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서 만난 사람 – 작가 박소은

월간<민화>가 주최한 <책거리Today> 전시에는 정통 민화 뿐 아니라 한국화로 통칭하는 미술을 선보이는 작가들도 일부 참여해 다채로운 작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민화계에 이른바 뉴페이스로 등장한 이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고자 이번호와 다음달에 순차적으로 인터뷰를 싣고자 한다. 그 첫 순서로 <여심>시리즈를 그린 박소은 작가를 소개한다.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몽환적인 분위기, 신비로운 이 여인을 그림에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동덕아트갤러리 <책거리Today> 전시장에서 만난 박소은 작가는 “여인이 주는 행복감 때문”이라 답했다.
“시각적인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여인을 보며 기쁨, 혹은 힐링의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일단 저부터 인물을 그릴 땐 기분이 좋아지죠.”
박소은 작가는 여인을 그릴 때 연예인을 모티프로 삼되 해당 연예인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포즈와 그림의 분위기를 구상한다. 동양화 및 한국화를 전공한 그는 인물을 채색할 때 농도와 두께를 달리한 선을 수없이 긋고 그 위에 색을 중첩해 가며 깊이감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수북이 쌓인 책이나 거울, 과일, 화병과 같은 각종 기물부터 호피장막도를 연상케 하는 구도까지 민화적 요소를 절묘히 결합한 것이 그의 대표작 ‘여심’시리즈다.
졸업 이후 채색화(한국화)를 그리던 박소은 작가가 민화를 접한 것은 2016년 서초문화재단 문화센터에서 민화강좌를 맡으면서인데, 전통민화를 지도하며 모사 작업을 거듭하던 그는 어느새 민화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옛 민화의 구도는 완벽해요. 제가 언젠가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웃음) 당시 시대상을 담아냈던 선조들처럼 저 역시 현대의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을 그리고자 합니다.”
박소은 작가는 민화를 만나며 화풍이 바뀌었다. 과거부터 ‘꿈’을 소재로 자신이나 타인의 꿈을 채색화로 옮기는 작업을 이어왔기에 때로는 흉몽, 형이상학적인 메시지 등 무겁거나 심각한 작품을 그리기도 했으나 길상의 민화를 그리며 그림이 한층 밝아진 것. 석사 논문으로 <현대회화에 표현된 꿈의 상징성에 관한 연구 : 본인의 작품을 중심으로>를 작성한 그는 길몽의 소재와 민화의 도상이 상통하는 점에 착안해 꿈과 민화와의 연결시킨 박사 논문을 고려 중이며 민화와 더불어 채색화(한국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꿈을 따라 묵묵히 걸어온 시간들

채색화의 농밀한 무게감과 행복의 민화를 훌륭히 버무려내기까지 박소은 작가는 대학교에 입학한 95년 이후 한시도 붓을 놓은 적이 없다고 회상한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졸업한 뒤 5년만 붓을 들면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작가가 되려면 생업에 매몰되지 않고 꿈을 꾸준히 좇으란 뜻이죠. 그 말씀을 되새기며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등 미술강사로 근무할 때도, 2011년부터 10여년간 학원을 운영하면서도 퇴근한 뒤 밤마다 작품을 그렸어요.”
여기에 더해 그는 꾸준히 개인전을 개최하는 것을 스스로와 굳게 약속했다. 밖에 그림을 걸면 옷을 발가벗은 듯 부끄러웠지만, 관람객의 한마디 한마디를 조언삼아 발전할 수 있기 때문. 이처럼 박소은 작가는 지난한 노력을 거듭하며 꿈의 풍경을, 나아가 그의 꿈을 가꿔왔다. 박소은 작가는 <책거리Today>전시에 참여하며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놀랍도록 성장한 민화계의 현주소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많은 분들께서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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