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숙 작가의 민화에세이 ㉕ 해를 품은 연꽃

연꽃은 진리의 탄생처로 태양의 에너지로 창조되고, 피고 지고
재생하며 하루하루가 영원으로 이어진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연꽃에는 우주 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진리가 담겨있다 하여 태양과
연꽃을 하나로 보았다. 연꽃은 창조와 재생, 부활과 영생의 상징이다.

글·그림 최천숙 작가


산등성이 너머
까만 하늘에 붉은 기운이 우러나더니
이글거리는 태양이 솟아오르니
아침이 환하게 밝아온다
매일 매일이 다른 하루
하루에도 피고 지는 꽃처럼
삶과 죽음도 하나로
순환하며 재생하고 영원하리.

연꽃지에 밝은 태양이 비치면 푸른 하늘이 떠오르고, 연꽃이 해를 품으니 꽃잎이 열리며 노란 연과가 보이도록 활짝 피어난다. 큰 꽃이 신비하도록 아름답다. 은은한 향을 찾아 벌이 날아들고 때 이른 잠자리가 빙빙 돈다. 긴 부리를 가진 물총새가 날아와 연밥을 쪼아 먹을지도 모르겠다. 청결하고 고귀한 연꽃을 피울 많은 씨앗이 열린다. 푸른 연잎의 물결 위로 꽃이 솟아오르고 떨어진 꽃잎 속의 연밥에 씨가 가득하다. 씨가 떨어져 또 꽃이 피고 지고…꽃과 열매가 함께 달려있다.
연씨는 천년이 넘어도 발아한다고 한다. 2009년 함안 성산산성 발굴시 700년 동안 땅 속에 있던 고려시대 연꽃 씨앗이 발견되었다. 싹을 틔워 꽃을 피웠는데 홍색의 연이 피어 연꽃공원을 이루었다. 이 꽃은 다른 연꽃보다 꽃의 길이가 길고 색이 화려하며 아름답다. 함안의 옛 지명이 ‘아라가야’라 이곳에서 발견한 연씨로 피운 꽃을 ‘아라홍연’이라 부른다. 연꽃은 아침에 활짝 피었다가 오후에는 꽃이 서서히 닫히며 봉오리가 된다. 빛의 양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꽃모양이 달라진다. 밤에는 꽃잎을 오므렸다가 아침에 새로 피어난다. 해가 빛을 비추면 만물이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며 빛을 거두면 생명이 잠들어 휴식한다. 창조와 재생을 반복하며 순환하는 것이 진리이다.
고분 벽화나 공예품, 궁궐이나 불교 사찰 등에는 연꽃이 많이 그려져 있는데 연꽃의 고귀함도 있지만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의미도 있다. ‘연화화생蓮花化生’이란 연꽃 속에서 만물이 탄생한다는 말이다. 심청이도 장화홍련이도 연꽃 속에서 환생하지 않았던가.
연꽃은 진리의 탄생처로 태양의 에너지로 창조되고, 피고 지고 재생하며 하루하루가 영원으로 이어진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연꽃에는 우주 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진리가 담겨있다 하여 태양과 연꽃을 하나로 보았다. 연꽃은 창조와 재생, 부활과 영생의 상징이다.
작품에서 중앙에 있는 금빛 도상은 해를 상징하고 연蓮을 대칭으로 그려 해와 연을 하나로 우주 창조와 생성, 재생과 영생 즉, 불멸을 표현했다. 연꽃은 꽃 중의 군자君子이고 장수長壽와 다산多産을 염원한다.


최천숙ㅣ작가

(사)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 (사)한국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이다.
저서로 수필집 《내가 행복할 때 그대는》이 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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