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 Message. 작가와 연구자 본격적인 소통의 장 되길

월간 민화 9월호
‘2014 한국민화학술대회에 바란다’

민화는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우리 전통 예술의 한 분야이면서도 박물관에서 잠자고 있는 과거의 유산만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있는 ‘오늘의 예술’이기도 하다. 옛 민화와 똑같은 그림이 선명한 색채로 되살아나는가 하면, 현대의 정신과 개성을 담은 새로운 민화가 탄생하기도 한다. 다른 전통 예술 분야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현상이자 상황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상당부분 전통 민화의 기법을 익혀 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다양한 작품을 그려내는 이른바 ‘민화작가’의 존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십여 년간 급격히 증가한 민화인구는 이들 민화작가의 놀라운 신장세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민화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들의 증가도 무시할 수 없다. 전통민화는 근본적으로 회화예술이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우리 미술사의 영역에서 제외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다른 어떤 이유보다도 ‘작가’와 ‘양식’이라는 양대 요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미술사 연구의 방법론을 민화에 적용시키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정적이고 선구적 연구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민화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심화되고 축적되면서 이러한 한계도 상당 부분 극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통 미술사학을 공부한 연구자들이 새롭게 민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뛰어드는 일도 많아졌다. 한마디로 민화의 학문적 연구 또한 깊이와 넓이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민화계는 이렇듯 민화를 그리는 민화작가와 민화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들을 양대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작가들은 민화 인구의 급격한 증가를 주도하며 민화계의 외연 확장을 이끌고 있고 연구자들은 작가들에게 필수적인 이론적 토양을 제공하는 한편, 현대 민화의 발전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두 인적구성간의 교류와 교감은 계속 있어왔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단편적이고 산발적인 수준을 넘지 못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민화계가 외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내부의 역량을 집중시켜 또 한 번의 질적 도약을 이루는 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이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구자와 작가가 흉금을 터놓고 현안과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하는, 본격적인 교류와 교감의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9월 20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리는 ‘2014 한국민화학술대회’는 결과에 따라 민화계에 새로운 좌표를 마련하는 뜻깊은 행사가 될 수도 있다. 연구자와 작가를 대표하는 두 단체 한국민화학회와 (사)한국민화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행사는 연구자와 작가가 ‘공식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민화의 현재를 점검하고 앞날의 비전을 모색하는 최초의 시도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 행사를 통해 작가와 연구자들 간의 본격적인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 민화계의 내적 정비와 발전을 위한 소통이 항상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정서
한국민화학회 이사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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