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고락 함께 해온 동물, 말에 대한 모든 것! 말 박물관

말 박물관
Let’s run park! 말 박물관

갑오년, 다사다난했던 말의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말은 예로부터 아무나 보유하거나 탈 수 없는 귀한 재산인 동시에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길상의 의미로 여겼던 신성한 동물이다.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연말, 말박물관을 방문해 우리나라와 세계의 말 문화에 대해 관람하며 올해를 정리하는 건 어떨까?

과천의 말박물관은 말에 대한 모든 것, 그리고 오랜 시간를 말과 함께 해온 인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장소다. 말이 과거에 인간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짚고, 현재의 말 문화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통시대적으로 보여준다. 소장품은 대부분 말과 관련된 것들로, 크게는 말을 길들일 때 쓰는 마구, 말과 관련된 예술품 혹은 민속 생활사 분야의 실용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말박물관의 소장품은 천오백여 점 중 백오십 점 내외가 상설전시실에 순환 전시된다. 상설전에서는 분야별 유물들 중 대표적인 유물을 보여준다. 특별전시실에서는 현대 작가들의 초대전이나 말과 관련된 조각이나 회화 등을 모아 전시한다. 말총으로 만든 갓, 말의 사료, 마패 등 말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볼 수 있어 새롭다.
마사박물관 상설전시관에는 하마비가 서 있다. 하마비는 조선시대 종묘나 궁궐 앞에 세워놓은 비석으로, ‘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누구든지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글이 적혀 있다. 말박물관의 하마비 앞에는 ‘관람객의 말言도 잠시 내려놓으세요’라는 문구가 덧붙여져 본격적으로 관람이 시작됐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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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말의 매개, 마구

인간이 자신의 몸보다 십수 배 큰 말을 다루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하다. 말박물관에는 인간이 말을 길들이고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여러 마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처럼 여러 도구들을 통틀어 말갖춤이라고 하는데, 전시실의 시작부분에 말갖춤을 모두 착용한 모형 말이 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재갈은 소나 말을 부리기 위하여 아가리에 물리는 가느다란 막대로 대표적인 마구에 속한다. 재갈은 대개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물려서 고삐에 연결을 한다. 고삐를 잡아당기면 혀와 잇몸을 자극하게 되므로 말을 통제할 수 있다. 각종 재갈 옆에는 개와 말의 두개골 모형을 함께 보여주는데, 말의 경우 초식 동물로 송곳니가 퇴화되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생니를 뽑거나 다치게 하지 않고도 고삐를 물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말의 안장과 등자, 말방울도 말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말갖춤이다. 안장은 말의 등에 얹어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하는 장비다. 마구 중에서도 실용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고대에는 장식적인 의미가 강했다. 말방울은 그야말로 말의 목에 다는 방울로, 말이 도망가거나 훔쳐가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한편, 장식적인 용도로도 쓰였다. 또한, 귀면이 그려져 있는 말방울은 벽사, 즉 귀신이 들지 못하도록 하는 주술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말은 아무나 소유할 수도 없었을 뿐더러 주인의 계급에 따라 마구의 장식에도 철저한 제약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화려했던 마구는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다소 소박해진다. 근면과 검소를 강조하는 유교사상이 반영된 것이다.

특별한 체험과 함께하는 박물관

말박물관은 경마공원 내에 있어 경마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찾지만, 평일에는 대부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단체로 방문한다. 박물관 입구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용, 고학년용 팜플릿이 따로 있을 정도로 어린이들의 관람에 대비해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모형 말을 탑승해보거나 말의 사료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 코너는 마패를 활용한 상소문이다. 마패는 말을 전국 곳곳에 있는 역에서 말을 사용할 수 있는 증명서로, 조선시대 행정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어떤 사람들은 마패를 암행어사들만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착각하지만, 말을 사용해야하는 모든 관리가 가지고 다녔다. 말박물관이 있는 과천에도 ‘양재역’이라는 이름으로 말을 갈아탈 수 있는 역이 있었다. 마패를 도장처럼 찍어서 증명의 의미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말박물관에는 상소문을 직접 작성하고 그 위에 마패를 찍어 완성하는 체험의 장 또한 마련돼 있다.

특별전과 야외전시 통해 만나는 세계의 말 조각

현재 상설전시실에는 마구 중심으로 전시 품목이 한정되어있다. 하지만 특별전을 통해서 여러 종류의 말과 관련된 예술품도 보여준다. 2014년 12월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은 <세계의 말 조각>이다. 다양한 말조각들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오세아니아, 아시아, 한국, 기타 등 지역별로 분류했다. 이번 <세계의 말 조각>전은 경기도 박물관에서 1차로 먼저 전시됐다. 서울에 있는 박물관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찾아가는 박물관, 이동전시, 연합전 등을 통해 여러 관람객들에게 소장품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말박물관의 소장품과 함께 해외여행을 하면서 수십 년간 말 조각을 모아온 마주들의 컬렉션을 빌려 전시를 준비했다. 지역에 따라 조각의 재료나 표현 방식이 모두 천차만별이고, 말의 종류나 지역별 말에 대한 인식까지도 엿볼 수 있어 특별하다.
상설전과 특별전을 모두 관람하고 박물관 건물을 벗어나도 곳곳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경마공원에 입장하기 전, 입구에서 도제마상뿔잔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말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이다. 경마공원 내부에는 말박물관이 관리하는 현대 미술작품들이 있다. ‘이야기가 있는 말’이라는 테마로 현대작가들의 작품과 아기자기한 말에 대한 이야기가 조화를 이룬다. 중문 광장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한 말 조각상이 서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그 외에도 기수의 핸드프린팅, 경주마의 편자 프린팅 등이 설치돼 있고, 궁극적으로는 경마공원 전체로 박물관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점차 그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 위치 : 경기도 과천시 경마공원대로 107 말박물관(경마공원 내 위치)
  • 관람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연휴
  • 관람요금 : 무료
  • 문의 : 02-509-1283
Mini Interview. 말박물관 김정희 학예사

말 박물관 김정희 학예사말박물관은 1988년 9월 마사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다. 이듬해 4월에 사립전문박물관으로 문화공보부에 등록했고, 1996년에는 경기도 테마 박물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2007년 10월 제1회 특별전 <한국인의 삶에 스며있는 마문화>를 시작으로, 이번 <세계의 말 조각> 전까지 총 여덟 번의 특별 정기전이 개최됐다. 2013년에는 말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해 관람객들이 더욱 친숙하게 말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가에서 군사적으로 장정 다음으로 소중히 여겼던 것이 말입니다. 전투기 같은 의미로 전투마라고도 부르고 그 수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말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가 따로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역사적으로 몽골 같은 나라에 비해 말 강국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국가적으로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말과 관련된 행정을 발전시켜왔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말박물관을 방문해 말 문화를 접함으로써 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글 : 박인혁 기자
사진 : 박성일 기자
도움 : 김정희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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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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