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 정숙훈 제2회 개인전 – 색이 주는 즐거움, 그림과 마음 사이를 오가다

여러 빛깔로 아롱진 구름, 채운彩雲. 옛 사람들은 채운을 상서로운 구름이라고 했고, 큰 경사가 있을 징조로 여겼다.
하늘에 흘러가는 오색찬란한 기운을 붓끝에 모으듯, 민화를 그리며 자신의 색깔을 자연스럽게 내고 싶다는 채운 정숙훈 작가의 전시를 소개한다.


수원에서 채운민화회를 이끌고 있는 채운 정숙훈 작가가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경기 수원시 송죽동의 수원미술전시관에서 두 번째 개인전 <화병 속에 담은 소망>을 개최한다. 첫 개인전 이후 7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송하맹호도, 화병도, 공작봉황도, 쌍용도, 가응도, 책가도 등 재현·창작민화 40여점과 민화 소품을 선보인다.
“마음에 일어난 즐거움을 화폭에 옮기고, 생활과 동떨어지지 않는 민화를 그리기 위해 그림은 물론,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개인전은 저만의 색감을 발현시킨 작은 크기의 작품을 갈무리해서 준비했습니다.”
정 작가는 <송하맹호도>와 <행복여해幸福如海>를 전시의 대표작으로 꼽았다. 나쁜 것을 보내버리고 좋은 것을 불러들이는 그림의 의미가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재현한 <송하맹호도>에는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만 같은 맹수의 기세가 느껴지도록 호랑이 눈과 털 묘사에 공을 들였다. 옻지에 작업한
<행복여해>는 달이 뜬 밤바다 위로 꽃과 나무의 변화무쌍함을 강조하여 평온하고도 역동적인 행복의 속성을 표현한 작품이다. 한국민화뮤지엄 소장의 <화조도>에서 구도와 도상을 차용하고, 민화의 <락도>에 나타난 활달한 필치와 푸른 색감을 한 화면에 모았다. 더불어 전시제목으로 사용한 작품 <화병 속에 담은 소망>은 우리 달항아리에 수수한 구절초를 가득 꽂아 작가가 지닌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의 미학을 잘 보여준다.

검이불루 화이불치, 더하고 덜함이 없는 매력

올해로 12년째 민화를 그리는 정숙훈 작가는 2007년 송현 안옥자 작가를 사사하며 민화에 입문했고, 송창수 작가에게 지도를 받으며 작품세계를 견고히 다져나갔다. 5년 전부터 수원 곡반정동에서 채운민화교실을 운영하며, 작년 4월에는 채운민화회 회원전 <화이불치華而不侈>와 <중국 산서대학교 미술대학 초청 한국민화특별전>을 치르는 등 전시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그녀는 60세가 되는 2020년을 기념해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 중 가장 더디게 마무리한 책가도가 있는데, 얼룩지지 않게 바탕색을 살리려고 여러 번 다시 작업했어요. 민화에서 전체적인 색감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이죠. 작품 속 은은함과 화려함, 고유함과 새로움이 하나로 어우러져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주길 바랍니다.”
앞으로 채운민화교실을 넓은 공간으로 옮겨 회원들과 함께 색을 얹어가며 행복을 전하겠다는 정숙훈 작가. 그녀는 찻잔에 깃든 향기처럼, 마음에서 우러난 민화를 마음껏 음미할 것이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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