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숙 작가의 민화에세이⑩ 북쪽 하늘

따뜻한 봄날 아름다운 꽃이 피고 지듯, 탄생과 죽음은 순환하며 우리네 삶을 이룬다.
이번 작품에서는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그려보았다.
그림을 그리며 생사로 이뤄진 대자연의 이치를,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았다


어둠속에서/ 환하게 열리는/ 눈처럼 반짝이는/ 찬란한 빛
서왕모가 내린/ 반도蟠桃를/ 두 손으로 받아 품었네
새해 아침/ 기쁜 소식 가져온/ 흰 눈 위의 까치
매미소리/ 녹음 속에서/ 가득하던 날
하늘에서 내려온/ 내 어머니 닮은 아기
오랜 소망 이루다.

아들이 결혼 11년 만에 딸을 얻었다. 나는 친손녀를 얻었다. 기쁘고 기쁘다. 자리에 누워 계신 엄마의 귀에 대고 손자를 소원 했더니, 엄마를 닮고 나를 닮은 듯한 손녀를 내리셨다. 며느리가 미국까지 가서 박사학위를 받아 오느라 긴 세월을 보냈으나, 이제 자녀를 둠이 당연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자연스레 받아들인 듯하다.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시고, 손녀는 세상에 태어났다. 이렇듯 삶에서 생사生死는 하나이고 순환한다. 어머니의 연화화생蓮華化生을 염원하며, 반짝이는 눈을 가진 손녀를 떠올리면 행복하다. 인간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딸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나는 손자 손녀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그들은 나의 가장 큰 기쁨이다.

다시 피어나는 꽃을 맞이하며

팡! 팡! 팡! 사방에서 꽃망울 터지는 소리. 부슬부슬 내려 온 봄비를 머금고 있다가 푸른 하늘 위에 꽃을 피우고 있다. 꽃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 분홍빛 하얀 꽃나무가 환한 낮을 빛나게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꽃이 지는 것을 보면 애틋한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이번 작품에서는 우리의 전통 미술에서 나오는 사신도四神圖를 참고하여 동, 서, 남, 북 사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을 그려 보았는데 마지막으로 북쪽을 지키는 현무를 나의 생각을 넣어 창작해 보았다. 현무는 거북과 뱀으로 그려지는데 여기에 뱀을 누런 구렁이로 표현했다. 뱀의 신성神性은 불사不死인데 이는 선조들이 뱀이 허물을 벗는 것을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뱀은 예로부터 재생과 불사신의 상징으로 숭배됐다. 또한 태양의 에너지로 피어나는 연꽃을 현무 위에 올리고 연화화생 하는 여인에게 귀한 신분을 뜻하는 큰 머리를 올리고 당의를 입혔다. 그리고 북쪽하늘에 있는 별자리인 북두칠성, 북극성이 빛나는 작은곰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를 그려 넣었다.
그림을 통해 순환과 재생을 거듭하는 자연의 이치를 표현하며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임을,
삶과 죽음은 하나임을 생각해본다.


글·그림 최천숙((사)한국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한국수필가문학가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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