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숙 작가의 민화에세이 ㉔ 행복하세요

민화에 등장하는 전통도상은 행복과 부귀 등 우리네의 오랜 염원을 뜻한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사랑하는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작품을 그려보았다.

글·그림 최천숙 작가


깜깜한 꿈속이 환해지며
반짝이는 하얀 빛이 내리고
두 손으로 천도天桃를 받아들었다.

아들이 결혼 후 11년 만에 딸을 낳았다. 복숭아처럼 통통하고 분홍빛 볼을 가진 손녀이다. 이제 두 돌이 되어 서투르게 말도 하고 혼자 걸어 다닌다. 엄마가 출퇴근하며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온다. 직업을 가진 여성이 육아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어린 아이들은 가정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길러진다. 가정과 학교의 협력 속에서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야 할 텐데 걱정이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교육환경은 때에 따라 달라진다. 그 시대의 사상이나 가치관에 따라 교육목표가 달라지고 역사가 다르게 해석되니 어떻게 해야 할지…. 어린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소원한다.

전통도상에 담긴 행복

장을 보려고 동네 재래시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꽃을 보거나 쇼 윈도우도 들여다보고 하느라 늦게 시장에 도착할 때가 많다. 약국 앞을 지나다 큰 화분에 달려 있는 노란 열매가 민화에서 본 불수감과 비슷하게 생겨 이리저리 돌아보며 사진을 찍어 두었다. 불수감佛手柑은 감귤나무의 변종으로 열매 모양이 부처님 손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겨울에 익으면 황금색을 띠고 끝 부분이 손가락처럼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레몬과 비슷한 향이 강하다. 불교에서 천 개의 손과 눈을 가진 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菩薩을 칭송하는데 관세음보살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고 자비로움으로 세상을 구제하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의 원력을 지녔다. 중생을 일깨워 제도하고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해탈하도록 한다. 칭념을 통해 자비로운 원력願力이 작용하고 소원을 성취하도록 해준다. 불수감은 부처의 손가락을 닮아 불수佛手라 하고 불佛이 복福과 한자어 발음이 비슷하다고 하여 행복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래서 불수감은 도자기, 단청, 민화, 허리띠, 주머니, 노리개 등에 길상도안吉祥圖案으로 쓰여 길리吉利를 의미했다. 그 외 전통적으로 내려온 도교적 사상으로 삼다三多사상 즉, 다복多福, 다수多壽, 다남多男을 상징하는 복숭아, 석류 등이 우리 전통그림 속에 등장한다. 불수감 나무를 구입하여 금빛 불수를 보며 향기 가득한 차茶를 마시며 행복에 젖고 싶다. 불수감과 천도와 함께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을 그려 화제를 행복도幸福圖라 붙이고 건강하고 복된 삶을 살아가길 축원해 본다.


최천숙ㅣ작가

(사)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 (사)한국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이다.
저서로 수필집 《내가 행복할 때 그대는》이 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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