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품은 빛깔, 조선시대의 전통안료⑥ 마지막, 조선시대 전통안료 수급동향

공작석 Malachite
조선시대 전통안료 수급동향

지난 5회 동안 연재된 내용을 통해 17세기 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조선시대에 사용된 전통안료의 수급전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중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 안료가 있는 반면, 일부는 조선 후기에 새롭게 사용되기 시작한 안료도 확인된다. 이상의 내용을 분석·종합하여 조선시대 안료의 수급동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조선시대 궁궐건축단청에 지속적으로 사용된 안료는 반주홍·당주홍·황단·주토·뇌록·하엽·삼록·청화·삼청·석자황·동황·진분·정분·진묵·송연 등 총 15종이다. 이 안료들은 주요 영건도감의궤에 17세기 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조선궁궐 건축단청에 지속적으로 사용된 안료로 기록되고 있다.

둘째 조선시대 궁궐건축단청에 사용된 다양한 종류의 안료가 중국에서 수입되었다. 당주홍·황단·편연지·당하엽·석록·삼록·대록·석청·청화·삼청·이청·대청·석자황·동황·당황·당분·당묵 등 많은 안료들이 주로 삼절사三節使와 같이 중국에 파견된 사신을 통하여 수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건축단청에 사용된 주요 안료 가운데 당주홍·황단·삼록·청화·삼청·이청·석자황·동황 등은 거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된 안료였다.

셋째 일본에서 들여온 왜주홍은 조선 초기부터 말기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 기록이 확인되나,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건축단청에는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왜주홍의 무역은 조선전기 삼포를 통해 들어온 왜상들과의 교역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왜주홍은 용상, 연輦과 같은 국왕의 어용기물과 삼전三殿의 기용器用 및 국장國葬의 각종 소목기물의 가칠에 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1824년 『현사궁별묘영건도감의궤』의 단청소입丹靑所入 기록과 같이 왜주홍이 단청에도 사용되었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넷째 조선 초기부터 문헌사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주토朱土는 19세기에 들어 석간주石間朱와 병행되다가 19세기 중반 이후에는 기록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반면 19세기 전반부터 주토를 대신하여 석간주가 사용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주토와 석간주의 광물은 산화철이 주성분으로 동일하지만 주토보다 석간주의 산화철 함량이 많은 것으로 사료된다.

다섯째 석간주가 단청안료로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화성성역의궤』에 처음 기록된 것으로 보아 18세기 말~19세기 초로 추정된다. 그러나 석간주는 그 이전에도 사용된 기록이 전한다. 석간주의 가장 이른 사료는 『승정원일기』 인조12년(1634)의 “석간주石間朱로 기화起畫하여 화룡준을 구워 만들어 당차唐差를 접견할 때 모두 이것으로 썼습니다”라는 기사이다. 또한 『영조실록』 영조30년(1754) 기사에 “자기磁器의 그림에는 예전에 석간주를 썼는데, 이제 들으니 회청回靑으로 그린다고 한다. 이것도 사치한 풍습이니, 이 뒤로 용준龍樽을 그리는 외에는 일체 엄금하도록 하라”는 내용이 있다. 이를 통하여 17~18세기에 석간주는 철화자기의 그림안료로서 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섯째 현재 사용되는 삼청은 양청에 백색을 혼합하여 조색한다. 뇌록 역시 현재는 여러 가지 색을 혼합하여 만든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사용된 삼청은 남동광을 분쇄·수비하여 제조한 밝은 청색의 단색안료이며, 뇌록도 뇌록광물을 분쇄·수비하여 제조한 단색안료이다.

일곱째 조선시대 단청에 사용된 백색안료는 진분眞粉과 정분丁紛 2종이다. 합분蛤粉과 연분鉛粉으로 파악되는 진분은 착색성과 은폐력이 좋아 분선을 긋거나 채화에 사용되었다. 백악으로 파악되는 정분은 조색 시에 채질안료로서 활용된 안료이다. 이외에도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종유석을 미세하게 갈아서 아교로 개어 부분傅粉으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전한다.

여덟째 명나라 말기의 『천공개물』에 납을 이용하여 제조한 연분을 ‘호분胡粉’이라 한 것에 크게 주목된다. 즉 진분은 연분·연백 등으로도 불렸으며, 호분도 다른 이름의 하나였음이 확인된 것이다. 오늘날에는 조개나 굴의 껍질과 같은 패각을 원료로 하여 제조한 백색안료를 호분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 명칭은 잘못된 것이다. 조선시대 문헌사료에서 ‘호분’의 표기는 전무하며, 『청장관전서』에 기록된 ‘합분蛤粉’이라는 명칭이 적합한 용어라 하겠다.

아홉째 장단·주홍(양홍)·양록·양청 등은 19세기 말에 국내에 반입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안료임을 알 수 있다. 이 안료들은 화학적으로 제조된 무기합성제품으로서 은폐력과 착색감이 좋으나 색감이 너무 강렬하다는 단점도 있다. 장단은 황단을, 주홍(양홍)은 당주홍과 번주홍을, 양록은 삼록을, 양청은 대청을 각각 대체하여 사용된 것으로 사료된다.
조선시대 각종 국내산 안료의 주요 산지는 다음의 표와 같다.

조선시대 각종 국내산 안료의 주요 산지

안료명국내산지
반주홍, 번주홍황해도 평산, 전라도 용담龍潭
주토경기도 양주도호부 적성현, 충청도 충주목과 청주목, 경상도 안동대도호부 청송군, 강원도 회양도호부 이천현과 평강현, 강원도 원주목 횡성현, 황해도 황주목, 경상도 진주목 하동현 등
석간주울릉도
진분, 황단(연)황해도 서흥
뇌록경상도 장기현, 황해도 풍천군, 평안도 가산군
하엽황해도 해주
삼청강원도 회양부, 울산
이청충청도
심중청황해도 수안遂安, 울산, 함양, 영덕
석자황전라도 진산군珍山郡 사음동舍音洞
석웅황충청도 해미 서산 평신진 안민곶
정분경상도 장기현의 동을배곶出冬乙背, 황해도 장련현의 대곶과 확이곶確伊串, 황해도 은율

조선시대 영건도감에 기록된 단청안료의 산지 국적별 분류

국적안료명
한국반주홍, 주토, 석간주, 황단, 편연지, 뇌록, 하엽, 삼청, 이청, 심중청, 석자황, 석웅황, 진분, 정분, 진묵, 송연
중국당주홍, 황단, 편연지, 당하엽, 편연지, 당하엽, 석록, 삼록, 대록, 석청, 청화, 삼청, 이청, 대청, 석자황, 석웅황, 동황, 당황, 당분, 당묵
일본왜주홍, 심중청

 

글·사진 : 곽동해(한서대학교 문화재보존학과 교수)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