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길상화사展

고대 사람들은 장수와 부귀, 다산 등을 표현한 도상이 상서로운 징조를 미리 보여준다고 믿었다. 이후 길상적인 문양이 그려진 생활용구나 각종 장식물은 왕실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사용됐다. 긴 세월동안 사람들의 삶과 마음속에서 의미를 잃지 않고 전해온 길상吉祥.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길상화를 그리는 모임인 길상화사吉祥畵社는 2월 20일부터 26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제2회 길상화사展〉을 개최한다.


새로운 도상을 만드는 팀워크

“이번 전시에는 팀별로 정한 주제에 따라 공동작품을 선보입니다. 팀 이름은 신책거리, 신일월오봉도, 신십장생, 페르소나, 소통이에요. 이름과 관련된 다섯 가지 주제를 회화, 한지공예 등 다양한 소재로 표현한 창작민화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길상화사의 두 번째 전시가 2월 20일부터 26일까지 경인미술관 제1전시관에서 열린다. 전시에 참여한 27명의 회원들은 기존 작가들와 6명의 신규 작가들로 이루어졌다. 〈제2회 길상화사展〉에서는 1년 여간 준비해온 공동작품 5점과 개인작품 28점 등 3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년 8월에 열린 전시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전시의 대표작인 공동작품은 여러 작가가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민화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그래서 책거리가 아니라 신新책거리고, 민화가 아니라 길상화다. 권매화 회장은 “전통적인 길상을 응용해 새로운 도상을 만들기도 하고, 학술조사나 답사를 통해 깊이 있는 창작을 시도하고 있어요. 창작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끄러운 감도 있지만,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민화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작가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길상화사는 채색화의 전통을 잇고 현대적 길상화를 추구하기 위해 작년 7월에 설립됐다. 쉽게 말하면 행복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윤범모 교수의 지도 아래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불교예술문화학과 민화전공 출신의 중견작가들로 구성됐다.

고유의 채색문화를 잇는 노력

윤범모 교수는 길상화사를 설립한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동양화를 그리는 여섯 가지 화법에 전이모사轉移模寫라는 말이 있듯이 모사는 중요합니다. 특히 문화재 복원의 차원에서 모사가 지니는 가치를 인식해야 해요. 하지만 일반 미술계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합니다. 베껴낸 그림을 예술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민화는 민화계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21세기 정서와 국제적 감각에 맞는 길상화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합니다.”
현대미술의 특징은 장르의 다변화다. 미술작품의 재료와 표현 방법이 기술 발달에 힘입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윤교수는 민화계도 설치미술이나 퍼포먼스 등 과감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민화라는 개념도 정확한 정의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회화의 전통은 채색화로 이어져왔습니다. 민화를 다르게 해석한다면 회화 형식은 채색, 내용은 길상을 표현했기 때문에 채색길상화라고 부를 수 있겠죠. 창작민화는 고유의 채색문화를 수용하고 변용해서 그리는 그림입니다.” 길상화사는 창작 안에서도 고전적인 색감을 이어간다. 현재 시점에서 길상이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는 길상화사 회원들. “옛날의 길상이 아니라 지금의 길상을 그리고 싶어요. 요즘에는 역마살이 끼어도 지구촌을 무대로 분주히 움직이면서 산다고 좋게 보는 편이잖아요? 앞으로 우리 생활에 맞는 민화를 그려나가는 게 저희의 꿈이죠.”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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