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국제한국학세미나 & 쇼미전, 머나먼 나라 칠레 민화에 반하다

칠레 쇼미展
제8회 국제한국학세미나 & 쇼미전

지구상에서 남북으로 가장 긴 나라 칠레는 한국의 정 반대에 있지만 한국의 문화를 가장 많이 닮아있기도 한 나라이다. 함께 나누는 걸 좋아하는 국민성, 축구할 때는 온 국민이 한마음 되는 결집력, 맛스러운 음식, 하물며 급한 운전습관까지 한국의 그것과 비슷한 점이 참 많다. 또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길거리 곳곳에 낙서처럼 널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골목 어귀마다 특유의 벽화가 즐비하고, 길거리에서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들이 넘쳐나는 곳이 바로 칠레이다. 진정한 예술도시 칠레에서 우리 민족의 그림 민화가 소개되는 뜻깊은 행사가 펼쳐졌다.

칠레에는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한 카톨릭 대학이 있다. 정식 명칭은 ‘Pontificia Universidad Catolica De Chile’로 카톨릭 대학 중 대학교 명칭 앞에 ‘Pontificia’ 를 단 대학들은 특별히 바티칸 교황청으로부터 특별히 그 권위와 가톨릭정신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으며 그만큼 세계에서 손꼽히는 교수들과 학생들이 모여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대학교에서 지난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제8회 국제한국학세미나와 그 일환으로 ‘Show 美 칠레전’이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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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미대 재학생 상대 워크샵 열어

칠레 쇼미展이번 전시는 세미나에 초청된 경주대학교 문화재학과 정병모 교수의 추천과 한국 국제교류재단 LA 사무소 김병곤 소장의 지원으로 한국의 쇼미(Show美) 송창수 화백과 LA홍익민화연구소 원장 최용순 화백이 팀을 이뤄 기획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송창수 화백의 작품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민화작가의 작품 10여 점, 그리고 최용순 화백을 포함한 미국에서 활동하는 민화 작가의 작품 10여 점이 함께 전시됐다.
행사 첫날이자 학술세미나의 전야제인 11일 칠레 카톨릭 대학 예술대 캠퍼스가 있는 오리엔트 캠퍼스(Campus De Oriente)에서 미대 재학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번째 민화 워크샵을 열었다. 미술을 전공중인 학생들이기에 특히 더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무슨 물감을 어떻게 쓰는지, 종이는 어찌 만들어지는지, 어떠한 붓으로 어떻게 터치해서 그려나가는지, 민화가 상징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등등 세세한 부분부터 폭넓은 질문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를 함께 주관한 칠레 카톨릭대학교 미술대학 카롤리나 라레아(Profesora Carolina Larrea) 교수는 “한국의 민화는 실제로 매우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다채로운 색상으로 표현된다는 것이 경이롭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다양한 작품으로 모든 미대생들과 공유할 수 있는 전시회를 한번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화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 전시

다음날인 12일, 칠레 카톨릭 대학교 한국학 민원정 교수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되었다. 학술세미나가 열리는 강당 벽면을 화려하게 장식한 그림들은 ‘책거리’였다. 과거의 책과 문방사우文房四友 등을 주제로 한 책거리 그림은 학문에 대한 열망에서부터 인생의 행복과 장수까지 상징하는 길상화吉祥畵로서 사대부는 물론, 조선 사람 모두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었듯이 이번 행사에서도 칠레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이었다.
여러 가지 물품을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상과 섬세한 선으로 표현한 책거리, 가을이 뚝뚝 묻어나는 황혼색으로 물든 책거리, 그림을 읽어주는 시 한소절을 담은 문자도, 풀숲 곤충들이 살아있는 듯한 초충도, 장난스런 호랑이의 놀란 얼굴을 담은 호작도 등등 실로 다채로운 민화에서 참가자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강당 안에서 열띤 토론과 질문들이 오가는 시간, 강당 밖에서는 한국 음식을 체험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한국 전통 먹거리인 잡채와 각종 전, 한국의 대표 과자인 초코파이와 사탕을 나눠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다양한 문화권에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 행사 많이 개최되기를

칠레 쇼미展오후에는 칠레대학 전 재학생및 졸업생을 대상으로 부채만들기 워크샵을 진행했다. 야외에 마련된 워크샵 데스크는 호아킨 캠퍼스(Campus Joaquin)의 한켠에 자리 잡은 작은 연못과 어우러져 예쁜 정원을 연상케 했다.
워크샵 내내 날씨도 화창해서 마치 소풍을 온듯한 분위기 속에서 “모란은 무슨 상징이죠?” “ 이 색깔은 어떤 물감을 어떻게 배합하는 거죠?” 등 호기심 많은 질문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고, “너무 예뻐요!” 같은 감탄사도 줄을 이었다. 학생들은 최용순 화백과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섰고, 송창수 화백의 그림 그리는 손놀림을 한번이라도 더 보려고 자리를 다퉜다.
이를 지켜본 코스타리카 국립대 한국학 및 동아시아 담당 교수이며, 교황청 문화평의회 자문위원(Consultor of the Pontifical Council for Culture)이기도 한 최현덕 교수는 “최근 중남미권에서 아시아, 특히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과 호기심이 있는데, 이런 시기일수록 좀 더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많이 개최해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본인이 재직중인 코스타리카 국립대에서도 민화전시회와 워크샵을 꼭 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남미에 민화 알리는 획기적 교두보 마련

한편 이번 행사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 유현석 이사장, 제칠레 주재 한국 대사관 유지은 대사를 비롯 한국, 영국, 독일, 핀란드, 미국 등 세계에서 권위 있는 한국학 학자들이 대거 참석하였으며, 한국학세미나에 참여한 칠레 카톨릭대학 재학생의 논문 중 뛰어난 논문을 선정해 시상하는 시상식도 함께 개최되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쇼미와 홍익민화연구소는 학교에 호작도 한 점을 기증했으며 행사에 참가한 교수진들과 입상학생들에게는 송창수 화백이 대표로 있는 그랑민화디자인연구소에서 제작된 책거리를 그려 넣은 손가방을, 워크샵에 참가한 학생들과 교수들에게는 프랑스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던 모란을 그려 넣은 고급 실크 안경수건을 선물했다.
이번 행사로 쇼미와 LA 홍익민화연구소는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중남미 지역에 민화를 알리는 획기적인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으며, 앞으로 좀 더 다채로운 전시회와 워크샵 등의 행사를 기획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작가들이 이런 활동에 동참하기를 바라며, 민화 알리기가 곧 한국을 알리는 길이기에 뜻을 함께하는 단체들의 많은 지원도 기대해본다.

 

글 : 김승유(LA 홍익민화연구소, 미국 LA 지역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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