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미에 대한 무한한 탐구의 여정 – 유양옥 회고展

전통의 미에 대한 무한한 탐구의 여정
유양옥 회고展

민화와 진채화 등 전통 미술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던 故유양옥 화백. 2012년 작고한 그의 회고전이 ‘전통 진채화와 민화의 계승’이란 부제를 달고 2016년 9월 22일부터 10월 5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20여 년에 이르는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망라한 것으로 그가 추구한 우리 전통 미술의 계승과 복원의 이상향을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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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知天命)을 넘어 데뷔한 화가, 유양옥

우리 전통 미술의 계승과 복원이라는 목표 아래 동물과 인물, 풍경 등을 흥미진진한 색채와 형태 요소로 실험했던 故유양옥 화백의 회고전이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열렸다. 뒤늦게 화가의 삶을 선택해 죽는 그 순간까지 그림을 탐구했던 그의 모습에, 75세에 데뷔하여 101세까지 활동한 미국의 화가 그랜드마모제스Grandma Moses의 인생이 겹쳐 보인다. 늦은 데뷔도 그렇거니와 놀랍도록 왕성한 작업을 했던 것도 유사하다.
1944년생인 그는 1985년, 40세가 넘는 나이까지 운영하던 화랑 경영을 접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독자적인 공부를 시작하였다.
정식 화가의 길을 걷기 전까지 10여 년간 독학을 하며 민화와 수묵화 등 우리의 전통 그림뿐만 아니라 화론과 한문 또한 심도 있게 공부했다. 그리고 1996년, 50세를 훌쩍 넘겨 관훈동 가람회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어 데뷔했다. 늦은 만큼 남보다 몇 배나 더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쉬지 않고 그려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다. 그가 첫 전시에 부쳤던 글 ‘그림에 대한 짤막한 생각’의 도입부에서 그가 화가로서의 숙명을 받아들이던 순간을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남들이 일가를 이룰 나이쯤이 돼서야 뒤늦게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오랜 세월 박물관과 인사동 그리고 그림 동네 언저리를 서성이고 난 뒤였다. 그림밖에 할 게 없었다. 그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결정한 다음에 그림은 내 삶에서 절대적인 것이 되었다. 직접 붓을 들지 않았던 시절부터 나는 숙명처럼 우리 그림에 대해 생각해 왔다. 의문의 첫 출발점은 사라져 버린 진채화에 대한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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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에서 빛났던 진채의 참모습을 탐구하다

「유양옥, 전통 진채화와 민화의 계승」(컬처북스, 2015)에 실린 박영택 교수(경기대학교)의 평론은 그가 꿈꾸었던 우리 전통 미술의 계승과 복원이 어떤 것이었는지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그는 잊혀지고 소외된 우리 색채를 환생시키며 그 색채의 맛을 소박하고 매력적으로 구사했다… 그의 그림은 우리 전통 미술, 특히 민화에서 발원한다. 다분히 기복적이고 강렬한 채색화가 익살스럽고 친근하게 그려졌다… 엄밀하게 말해 그의 그림은 우리 전통 미술 안에 내재된 모든 이미지와 색채가 죄다 불려 나와 있다. 그는 자신의 신체, 마음에 들어온 그 모든 것들을 그려 냈다… 이처럼 유양옥은 수묵과 채색, 공간 구성, 문자, 일상, 현실과 연동되는 내용 등을 모두 아우르면서 자신만의 수묵진채화의 길을 걸어 온 매우 의미 있는 화가였다는 생각이다.” 인사동 한편에 자리 잡은 미술관에서 조용히 열린 이번 전시는 비록 회고전이었지만, 그 안에는 생명력이 흘러 넘쳤다. 20여 년간 끝없이 우리 고유의 미를 탐구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자 한 그의 뜨거운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정리 방현규 기자
자료제공 유양옥의 가족과 유양옥을 추억하는 사람들
작가 공식 홈페이지 www.yooyang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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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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