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국민화학회 학술논문 공모 최우수상 – 이경희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감로도>의 민화적 요소 고찰

국립해양박물관 학예연구실 유물관리팀장으로 재직 중인 이경희 팀장이 제2회 한국민화학회 학술논문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평소 박물관 유물을 발굴해 소개하는 데 적극 기여해 온 그는 이번 연구에서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감로도>의 민화적 요소를 고찰하며 새로운 연구의 기초를 닦았다.

글 김송희 기자 사진 이경희,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감로도는 원래 사찰의 영가단에 봉안하던 불화로 중생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종교화이지만 규범화된 예배용 불화와는 달리 세속의 다양한 생활상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풍속화 같은 표현기법은 당시 민간에서 그려지던 민화와 관련이 매우 깊지요.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감로도>에는 세부적인 묘사나 표현기법 등이 일반 불화와는 달리 독특한 내용이 담겨 있어 이 그림에 깃든 민화적 요소를 자세히 밝혀보고 싶었습니다.”
해당 <감로도>는 화면 가운데 각각의 민속의상을 입은 세계 각국의 민족들이 그려 있다는 점과 한글이 표기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통불화와는 다소 다른 특징을 보인다. 이는 근대 활동했던 불화사 금용일섭의 불화초를 바탕으로 그린 그림이며,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아래 우리 민족의 정서를 면면에 표현하고자 했다는 점은 하나의 민화적 요소로 볼 수 있다. 이경희 유물관리팀장은 특히 한글표기와 백색 옷의 조선인을 강조함으로써 일제강점기 가운데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표현했음에 집중했다. 나아가 그가 세부적으로 민화적 요소로 고찰한 부분은 대략 네 가지인데, 그 첫째는 바로 반야용선에 보이는 용의 형태다. 용선 앞부분의 용의 표현이 감로도 초본을 바탕으로 제작하였다고 해도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운 표현방법으로 그려졌다는 점을 하나의 민화적 요소로 본 것. 더불어 그는 색채를 통한 감각적 표현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화가의 개성적인 산수표현 등 화가의 창의적 태도는 민화 제작자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 제시했다. 즉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감로도>는 당시의 문화와 풍속을 반영해 새로운 도상과 기법으로 제작한 근대기 불화이자 민족 정서를 반영한 민화인 셈. 이경희 유물관리팀장은 “이 시기 불화사들은 민간의 수요와 요청에 의해 민화의 제작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제시하며, “이 연구가 근현대 불화연구뿐 아니라 일반회화와 민화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 비전을 제시했다.

<감로도>, 일제강점기, 면본채색, 163×245㎝,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옛 그림에서 이야기를 발견하다

미술사를 전공한 이경희 유물관리팀장이 한국회화사로 논문을 쓰기로 결심한 데에는 안휘준 저서 《안견과 몽유도원도》가 계기가 되었다. 그림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살펴보고 화가의 삶과 예술혼, 그 사상까지 유추하고 상상해보는 과정이 그에겐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 것. 그는 “그림 속에 등장하는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국립해양박물관 소장유물을 들여다보며 최근 ‘바다’와 ‘여성’이 갖는 의미에 관심 갖게 되었다고.
“예부터 바다 사람들은 신에게 무사 항해를 기원했는데요. 이런 해양신앙은 관음신앙으로 이어져 관음보살의 화신으로 여신이 등장하고, 민간설화와 함께 신앙화되며 용궁부인 그림 등 무속화가 탄생했지요. 기회가 된다면 이처럼 바다 사람들이 신앙했던 여성 신앙을 지금 남아 있는 다양한 그림을 통해 풀어보고자 합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