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전국민화공모대전 최우수상 수상자 인터뷰 ① 전통 부문

전통민화의 미래를 만나다

(사)한국민화진흥협회에서 주최하는 제2회 전국민화공모대전이 성료됐다. 유수의 심사위원들이 두 차례에 걸쳐 660여점의 출품작을 엄중히 심사했으나 아쉽게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상 수상자는 선정되지 못했다. 대신 전통 부문에서 최우수상 2명, 창작 부문에서 최우수상 2명이 결정됐다. 전통 부문 수상자인 김성희 작가와 한지혜 작가, 창작 부문 수상자인 김영옥 작가와 문수현 작가를 만나봤다.


책거리 고유의 특징을 재현하는 김성희 작가

김성희 작가가 민화를 그리게 된 것은 지난 2014년 MBC에서 방송된 민화작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 <마마> 덕분이었다.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결혼 후에 경북 울진으로 내려가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던 중에, <마마>의 인기로 많은 사람들이 김성희 작가에게 민화에 대해 여러가지를 묻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민화를 배우기로 결심했고, 현재도 매주 일요일마다 서울로 올라와 김상철 작가에게 사사하고 있다.
김성희 작가는 전통민화의 매력이 정신수양에 있다고 말한다. “전통민화를 그리면 명상을 하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는 전통민화 중에서 책거리를 가장 선호하며 이번 출품작도 <책거리>를 선택했다. 역시 수양을 하듯 정성껏 그린 작품으로, 책거리의 특징과 전통민화 고유의 미감이 현대적으로 재현되어 있어 심사위원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통민화 중에서 책거리가 가장 좋아요. 일단 책거리는 서양미술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시점이 있잖아요. 다양한 기물들과 각종 상징적 요소들이 함께 그려진 모습은 초현실적이고요. 그 점이 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김성희 작가는 책거리를 계속 그려나갈 계획이다. 또한 창작민화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도 품는다. “전통이 마음을 가다듬는 매력이 있다면, 창작은 자기만의 것을 표현하는 매력이 있잖아요. 그래서 양쪽을 두루 해보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제 작품을 알아볼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할 생각입니다.” 또한 김성희 작가는 울진지역에 민화를 전파하는 민화전도사가 되고픈 희망도 있다. “울진지역에 민화를 알리기 위해 마음 맞는 사람들과 울진민화연구회를 만들었어요. 앞으로 같이 공부하고 전시회도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민화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어요.”


연기에 몰입하듯 전통민화를 그리는 한지혜 작가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한지혜 작가는 마음 한편에 회화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마침 그는 문선영 작가를 손윗동서로 모시고 있었고, 특히 문선영 작가가 구사하는 색감에 매료된 덕분에 자연스럽게 문선영 작가를 사사하며 본격적으로 민화를 그리게 되었다. 현재 한지혜 작가는 거주지인 양평군 용문면에서 문선영 작가와 함께 민화카페 <까치와 호랑이>를 운영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아이들에게 민화를 가르치고 있다.
한지혜 작가는 특히 전통민화에서 볼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질박한 멋에 이끌렸다. “처음에는 사극에서 볼 수 있는 일월오봉도 등이 민화의 전부인줄 알았어요. 하지만 민화를 배우다보니까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우리 민화는 서양이나 혹은 중국의 그림과는 달리 소탈하면서도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담겨있는데, 그 아름다움에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한지혜 작가가 이번 공모전에 출품한 <관조>에서도 그가 지향하는 우리만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용 무늬의 비단이 덧대어진 호피 사이로 서재가 보이고, 서재에는 벼루, 먹, 붓 등의 사보와 복숭아, 공작깃 등의 상서로운 기물 등이 숙련된 솜씨로 그려져있어 문무를 겸비한 어느 장군의 마음속을 은밀히 엿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지혜 작가는 이 작품을 그릴 때 메소드(Method) 연기를 하는 배우처럼 작업했다고 고백한다. “전통작품을 재현하면서 과거의 사람들이 된 것처럼 몰입하면서 작업해요. 이를테면 <관조>를 그릴 때에는 문무를 겸비한 고위관직자 남성이 되었다는 상상을 했어요. 그냥 모사하지 않고, 이 기물을 왜 그렸는지 고민하려고 노력했어요.”
앞으로 한지혜 작가는 영모도나 호피도 등 털을 소재로 하는 전통민화를 주로 재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아가 그는 아이들에게 계속 민화를 가르치며 우리 민화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아이들에게 민화를 이야기하면 ‘선생님, 만화 아니에요?’ 라고 말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앞으로 민화를 가르치면서 양평지역 아이들에게 민화 붐을 이끌어내고 싶어요.”


글 김태호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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