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사] 월간 민화를 세상에 내놓으며

월간 민화 창간사

최초의 민화 전문잡지를 창간하는 마음은 오직 하나, 민화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우리 민족 모두의 그림이었던 민화는 근대 이래, 격동의 세월을 거치면서 거짓말 같은 무관심의 늪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1970년대 이후, 대갈 조자용 선생을 비롯한 몇몇 선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차츰 우리의 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고독한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어 오늘날 민화는 우리의 정체성이 가장 잘 녹아든 최고의 문화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민화를 그리거나 민화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인구가 10만에 이른다고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학문적 연구 분야에서도 민화의 도약은 눈부십니다. 민화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는 인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민화를 테마로 하는 학술세미나가 일 년에도 몇 차례씩이나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화는 미술사의 영역에서 거의 제외되다시피 했으나 최근에는 미술사의 방법론을 익힌 미술사 전공자는 물론 익히 알려진 소장 및 중견 미술사가들도 민화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오늘날의 상황은 민화와 더불어 거의 한평생을 보낸 저로서는 참으로 기쁘고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민화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외연이 획기적으로 확장되면서 민화계가 해결해야 하거나 궁리해야 할 일 또한 많아졌습니다. 해묵은 논쟁인 민화의 정의와 개념의 정립을 비롯, 민화작가와 연구자들의 올바른 역할과 관계 설정, 민화 화단의 올바른 방향 모색 등 현안으로 가로 놓인 과제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화계 내부의 대화와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은 이를 위한 이렇다 할 통로나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월간 <민화>는 바로 이러한 상황적 요구로 탄생한 잡지입니다. 따라서 월간 <민화>는 무엇보다도 우리 민화인들이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건강한 ‘소통의 장’이 되고자 합니다.

또한 민화계의 발전하는 모습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밖으로 널리 알리는 홍보지의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민화계의 크고 작은 행사는 물론, 민화 단체들의 활동, 그리고 작가들의 전시소식에서 민화인의 소소한 애경사에 이르기까지 민화계의 움직임을 빠뜨리지 않고 담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월간 <민화>는 민화인의 실력과 기량 향상을 위한 충실한 배움의 장이 되고자 합니다. 작가들에게 영감과 자극을 줄 수 있는 수준 높은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하고, 꼭 필요한 학술적 지식과 정보를 전달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작가와 연구자, 그리고 일반 애호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잡지로 커 나갈 것입니다.
월간 <민화>는 우리 민화계에 처음 등장하는 민화 전문잡지로서의 사명감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 민화계의 역량과 수준을 보여주는 ‘민화계의 얼굴’로서의 책무를 무겁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잡지 편집에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 인력들로 스태프을 구성, 고급 잡지로서의 품위와 격조를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강렬하고 화려한 민화의 색채감을 강조하기 위해 선명하고 시원한 사진과 도판을 폭넓게 활용, 읽는 잡지보다는 보는 잡지를 지향할 것입니다.
아울러 권위 있는 필자의 옥고와 정확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충실한 기사로 최고급 정보를 전달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의 각오와 결의가 아무리 강하고 굳세더라도 잡지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 없이는 결코 성장할 수도 존립할 수도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더욱 겸허한 자세와 마음으로 독자 여러분께 다가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척박한 토양에서 용기 있게 싹을 틔운 월간 <민화>에 민화인 여러분의 따뜻한 성원과 격려 그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월간 <민화>를 창간하는 저희의 마음은 오직 하나, 민화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월간 <민화>의 임직원 모두를 대표해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정겨운 우리 그림, 민화가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

윤열수 가회민화박물관 관장
2014년 3월
월간 <민화> 발행인 윤열수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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