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숙 작가의 민화에세이 ㉚ 복수초福壽草 필 즈음

정초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는 복수초는 이름 그대로 복과 장수를 의미한다.
그림에는 꽃과 더불어 ‘영원’을 의미하는 덩굴을 그려넣어 길상적 의미를 더했다.

글·그림 최천숙 작가


밤사이 눈이 내렸나보다. 개나리 담장 위에, 대추나무 가지 위에, 땅 위에 소복하게 쌓여있다. 올 겨울은 소한小寒을 전후로 눈이 자주 내렸다. 소한에 내리는 눈은 서설瑞雪이라며 눈을 맞으면 좋다고 한다. 소한에 춥고 눈이 오면 그 해는 풍년이 든다고 한다.
옛날 농경시대에는 농사가 잘 되어야 풍요로우니 자연에 의지했을 것이다. 햇볕과 비가 적절하고 재해가 나지 않아야 하므로 새해에 자연현상을 보고 한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을 것이다. 과학 기술이 발달한 현대의 경제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아직까지도 농사를 많이 짓는 시골에서는 수천 년 이어온 전통의 맥을 이어 정초 마을 어귀에 있는 고목古木에 새끼줄을 치고, 풍물놀이를 하며 한 해 동안 마을의 경사와 평안을 기원했다.
하늘이 맑아지더니 나뭇가지 위에 둥근 해가 걸려있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사방으로 찬란한 빛을 비추어 메마른 가지가 물을 먹고 대지를 덮은 하얀 눈이 녹아 촉촉한 땅위로 싹이 돋아나올 것 같다.
눈 속에서 꽃을 피우는 복수초福壽草는 얼음이 남아있는 땅에서 낙엽을 비집고 나오는 키 작은 노란색 꽃이다. 산 속 숲길을 걷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 소박하고 귀여운 꽃으로 무리 지어 피어 제일 먼저 봄소식을 알려준다. 복수초는 눈 속을 뚫고 꽃을 피우므로 기운이 충만하고, 꽃이 황금빛 잔처럼 생겨 복을 담을 수 있다고 보았는지 복福과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새해 들어 가장 먼저 꽃이 핀다고 원일초元日草라고도 한다.

겨울 끝자락에
눈이 내려 와
산속 숲길 마른 잎 사이에
등불 같은 꽃무리
황금빛 꽃이 피어난다.
언 땅을 뚫고 힘차게
봄기운을 불어 주는
복스러운 복수초
황금 잔을 부딪치며
Adonis
영원한 행복을 위하여!

설날 지나고 복수초 찾으러 산속 숲으로 가봐야겠다.
‘새해 복福 많이 받고 장수長壽하세요.’
그림에는 복수초福壽草를 소재로 덩굴과 함께 그려 영원함이란 의미를 더했다.


최천숙ㅣ작가

(사)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 (사)한국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이다.
저서로 수필집 《내가 행복할 때 그대는》이 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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