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거리 Today 작가 곽수연 – 우화寓話같은 그림, 인간을 들여다보다

월간<민화>가 주최한 <책거리Today> 전시에서는 고전적 미감을 바탕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이 현대인의 감성에도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대민화의 발전상과 한국적인 그림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던 전시장에서 두 번째로 만난 작가는 반려동물과 민화적 요소를 융합하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곽수연 작가이다.


월간<민화>가 ‘민화 Today’시리즈의 첫 번째로 기획한 <책거리Today> 전시장에 걸린 한 작품에는 겸재 정선이 금강산을 유람하고 그린 백천교의 경치가 책거리 안에 펼쳐져 있다. 양옆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화면은 가운데 부분이 돌출된 듯한 착시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은 곽수연 작가의 <Utopia(백천교)>이다. 전통적인 책거리의 일점투시도가 아닌 이점투시도법을 적용하고, 서가와 자연산수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점에서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다는 평이 많았다.
“그동안 책거리를 배경으로 개가 등장하는 한국화를 그려왔는데, 장르를 떠나 책거리라는 공통점으로 민화 작가분들과 전시를 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더욱이 이번 전시는 궁중화 책거리와 민화 책거리에 관해 깊이 이해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곽 작가는 한성대학교 회화과(한국화)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0여년 넘게 반려동물을 주요 소재로 작업하며 조선시대 영모화에 많이 쓰인 구륵전채법과 수묵몰골법을 현대적인 감각에 어울리도록 연구했고, 옛 선조들이 자연을 가까이 하려 했던 마음을 작품 속에 표현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녀의 작품세계는 석사 과정을 마칠 즈음 배운 전통 진채 기법으로 자신만의 색감을 시도할 때 크게 변했다. 또한 작품 주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책거리와 십장생도를 차용하여 보다 진중한 태도로 민화에 담긴 정신의 내면화를 갈구하고 있다.

진정한 인간다움에 대하여

곽수연 작가는 대통령의 반려견을 그린 로 유명세를 타기 훨씬 전인 2007년부터 반려동물과 민화적 요소로 구성한 작품을 다수 선보였다. 특히 사람에게 길들여져 주인의 취향과 표정을 따라하는 ‘개’는 곽 작가의 작업에서 인간사회를 투영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그녀는 애견 인구 천만시대를 맞아 개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달라지는 현상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주제의식과 민화의 해학이 닿아있다고 깨달았다.
“동물적 본능을 잊고 의인화된 개의 모습에서 우리가 외면한 현실을 떠올리면 서글퍼지기도 해요. 개의 형상을 그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관계의 단절과 인간다움에 대한 성찰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작가의 손을 거친 동물들의 눈빛에는 서로 소통하고 싶지만 거절이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인간의 양가적인 심리상태가 잘 드러난다. 동시에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동물을 묘사하여 그보다 못한 사람들을 풍자하기도 한다. 앞으로 인간을 동물적인 세계와 이어주는 12지신 모티프를 확장시켜 사람의 성격을 탐구하고 싶다는 곽수연 작가. 그림으로 타인과 교감하는 그녀의 작품세계는 현재진행형이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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