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숙 작가의 민화에세이 ㉟ 네잎 클로버

<혜명 초충도>, 2021, 순지에 분채, 채색물감, 50×42㎝



클로버는 잎이 심장 모양으로 생겨 사랑과 행복을 상징하며 네잎 클로버는 십자 모양으로 악마를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온다고 한다. 실개천에 피어있는 꽃창포와 땅에 붙어 사랑을 보내고 있는 클로버를 그려 행복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나만의 초충도를 그려 보았다.
글·그림 최천숙 작가


문 밖으로 나오니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졌다. 다시 우산 가지러 올라가려니 약속시간이 급하고, 모자를 눌러쓰고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보도블럭 틈 사이에 민들레가 노란 꽃을 피우고 홀씨를 날린다. 작은 풀꽃들도 여기저기 피어있다. 나는 꽃을 보면 행복해진다. 꽃을 들여다보며 사진 찍느라 버스를 놓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급하다고 하면서….
버스를 기다리며 둘러보니 나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여인이 발밑을 응시하고 서 있었다. 작은 화단에 하트 모양의 토끼풀이 가득 피어 있고 잎더미 위로 동글동글한 흰꽃이 솟아올라 이슬 같은 빗방울이 스며들었다. 여인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클로버(토끼풀)을 보고 “네잎 클로버가 있어요?” 물으니 네잎 클로버 하나를 뽑아 나에게 주었다.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자리에 앉아 네잎 클로버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폰 카메라로 찍었다가 다치지 않도록 예금통장 사이에 펴서 넣고 접어 두었다. 잘 말려 보관해야지. 어릴 적에는 행운이 온다며 풀밭을 헤치며 네잎 클로버를 찾은 적이 있었지만 오랜만에 내 손에 쥐고 보니 더욱 반갑고 신기했다. 그녀는 “아까 그 자리에 많이 있어요” 말하고는 두어 정거장 가서 내렸다. 마스크 위의 눈길만 보았지만 갑자기 나타난 행운의 여신 같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네잎 클로버를 하나 더 찾았다.

사랑과 행운을 상징하는 클로버

물가에 많이 서 있는 버드나무 아래 갈대가 숲을 이루었다. 실개천이 작은 꽃들로 덮여 있고 분홍보라빛 꽃이 달린 토끼풀 아래 키 작은 흰색 토끼풀 꽃이 살랑거리는 바람을 타고 춤을 춘다. 사람들은 팔을 흔들며 큰 걸음으로 걷거나 종종 걸음으로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풀밭에서 꽃을 살펴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꽃, 나무, 오리, 철새, 물고기, 비둘기와 같이 어울리다 해가 져서 돌아오기도 한다.
클로버는 잎이 심장 모양으로 생겨 사랑과 행복을 상징하며 네잎 클로버는 십자 모양으로 악마를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온다고 한다. 행운을 의미하게 된 연유로 프랑스의 나폴레옹 장군의 일화가 전해진다. 장군이 전쟁 중에 알프스 산맥을 넘다가 발아래 있는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곤 신기해서 고개를 숙였는데 마침 그 위로 적군의 포탄이 날아가 생명을 구했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가길 소망한다. 불행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뜻대로 되지 만은 않는 것이 인생이다. 섭생을 잘하고 선행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기도하며 무사하기를 바란다.
민화에 그려진 옛 조상들의 삶을 보며 불행을 막고 행복을 불러들이는 방편을 알아가는 것도 흥미롭다. 이번 작품에서는 실개천에 피어있는 꽃창포와 땅에 붙어 사랑을 보내고 있는 클로버를 그려 행복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나만의 초충도를 그려 보았다.

최천숙ㅣ작가

(사)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 (사)한국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이다.
저서로 수필집 《내가 행복할 때 그대는》이 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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