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 대상 수상자 이옥진

이옥진 작가는 책가도 10폭 병풍과 궁중기록화를 결합해 재현한 작품으로 (사)한국민화협회의 제12회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에는 역대 최다 출품수를 기록한 500여 점이 출품되었으며, 출품작의 퀄리티도 눈에 띌 정도로 상승했다. 신진작가들의 잠재력을 한눈에 확인한 대표 민화공모전에서 재현의 예술성을 보여준 수상자를 만났다.


(사)한국민화협회(회장 박진명)가 주최하고 (사)한국민화협회 공모전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2회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의 대상(국회의장상)은 이옥진 작가의 <기록책가도>가 차지했다. 작품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작자미상의 <책가도병풍冊架圖屛風>을 변형해 여러 궁중기록화의 일부를 조합해냈다. 대상 수상작에 대해 심사위원장인 이원복 동국대학교 객원교수는 “단지 모방하는 단계를 지나 나름의 특징에 앞서, 무엇보다 우리 고유의 색감과 미의식에 근접을 보이는 수작”이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문文과 예藝가 있는 정중동의 미학

“수상 욕심이 없었는데, 남윤희 선생님의 권유로 공모전에 처음 출품하게 됐어요. 작품 구상을 할 때 영·정조대의 조선의 문예부흥기에 다양하게 제작된 각종 행사도와 책가도의 양식을 합쳐도 잘 어울리겠다 싶었죠. 6개월 걸려 완성했는데, 그림을 그리기 전에 제례 때 착용한 전통의복의 색감을 재현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이 가장 오래 걸렸습니다.”
이옥진 작가는 기물 없이 서가에 서책만 쌓아 놓은 책가도의 형태를 빌려 하나의 서랍을 생략하고 칸을 자유롭게 재배열하여 큰 틀로 활용했다. 3단으로 구획된 책가도의 가운데 공간에는 궁중기록화의 행사 장면을 재현했는데, <무신진찬도>, <왕세자두후평복진하도>, <이환안반차도> 등 행사도를 부분적으로 확대해 현장감이 돋보이는 구도를 만들었다. 더불어 바림 기법으로 대상을 묘사해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10폭 중 한 폭에는 전통적 색채 관념이 드러난 ‘예서禮書 제복도祭服圖’를 철저한 고증을 거쳐 묘사했다.
<기록책가도>는 전체적으로 단조로움과 화려함이 조화를 이룬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을 보여준다. 작가는 18세기 문예부흥기를 작품의 내러티브 소재로 가져와 도화서 화원의 감수성으로 당시의 즐거움을 불러낸 듯했다.

나날이 발전하는 색감의 재현

이옥진 작가는 10년 전 일산의 생활협동조합 모임에서 예송藝松 남윤희 작가를 통해 민화를 접한 후, 전시를 찾아다니며 안목을 길렀다. 그리고 예송회 화실에서 남 작가 특유의 안정된 색감 표현방식을 배우고 있다. 예송회는 먹이 아닌 색 대비가 큰 황토와 백록(또는 녹청)을 사용해 색 성질을 상쇄시켜 채도를 조절한다. 그래서인지 색감은 풍요로운 대지를 품은 듯 따뜻하다.
“현대적인 공간을 장식할 <기록책가도>에는 먹선을 자제했어요. 그렇게 하면 원본보다 온화하면서도 활달한 느낌을 줄 수 있죠. 선생님은 오방색의 농담濃淡에 따라 다양한 색 창출하면서도, 통일된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가르치셨거든요. 우리는 ‘모사’가 아니라 ‘재현’을 해야 한다고. 19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연 스승님처럼, 저도 서두르지 않고 지금에 충실한 민화를 그려나가고 싶습니다.”
대상 수상작에는 국왕의 제례 관복인 면복冕服과 여러 의장품과 의장기가 등장하는데, 그것들의 의미는 색채로 표현된다. 이옥진 작가는 천지·음양의 조화를 꾀한 전통적인 색감을 나날이 발전하는 시대 속에서 변화와 통일로 균형을 잡고 있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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