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 대상 수상자 곽윤미

손때 묻은 서책이며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문방구, 다채로운 골동품과 기물 등이 고아한 멋을 자아낸다. 곽윤미 작가가 단정한 미감이 돋보이는 <책가도>로 제14회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원화를 ‘복원’하는 마음으로 인내했던 숱한 시간과 정성 어린 손길이 명품名品을 탄생시켰다.
글 김송희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훌륭한 원화를 내 손으로 복원해보고자 시작한 그림이었습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성실히 그린 작품으로 큰 상을 받게 되니 정말 기쁩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부산은 매년 민화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저의 수상이 부산의 민화인들에게 건강한 자극이 되길 바랍니다. 늘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김재춘 선생님과 부산에 계신 많은 선생님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리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형록의 <책가도>는 작가들에게 사랑받는 대표 작품 중 하나다. 원화의 작품성에 매료된 곽윤미 작가는 되도록 원화 그대로를 재현하면서 투시법과 입체감을 한층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특히 각 기물의 몸체에 음영을 넣어 생동감을 더했다.
“기물들을 그릴 때면 마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오늘날 과거의 생활상을 상상해볼 수 있다는 점은 민화의 큰 매력이기도 하죠. 그 매력을 백분 살리기 위해 책과 기물들에 손때 묻은 듯한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담고자 했죠.”
손이 더 자주 닿는 기물에 오래된 느낌을 강조하고, 다양한 브랜드의 호분을 사용해 비슷하게 생긴 책일지라도 천편일률적인 느낌이 나지 않도록 했다는 점은 작품에 완성도를 더한다.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여러 번 쌓아 올린 바탕색은 빈틈없이 깔끔해 정갈하고 단정한 미감을 한층 살리기에 충분하다.

곽윤미, <책가도> 8폭 병풍, 2021, 종이에 채색, 140.2×468㎝

전통 위에 하나, 둘 심어가는 창작의 씨앗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한 곽윤미 작가는 선박 인테리어 분야에서 10여 년간 재직했다. 여느 때와 같았던 한 출장길에 우연히 펼쳐 본 잡지에서 민화를 발견하고는 첫눈에 반해버렸다는 그. 오방색의 자유분방함, 다채로운 구성과 표현방식, 흥미로운 스토리라인 등이 곽윤미 작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민화를 그린 지 8여 년이 된 지금, 그는 화실 ‘연우담 민화’를 운영하며 제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림을 그릴 때면 누구보다 행복해하는 화실 회원들을 보면 민화를 그린다는 것에 오롯한 행복감을 느낀다는 곽윤미 작가.
“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보이듯 전통민화를 재현하는 작업을 충실히 한 후에야 완성도 있는 창작작업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탄탄하게 전통 기법을 쌓는 것은 물론이고, 꾸준히 재료학 공부를 이어가면서 하나, 둘 다양한 창작작업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오래도록, 민화가 주는 행복을 충분히 느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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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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