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전국민화공모대전 최우수상 수상자 인터뷰 ② 창작 부문

창작민화의 앞날을 마주하다

(사)한국민화진흥협회에서 주최하는 제2회 전국민화공모대전이 성료됐다. 유수의 심사위원들이 두 차례에 걸쳐 660여점의 출품작을 엄중히 심사했으나 아쉽게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상 수상자는 선정되지 못했다. 대신 전통 부문에서 최우수상 2명, 창작 부문에서 최우수상 2명이 결정됐다. 전통 부문 수상자인 김성희 작가와 한지혜 작가, 창작 부문 수상자인 김영옥 작가와 문수현 작가를 만나봤다.


동화같은 민화를 그리는 김영옥 작가

김영옥 작가는 현재 네일아티스트로 활동한다. 한국네일디자인협회 임원이며 대학교수도 겸직하고 있으니 업계 내에서 꽤나 유명한 셈이다. 그런 그가 민화에 빠진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아는 교수님이 네일아트에 민화를 접목하는 논문을 쓰셨어요. 그 작업을 도와드리다가 저 또한 민화에 빠지게 되었어요.” 처음 김영옥 작가는 민화를 독학했지만, 점점 익혀나갈수록 민화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깊이 공부하기 위해 김용기 작가를 찾아갔다.
그는 김용기 작가에게 전통과 창작을 두루 배웠지만 특히 창작민화에 더 매료되었다고 고백한다. “제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창작민화에 이끌렸어요. 개인적으로 전통민화를 그리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고요.” 김영옥 작가의 출품작인 <호랑이의 한글사랑>에서도 그만의 창의력은 한껏 살아있다. 어안렌즈로 포착한 듯한 구도 속에서 호랑이는 노트북으로 한글공부를 하고 있다. 책장에는 네일아트, 메이크업 등의 책이 나란히 꽂혀있으며 하트 모양의 안경과 유명한 고양이 캐릭터 키티(Kitty) 등도 있다. 덕분에 그의 작품을 보면 마치 동화 속 세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일반 책가도는 선이 곧아서 딱딱한 느낌이 들잖아요. 좀 부드럽게 그리고 싶다고 생각해 곡선으로 그리게 됐어요.”
김영옥 작가는 앞으로 알록달록하고 화려하며, 특히 캐릭터를 귀엽게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의 전공인 네일아트에도 민화를 접목하고 싶다고도 말한다. “보는 사람이 보다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까치호랑이 등의 캐릭터를 귀엽게 그리고 싶어요. 나아가 다양한 민화 소재를 네일아트에 적용하고 싶어요. 손톱에 까치호랑이나 모란이 그려진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지 않나요. 앞으로 네일아트와 민화를 접목한 주제로 세미나와 전시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소재를 쌓아 스토리를 만드는 문수현 작가

문수현 작가는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10여년간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성신여대 인근에서 가죽공방 레더몽(Leather Mong)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미술과 공예에 친숙한 덕분에 그는 평소에도 민화를 접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민화도 그리게 됐다. 처음에 문수현 작가는 민화를 취미로 그리기 위해 서민자 작가가 강의하는 성신여대 평생교육원을 찾았다. 집과 가까워서 찾게 된 것이 계기였지만, 어느덧 서민자 작가의 화풍에 매료돼 본격적으로 민화를 그리게 됐다.
문수현 작가는 자신만의 작품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에 창작민화를 택하게 됐다고 말한다. “창작민화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서 그릴 수 있잖아요. 그렇게 그리다 보면 결국 저만의 작품이 되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실제로 문수현 작가의 출품작인 <백년해로>는 그가 좋아하는 기물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꽃가마 속에는 모란병풍이 덧대어 있고, 병풍 위에는 화초장이 올려있으며, 화초장 위에는 예물인 다이아반지와 함께 두 마리의 학이 그려져있다. “<백년해로>에 그려진 소재는 전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이렇게 하나씩 쌓다보면 자연스럽게 스토리도 생겨나는데, 그 점이 특히 재밌는 것 같아요. 스토리에 너무 몰입한 탓인지, 이 작품을 그릴 때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 꿈을 유난히 많이 꿨어요(웃음).”
문수현 작가는 한국적 요소에 지금의 이야기를 담아낸 창작민화를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지금 남북간의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제가 바라보는 관점으로 민화에 담고 싶어요.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이 우리나라만의 소재로 그려지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아요.” 또한 문수현 작가는 주 특기인 가죽공예를 민화에 접목시키는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민화에 가죽을 덧대는 작업도 하고 있어요. 몇 번 시도해봤는데, 생각보다 입체적인 느낌이 아니어서 여러모로 연구 중이에요. 앞으로 제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글 김태호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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