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숙 작가의 민화에세이 ㉙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1년 세화를 그려 보았다. 먼저 밝은 해를 그리고, 호랑이와 까치를
풍물놀이패와 함께 그려 새해에는 전염병도 물러가고 경제도 좋아져
건강하고 평안한 한해가 되기를 소망하였다.

글·그림 최천숙 작가


아침에 블라인드를 올리면 나는 먼저 해를 찾는다. 해의 위치를 보고 시간을 대략 맞추기도 한다. 우리 집에서 정오 무렵까지는 해가 보인다. 나뭇잎이 떨어진 가지 사이로 해가 비치는데 파란 하늘에 햇살이 찬란하게 사방으로 퍼지는 모양이 아름다워 이리저리 쳐다보고 나면 한동안 잔상이 남아있다. 지는 해는 산책길에 서쪽하늘에서 본다.
이른 아침에 해와 반대쪽에 둥근 달이 걸려있다. 빛나지 않는 하얀 달이 겨울나무 가지 위에 떠있다. 해와 달, 소나무와 까치, 호랑이가 그려진 민화가 떠오른다. 손자 둘을 어린이 집에 데려다 주려고 모처럼 운전대를 잡았다. 딸에게서 전화가 온 날은 밤잠을 설친다.
2020년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온 세계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경제도 나빠지는 등 불행을 겪은 해였다. 개인적으로 우리도 운수 나쁜 해였으나 액땜했다 생각하고 훌훌 털어 잊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코로나19를 정복하고 경제도 회복하여 세계 10위권의 경제 진입을 자랑하던 그 시절이 돌아오면 좋겠다. 새해 전날 그믐밤부터 날을 새며 해 뜨기를 기다려야겠다. 눈썹이 하얗게 새지 않게 무얼하며 날을 샐까? 고요한 음악을 들으며 세화歲畵를 그려야겠다. 나쁜 운수[厄]는 물리치고 좋은 운수[福]를 들어오게 하는 호작도虎鵲圖를 그려 현관문에 붙여야겠다.

평안한 새해 기원하며 대문에 붙인 세화

세화는 고려시대부터 전해진 풍습이다. 조선시대에는 세화문화가 궁중에서 시작되고 민간층으로 확산되어 20C 초반까지 지속되었다. 왕들은 새해에 종친이나 신하에게 세화를 나눠주며 행복한 한 해 보내길 축원하였다.
그림은 불행을 물리치고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벽사적辟邪的이고 기복적祈福的 성격을 띤다. 역귀疫鬼를 쫓는 벽사신神인 처용과 도교의 신선, 민간에서는 호랑이, 닭, 해태모양의 사자, 개 등을 그렸다. 삼재三災가 든 해에는 매 그림[鷹圖]을 붙였다. 세화는 새해 첫날 문짝에 붙인 그림이라하여 ‘문배도門排圖’라고도 한다. 새해를 송축하기 위해 장생도나 화조도 같은 길상화를 주고받았다.
2021년 세화를 그려 보았다. 먼저 밝은 해를 그리고, 호랑이와 까치를 풍물놀이패와 함께 그려 새해에는 전염병도 물러가고 경제도 좋아져 건강하고 평안한 한해가 되기를 소망하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최천숙ㅣ작가

(사)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 (사)한국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이다.
저서로 수필집 《내가 행복할 때 그대는》이 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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