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숙 작가의 민화에세이 ㉑소통의 부재

코로나 사태로 요즘엔 서로 손 맞잡고 이야기 나누는 것조차 쉽지 않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세화로 까치호랑이 그림을 내걸어 액운을 내쫓고 반가운 소식을 고대했듯,
나 역시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라며 현대판 세화를 그려보았다.

– 글·그림 최천숙 작가


<소통하지 못한 여론> – 최천숙

90도 공수拱手 배拜를 한다
사거리에서
마주 오는 차를 향해
동서남북으로 돌아간다
정수리가 보이도록 고개를 떨구고
용서를 구하는가
더 낮게 낮은 자세로
수행을 하는가
겸손과 섬김의 미덕인가
진심으로 성의를 다해야지
표를 받을 수 있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
민을 섬기는 민의 시대가 절정에 달한 듯하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다
하늘은 보통사람을 사랑한다
왜냐하면 보통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대세大世는 도도하게 흘러간다

바른 길이든 바른 길이 아니든
興할 길이든 亡할 길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민의 선택을 100% 반영한다
경선을 여론 조사 만으로 한단다
맞다 아니다는 반대말이지만
시대와 사람에 따라 구분이 되지 않기도 하다
원래 모든 것은 분별이 없다고 했다
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만나서 소통하여 친해져야 한다
두 손 잡고 대화하고 큰 절도 해야 한다
인물은 좋으나 친분이 없어서 인지도가 떨어지네
설상가상으로 소통길이 끊어졌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내려와
마스크 하고 사회적 거리를 두라고 한다
선거에는 신인이라 부지런히 다녀도 모자란데
하늘이 도우지 않는구나
운칠運七기삼氣三 이라는데…


*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
1863년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한 유명한 말
하루빨리 소중한 일상을 되찾길

지난 4월 총선은 끝났지만, 코로나19의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소통이 상호 단절된 듯한 어수선한 시국이 얼른 진정되길 바라며 ‘까치와 호랑이’를 모티브로 작업해보았다. 까치와 호랑이 그림은 민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 그림으로 정초에 ‘액운을 막아 주고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며 연하장인 세화로 많이 사용되었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듯 까치는 반가운 소식인 복福을 알려준다. 호랑이는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로 우리 민족과 오랫동안 함께하여 친근하고, 신분의 격차를 넘어 민족전체가 좋아한다. 용맹하고 영험한 힘으로 액막이, 수호신, 무관의 상징이다. 민간에서는 호랑이의 과장되고 해학적인 얼굴로 양반을 풍자하고 재미를 주었다. 호랑이의 얼굴에 그 시대 사람들의 표정이 담겨있다.
위의 그림에서 까치와 호랑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마스크를 하고 서로 외면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상호 소통하지 못하는 현재의 시국을 의미한다. 코로나란 라틴어로 태양을 칭하는데, 바이러스 형태가 태양 주변으로 뻗어 나가는 형상이 왕관의 모양과 닮았다고 코로나라 하고 2019년에 발생하여 ‘코로나19’라 부른다고 한다. 작품에는 바위와 불로초인 영지, 소나무 등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물질을 함께 그려 넣어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건강한 삶을 이어가자는 뜻을 담았다.
연구진이 전염병의 치료제와 백신을 하루속히 개발하여 이 시국이 하루빨리 진정되기를 기원한다. 손잡고 대화나누는 평범한 일상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이 그림이 세화의 성격을 넘어 현시대를 담아낸 독자적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최천숙ㅣ작가

(사)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 (사)한국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이다. 저서로 수필집《내가 행복할 때 그대는》이 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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