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숙 작가의 민화에세이 ㊱ 호랑이 이야기

<호랑이의 꿈>, 2021, 순지에 분채, 채색물감, 40×60㎝



오랜 역사 속에서 꾸준히 사랑 받으며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든 호랑이는
한민족에게 신수神獸로 상서롭고 길상적인 존재다.
그림은 ‘일월도’를 품은 호랑이로 군자君子가 되고 싶은 호랑이를 표현한 작품이다.

글·그림 최천숙 작가


호랑이의 꿈

호랑이 내려온다

높은 산, 깊은 숲속
천지를 울리는 소리

분홍빛 무궁화가
삼천리에 피었네

색동저고리 흰 옷 입고
‘아리랑’을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

검푸른 하늘에
태양과 달이
환하게 비추이고

오봉산 폭포수 아래
포효하는 호랑이의 꿈

무지개 선 자리에
적송赤松이 하늘을 향하고
희작喜鵲을 태운 호랑이
나타났다

태평성대를 이루리~

호랑이는 우리와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동물이다. 힘이 세면서도 인정 많고 위엄 있는 모습으로 한국 문화와 한국인의 모습을 대변한다. 1988올림픽에서 ‘호돌이’를 한국 마스코트로 쓰기도 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나라로 호랑이가 많이 서식하여 ‘호랑이의 나라’로 일컬어졌다. 지금은 호랑이가 산속에서 사라졌지만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사냥꾼에게 포획된 것이 마지막이었고 북한에서는 1993년까지도 호랑이가 있었다고 한다.
호랑이는 길이가 390㎝ 정도로 덩치가 크고 잘 발달된 근육과 균형 잡힌 몸매이며 늠름한 기품과 신령스런 자태로 백수百獸의 왕, 산군자山君子, 산신령山神靈으로 불렸다.
역사적으로 보면 건국신화에서 호랑이는 단군 환웅의 계율을 지키지 못했지만 곰이 이를 지켰다는 내용이, 《삼국유사》와 《고려사》 등에는 후백제 견훤이 호랑이 젖을 먹고 컸다거나 신라 진덕왕 때 알천공이 달려든 호랑이의 꼬리를 잡고 매쳐 죽였다든지 호경이 굴 안에서 자고 있는데 밖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왔더니 굴이 무너져 살았다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외 전통회화와 공예품, 고분과 사찰 등에도 호랑이가 그려져 있다.
호랑이는 힘이 세고 용맹하다. 배가 고플 때는 먹이를 잡아먹지만 배가 부르면 굶는다고 한다. 호랑이 울음소리만 들어도 대다수 동물들은 도망가고 어린 아이들은 호랑이란 말만 들어도 울음을 그친다고 한다. 병귀病鬼, 사귀邪鬼를 물리치는 힘이 있어 맹수의 모습을 한 호랑이 그림을 세화歲畫로 대문에 붙이기도 한다. 군대를 상징하여 무신武臣의 흉배胸背에 새겨지고 무반武班을 호반虎班이라 한다.
이야기 속에서 효와 보은의 동물로 묘사되거나 인간 사회를 질타·풍자하는 심판자, 건국을 도운 조력자, 영웅의 양육자 등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고분 벽화에는 사신도四神圖 중 하나로 서쪽을 지키는 수호신으로서, 사찰의 산신당에는 산신山神과 함께 그려졌다. 민화에서는 익살스럽고 친근한 모습으로 까치喜鵲와 함께 등장한다.
오랜 역사 속에서 꾸준히 사랑 받으며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든 호랑이는 한민족에게 신수神獸로 상서롭고 길상적인 존재다. 그림은 ‘일월도’를 품은 호랑이로 군자君子가 되고 싶은 호랑이를 표현한 작품이다.


최천숙ㅣ작가

(사)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 (사)한국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이다.
저서로 수필집《내가 행복할 때 그대는》이 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