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숙 작가의 민화에세이 ⑬ 모두의 행복을 지켜주는 수호신

정성껏 작업한 작품이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그림이 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이번 시간에 소개할 작품은
고구려 벽화와 백두산 여행을 모티프로 그린 그림으로, 지난 6월 개최된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에서 판매됐다.
그림 속에서 작가와 관람객의 마음이 상통한, 그 기쁜 순간을 다시 떠올려본다.


어느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인상 좋은 남자분이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 듯 미소를 띠며 “그림이 순수하고 밝아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기분이 좋아졌다니 저도 무척 기뻐요.”
서울 무역 전시장 SETEC에서 제3회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가 열리고 있었다. 개인 부스전과 단체 부스전 그리고 (사)한국민화협회 회원전이 함께 열려 약 2,0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 대규모 전시회였다. 그 외 특별전시 부스, 체험 존, 대표작아트상품, 인테리어 소품, 공예품 등이 판매되는 민화인의 축제의 장이었다. 유월의 빨간 장미와 하얀 백합이 고운 향기를 피우는 축하 화환이 줄지어 서있고, 작가들이 저마다 부스를 꾸미고 잘 보이는 곳에 작품을 걸어두었다. 소품과 공예품을 만들어 함께 선보인다.
머플러, 장신구, 생활용품, 학용품 등 구성도 다양하다. 목요일 오후에 개막식을 하고 주말 일요일까지 행사는 나흘간 열렸다. 나는 월간<민화>의 ‘민화 에세이’ 연재로 그려 두었던 그림을 10작품 정도 내다걸었다.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는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많았다. 한 관람객이 가족들과 함께 왔는데 첫 번째는 부인과 함께, 두 번째에는 두 딸에게 보여 주더니 세 번째로 방문할 때는 자기가 이 그림을 사겠으니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지 말라며 성함과 전화번호를 방명록에 쓰고 돌아갔다.

작가의 이야기가 관람자의 마음에 와닿는 기쁨

그가 점찍어둔 그림은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사신도四神圖 중 동쪽을 지키는 청룡을 소재로 하여 그린, <수호신(東)>이란 작품이다. 여의주를 가지고 하늘을 나는 청룡 위에 아이 셋이 타고 있고, 아래쪽에는 민족의 영산靈山인 백두산 천지를 그렸으며 고산지대에서 피는 노란색꽃을 그려 넣었다. 그리고 해 뜨는 동쪽을 의미하며 떠오르는 해를 그렸다.
예전에 우리 가족은 중국 쪽에서 백두산 꼭대기에 있는 천지를 보러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천지 아래까지 차로 지그재그 오르는데 들에 드문드문 피어 있던 금빛의 키 작은 꽃이 인상적이었다. 산꼭대기에는 기후 변화가 심해천지를 제대로 보는 것이 어렵다고 했지만 우리는 천지에 비친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보고 흐뭇해했다.
그는 자녀 셋 중 맏이가 아들인데 그림을 그 아들에게 선물할 거라며 행복해했다. 태몽으로 용꿈을 꾸었는데 그림이 밝으면서도 힘이 있다며 마음에 들어 했다. 나도 아드님이 잘 자라 큰 인물이 될 거라며 축복했다. 그림이 임자를 제대로 만나 가는 것 같아 고맙고, 그들에게 좋은 빛이 되어 행복해지길 바랐다. 과거 몇몇 친척이나 지인에게 그림을 선물하거나 판매한 적이 있으나 모르는 사람에게 판매해보기는 처음이라 기쁘기도 하고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림은 예술성이 있어야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대중성을 띠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밝고 좋은 기분을 주는 그림으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편안하고 아름다워졌으면 한다.


글·그림 최천숙((사)한국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한국수필가문학가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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