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김삿갓 문화제 전국민화 공모전 대상 수상자 도외숙 –
노력과 겸손함으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책거리

제21회 김삿갓 문화제 전국민화 공모전의 결과가 발표됐다. 올해 대상의 영예는 〈책거리〉를 출품한 도외숙 작가에게 돌아갔다.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 중에도 화실을 오가며 직접 초를 뜨는 등 열심히 노력했다는 도외숙 작가. 그를 만나 수상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월군이 주최하고 조선민화박물관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 상금의 민화공모전인 김삿갓 문화제의 〈전국민화 공모전〉. 올해 대상의 영예는 도외숙 작가에게 돌아갔다. 그의 출품작 〈책거리〉는 10폭 병풍의 책거리를 한 장에 담아낸 것으로, 특히 책장 표면에 산수화 등의 그림과 다양한 문양이 그려져 있어 책거리 중에서도 재현이 비교적 힘든 작품으로 꼽힌다. 7인의 심사위원들은 ‘핍진逼眞하고 복잡한 구성과 절제된 색채가 잘 어우러져 균형을 이루었다’라고 평가하며 만장일치로 대상을 결정했다.

원본을 존중하며 현대적으로 재현하다

도외숙 작가는 수상작 완성을 위해 거의 1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 중에도 화실과 집을 오가며 부단히 연습했고, 특히 책장의 문양과 산수화 등을 집중 훈련했다. 연습을 마친 후에는 원본 사진을 보며 초를 직접 만들었고, 원본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책거리를 일부 겹치는 등 구도를 변형해 입체감을 부각하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오방색보다 낮은 채도의 색을 이용했다. 특히 책가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선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봉채를 이용했는데, 봉채의 특성상 휘발성이 강해 덧입히기를 수십 차례 반복했다고 말한다. “원본은 무채색에 가까운데, 이를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자아내기 위해 배경에 노란색을 살짝 더하고, 중앙에는 채도를 낮춘 오방색을 칠했어요. 공간이 부족해 8폭은 전부를 다 넣고, 2폭은 일부만 차용했습니다. 책거리를 연습하기 위해 시작한 작품이 공모전 출품으로 이어졌고, 대상까지 타게 되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마음을 비워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해요.(웃음)”

직접 초를 그리는 일부터 훈련하다

지난 2011년 민봉기 작가를 만나면서 민화를 시작한 도외숙 작가. 그는 자신의 수상이 전부 스승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고백한다. 하나라도 확실히 짚고 넘어가려는 스승의 강직한 지도 방식 덕분에 현재의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전에도 백접도를 완성하기 위해 스승의 지도를 따라 나비를 500마리 이상 그리고 직접 초를 뜨는 등 부단히 훈련했다. 이번 수상작 역시도 원본 사진을 보며 직접 초를 제작했으며, 그에 앞서 거의 반년 내내 초 뜨는 연습만 했다고. “선생님은 초를 직접 뜨다 보면 원본의 오류나 부족한 곳을 보완하게 되고 이를 통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씀하세요. 훗날 제자를 가르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도 하시고요. 처음엔 힘들고 다소 느린 것 같아 답답한 면도 있었지만, 결국은 더욱 빠르고 확실히 실력을 늘릴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되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자만하지 않고 배움에 더욱 힘쓸 것

도외숙 작가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묻자 그는 아직 특별한 계획을 말할 처지가 못 된다고 답했다. 실력이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저 더 배우는 것 말고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순간의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배움에 힘쓰고 싶어요. 물론 스승님을 따라 창작 민화를 그리고픈 마음도 있지만, 일단은 전통민화를 배우는 데 집중할 생각이에요. 전통을 잘 해야 창작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유수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음에도 늘 자신을 경계하며 겸손한 자세로 걸어가겠다는 도외숙 작가. 그러니 그의 걸음은 당분간 천천하고 묵묵하겠지만, 훗날 뒤돌아봤을 때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글 김태호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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