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연구자가 함께 참여, 민화의 발전방향을 논하다

2014 전국민화 학술대회
2014 전국민화 학술대회 이모저모

‘한국민화의 과제와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로 한국민화학회와 한국민화협회가 공동주최한 2014 한국민화 학술대회가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민화의 본질과 개념의 확장을 검토함으로써, 앞으로 민화가 나아가야 할 발전방향까지 모색한 최초의 자리였다. 그 뜨거웠던 현장의 열기를 전한다.

작가와 연구자, 함께 내딛은 첫 걸음

그간 ‘학술대회’라 하면 이론을 토대로 한 학술적인 성과를 발표하고 동료학자들의 의견을 구하는 자리로, 이론가와 연구자들과 그 주변 소수만을 위한 행사에 그쳤다. 하지만 특정분야에 관련한 연구는 그 분야를 업으로 하는 이들을 제하고는 반쪽짜리 논의에 머문다는 한계를 가지기도 한다.
민화계 역시 이점에 대한 자아성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월간 <민화>의 창간 기념 특별 좌담회 ‘21세기 한국 민화화단의 지향점과 발전방향’처럼, 작가와 연구자의 목소리를 모두 들으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학자와 작가간의 논의와 연대의 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점차 늘어난 배경에는 작가집단의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었다. 민화는 조선 후기 크게 유행하여 수많은 작품이 그려진 이후로, 잠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시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학자들이 민화에 주목하기 이전부터 그 명맥을 이어 민화를 그려온 작가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들을 떼어놓고 그 개념과 이해, 발전방향을 논하기 어렵다. 이러한 사회적인 공감을 바탕으로 한국민화학회(이하 학회)는 한국민화 작가들의 최대 결집체인 한국민화협회(이하 협회)와 공동주최하는 학술대회를 마련했다. 민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협회 소속의 작가들이 청객으로 대거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주제발표를 맡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밖에도 민화와 관련한 박물관 관장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관점을 제시, 민화의 개념과 외연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2014 전국민화 학술대회
2014 전국민화 학술대회
 
200여 명 참석, 뜨거웠던 현장의 열기

2014 전국민화 학술대회대회는 아침 10시쯤 참가 접수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민화인이 주최 측 추산 200여 명에 달했다.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혹은 전날 미리 상경했다고 답한 사람들도 상당수를 차지했을 정도.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 들어선 사람들 사이엔 묘한 기대와 흥분이 엿보였다.
학회의 회장인 정병모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위대한 화가의 곁에는 언제나 평론가가 있었다”며, 민화의 발전을 위해 민화연구가와 민화작가의 유기적인 관계가 필요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이번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저녁까지 이어진 학술대회는 모두 7가지 주제의 발표로 구성되었고, 사회는 학회 김윤정 학술이사와 협회 정하정 수석부회장이 번갈아 보았다. 한국민화협회 신동식 회장이 ‘민화양식론’으로 그 포문을 열었고, 협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금광복 화백이 ‘민화의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그간 작업하며 느끼고 체득한 것을 작가들에게 전했다. 뒤이어 박물관 수 이경숙 관장이 ‘민화 전통성의 현재적 가치’를 주제로, 점심 이후로는 한남대 조은정 교수의 ‘한국현대미술에서 민화의 이코노그래피’, 강지선 시각디자이너의 ‘현대생활 공간에서의 민화의 디자인 활용’ 등 민화의 위치와 활용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여섯 번째 발표는 홍익대 김미정 박사가 ‘한국 현대미술의 ‘민화’ 차용’을,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박남희 전시감독이 ‘글로컬리즘시대 한국민화의 세계화 전략’이라는 발표로 민화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내용을 청중들에게 선보였다. 마지막 종합토론은 경기도박물관 이원복 관장을 좌장으로, 7명의 발표자와 각각 토론을 맡은 민화작가 정현 씨, 협회 정하정 수석부회장, 조선민화박물관 오석환 관장, 미술평론가 임창섭 씨, 월간 <민화> 유정서 편집국장,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 변종필 관장, 동아일보 이광표 정책사회부장이 모두 참여해 단상 위를 가득 채웠다.

민화의 개념과 범주에 대한 고민

2014 전국민화 학술대회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한 종합토론에서는 발표자들의 논고를 미리 꼼꼼히 검토한 토론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자들은 발표자들의 주장과 제안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을 잊지 않았다. 특히 그동안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어온 문제인 민화의 개념과 용어에 대한 견해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아직 모두가 공감할 만큼 민화의 개념과 범주가 정립되지 않았기에 발표자의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혼선을 빚는 경우도 있었다. 앞으로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차츰 합의해나가는 것이 민화계의 가장 시급하고 최대의 과제일 것이다. 객석으로 마이크를 돌리자 한층 더 다채로운 의견이 들렸다. 강의를 경청한 모두가 발표와 토론에 참여한 패널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솔직한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학술대회에서 다루는 주제의 폭이 너무 좁다는 것과 더욱 다양한 민화인의 입장을 망라해야 한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가 민화계의 현실적인 문제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앞으로 학회와 협회가 고민해야 할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장으로서 첫 시도를 했다는 점을 그 자체로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민화를 활용하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신선한 시각이 제시되었다는 평도 고무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민화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될 만큼 민화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눈에 띄었다.
첫술에 배부르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욕심에 가까운 일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만큼 학계와 화단이 서로 이해하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글 : 윤나래 기자
사진 :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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