터 70대까지의 여성이 주 구성원이다. 대부분이 취미생활을 목적으로 수업을 듣지만, 출신 초대작가가 10명에 달할 정도로 전문작가의 길로 향하는 수강생들도 적지 않다. 특히 젊은층의 경우 민화보급에 앞장서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 주민센터 등지에서 강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취미생활과 업, 두 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수업인 셈이다.


기초, 천천히 그리고 제대로


전통민화그리기반의 가장 큰 특징은 기초를 다지는 데에만 기본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기본을 중요시하는 신한금 강사의 지도방침이 담겨 있다.
“평생교육원에서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5년 이상까지도 수업을 듣기 마련이에요. 일반적인 문화센터에 비해 수강기간이 긴 편이죠. 따라서 아무런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이것 저것 그리기 보다는 기초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어요. 그래야만 나중에 수준있는 그림을 그릴 때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죠.”
신한금 강사의 말처럼 초보수강생의 경우 먼저 초·중급반에 소속되어 총 4학기 동안 민화의 기본을 익히는 시간을 갖는다. 먼저 1학기에는 연화도를 중심으로 오방색을 근간으로 한 전통의 색감과 바림방법에 관해 익히기를 주로 한다. 2학기에는 모란도를 통해 색감을 익히는 동시에 민화에 부여되는 의미에 관해 알아본다. 3학기에는 문배도와 같은 세화를 그리면서 생활민화에 관해 탐구하고, 방석이나 쿠션같은 생활용품에 민화를 접목해 본다. 4학기째에는신사임당의 초충도 8폭을 그리며 풀과 꽃, 벌레 등의 의미에 관해 하나하나 짚어본다.
이렇게 4학기에 걸쳐 기초를 다진 수강생에게는 고급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고급반에서는 화조도, 화접도, 용을 소재로 한 그림 등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작품을 그려볼 수 있다. 병풍과 같은 대작을 완성해 볼 수 있다는 것이 고급반 수업의 특징인데, 이에 더해 종이구기기나 스프레이기법, 소금기법, 호분기법 등 다양한 연출기법과 효과도 함께 익힐 수 있다. 또한, 소목, 오배자, 양파, 코스모스, 담배 등을 활용한 천연염색기법을 배워 직접 작품에 활용해 볼 수도 있다.


전시회와 공모전, 시선집중 대외활동


전통민화그리기반 수업을 듣고 있는 수강생들의 책상을 살피다 보면 독특한 종이 한 장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조색표다. 조색표는 주로 초·중급반의 수업을 듣고 있는 수강생들이 사용하는데, 이는 신한금 강사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초보자의 경우 단순히 눈으로만 보거나 한 번 경험해본다고 해서 조색의 방법을 완벽히 습득할 수 없기 때문에 조색의 과정이 담긴 표를 만들어 각자 기록하는 것. 작품마다 사용한 색을 종이에 칠하고 각 안료의 비율 등을 메모하는 것만으로도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데이터베이스가 된다고 한다.
전통민화그리기반은 수업시간에 작품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 민화를 알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의 수강생과 이전의 수강생들이 한데 모여 충청민향회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여는 것. 1년간 수업을 통해 얻은 배움의 결실로 마련되는 이 전시는 지역주민들의 호평 속에 매년 열리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4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열린 제3회 전시는 방석이나 커튼, 서랍장, 이불 등을 활용한 생활민화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우리 전통그림인 민화를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이 많았다고.
이러한 전시활동은 수업의 성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강생들의 친목과 팀워크를 다지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전시장에 걸린 작품을 보며 만족감과 성취감 느끼는 동시에 학습에 대한 동기도 얻을 수 있어 수강생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전시를 열 계획이다.
전시활동에 이어 공모전 참여도 전통민화그리기반의 빼놓을 수 없는 대외활동. 고급반을 수강하게 되면 상반기 1회,
하반기에 1회씩 작품을 출품하는데, 스스로의 실력을 체크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수업을 통해 쌓은 실력을 통해 꾸준히 공모전의 문을 두드린 결과 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우수한 성과를 거둔 수강생들이 벌써 여럿이다. 그동안 10명의 추천작가를 배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지속적으로 각종 공모전에 참여한 덕분이다.


민화는 행복 바이러스

신한금 강사는 민화를 배우는 시간이 수강생들이 진정으로 즐거운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수업에 임할 때 마다 수강생들에게 언제나 즐기는 마음을 잃지 말라고 강조한다.
어떤 스트레스도 압박도 없이 평온한 마음으로 그림 그 자체에 빠져들라는 것. 이를 위해 다른 이를 질투하거나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등의 행위를 일체 금할 것을 주문한다.
“누구나가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평생교육원을 찾았겠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면 되려 쫓기듯 수업에 임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일주일에 하루만큼은 수강생 자신을 위한 내면적 투자의 시간이라 생각하고, 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될 때 민화의 참다운 가치가 살아날 수 있다고 믿어요.”
이러한 신한금 강사의 가르침 덕분인지 교실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고 유쾌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기운속에 민화를 그리고 있는 수강생들의 표정은 높은 만족감에서 비롯된 화사한 미소로 빛나고 있었다.
어느덧 5년이나 수업을 들었다는 차웅철 수강생은 “민화를 그리며 마음의 수양이 되는 동시에 생활 속에서 만족감도 크게 느낀다. 수강생을 존중해주는 강사님 덕에 매 수업시간이 참으로 즐겁다”고 수업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4년 반 가량 수업에 참여한 한정애 수강생 역시 “각자의 능력에 맞춰 지도해주시는 지도강사님 덕에 큰 어려움 없이 민화를 그리고 있다. 민화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내면이 치유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3년차에 접어든 이경희 수강생은 “민화는 쉬운 듯 어려운 듯 미묘한 재미와 매력이 있다. 누구나 꾸준하게 열심히 하면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지만 신한금 강사는 자신이 수강생들에 비해 뛰어난 사람은 결코 아니라고 전했다. 단지 먼저 민화를 접했고, 오랫동안 그렸을 뿐이라는 것. 수강생들과는 단순한 사제지간이 아닌 동반자로서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또한 민화를 그리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작은 소망도 함께 전했다.
“민화는 행복 바이러스에요. 그리면서 내가 즐겁고, 내가 즐거우니 친구와 연인, 가족, 이웃도 즐거워지죠. 그렇게 주변의 모든 사람의 행복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민화가 가진 힘이라고 믿어요. 앞으로 민화를 그리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글 김영기 기자
사진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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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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