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김삿갓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 대상 수상자 – 이복자

이복자 작가는 조선 후기 평양 지방에서 펼쳐진 잔치를 재현한 작품으로 조선민화박물관의 제22회 김삿갓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전국민화공모전에는 작년보다 87점 늘어난 224점이 출품되어 공모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민화공모전에서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은 작가를 만났다.


강원 영월군이 주최하고 조선민화박물관(관장 오석환)이 주관하는 제22회 김삿갓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의 대상은 이복자 작가의 <평양감사향연도> 8폭 병풍으로 발표됐다.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The Peabody Essex Museum)에 소장된 작자미상의 <평양감사향연도平壤監司饗宴圖>를 재현한 대상 수상작에 대해 심사위원장인 이은호 홍익대학교 교수는 “산수표현에서 필법, 건물과 인물들의 묘사에서 채색의 노련한 구사가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시대상을 복원하여 예술적 가치를 전하다

작자미상의 <평양감사향연도>는 다양한 구도로 구성된 8폭에 일반 서민에서 양반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평양감사 부임을 축하하기 위해 성대한 연회를 즐기는 모습이 담겨있는 그림이다.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되었으며, 화면구성, 필치, 채색 기법 등의 측면에서 사실성이 돋보여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 소장품이어서 김홍도가 그렸다고알려진 <평양감사향연도>보다 접하기 어렵고, 남아있는 자료도 많지 않다. 재현하기 어려운 주제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공모전을 위해 준비했다기보다, 고증의 가치가 있으면서도 남들이 그리지 않은 그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모사본이 없어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당시 시대상을 추측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 현장과 인물을 생생하게 표현하려고 애썼습니다.”
이 작가는 초를 뜨고 고치는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했다.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원화의 이미지와 사료를 참고하고, 궁중장식화 숙련기술전수자인 예범 박수학 작가의 자문을 얻어 밤낮 가리지 않고 그림에 매달렸다. 무사, 관원, 기생, 초대받은 평양 유지와 구경꾼 등 당시 연회에 참여한 등장인물의 개성적인 표정과 자세뿐만 아니라 계화 양식의 건물을 화면에 치밀하게 묘사하느라 2년 반이 걸렸다. 구름에만 8번 넘게 색을 올렸다. 그녀는 작품을 완성한 뒤 6개월 동안 안과질환으로 병원을 다녔다고 말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고생한 만큼 큰 성취감을 맛본 듯했다.

미술교육에 대한 열정이 더해진 민화

이복자 작가는 서울교육대학교와 인천교육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한 후, 교육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개인 화실 등에서 수묵화를 배워 꾸준히 필력을 쌓았다. 대학 재학 시절에 국내 채색화의 계보를 잇는 대표작가 중 한명인 이숙자 교수에게 채색화 지도를 받았으며, 2007년부터 궁중장식화와 전통민화를 그리며 박수학 작가를 사사하고 있다. 그녀는 요즘 마블링 기법을 접목한 창작 작업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박수학 선생님의 개인전에서 궁모란도를 보고 제가 가야할 길을 어렴풋이 느낀 것 같아요. 아이들이 전통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그림에는 민화만한 것이 없었죠. 2009년 교육과정 초등학교 미술교과서 집필위원으로 활동할 때에는 민화에 대한 내용을 교과서에 수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서울 남명초등학교의 교장으로 부임한 이복자 작가는 민화 작가로서 재현과 창작을 넘나들며, 교육현장에서 민화로 소통할 기회를 늘리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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